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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귀로 읽는 책들

집안일·운전중에도 독서하세요

  •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

집안일·운전중에도 독서하세요

집안일·운전중에도 독서하세요
두 장의 CD가 책상 위에 올려져 있다. 하나는 출판사에서 보낸 것이고, 하나는 음반사에서 보낸 것이다. 출처에 따라 하나는 책이고 하나는 음반이라 해야 할까. 푸른숲에서 펴낸 류시화씨의 시낭송 음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동명의 시집출판 10년, 100쇄 출간을 기념해 발매됐다. 시인은 ‘길 위에서의 생각’ ‘소금인형’ ‘민들레’ 등 자작시 16편을 직접 낭송했다. 굵고 낮지만 맑은 편인 시인의 음색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색다른 경험이지만, 눈으로 읽을 때와 달리 낯간지럽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분명 같은 시인데도 시집과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그런 선입견 탓이리라.

그에 비하면 방송인 김세원씨의 시낭송집 ‘내가 만든 꽃다발’(신나라뮤직)은 훨씬 자연스럽다. 지난 20여년 동안 라디오 방송을 통해 7300여편의 시를 읽어온 저력 때문일 것이다. 귀에 익숙한 성우의 목소리로 낭송되는 시와 짝을 이루는 배경음악도 마치 라디오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마종기의 ‘전화’, 박규리의 ‘치자꽃 설화’, 문정희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로 이어지는 17편의 시는 김세원씨가 직접 골랐다고 한다. 음반은 점점 책을 닮아가고, 책은 음반을 닮아간다. 오디오북 전문 사이트인 오디세이닷컴(www.audisay.com)이 선보인 오디오북도 겉모습만으로는 책인지 카세트테이프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언뜻 도톰한 시집처럼 보이지만 뚜껑을 열면 까만 활자 대신 두 개의 테이프가 들어 있다. ‘가시고기’와 같은 소설은 배우를 캐스팅해 드라마처럼 녹음했고, ‘희망은 또다른 희망을 낳는다’의 주인공 서진규씨는 직접 자서전을 읽는 식으로 녹음했다. 이처럼 내용에 따라 적절한 녹음방식을 취하면서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 ‘결혼할까요(시낭송집)’ ‘모든 것을 가지려면 다 버려야 한다’ ‘CEO의 성공법칙’ 등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사람들은 이제 집안일을 하거나 운동을 하면서 혹은 운전 중에도 책을 읽을 수 있게 됐다. 형태가 음반이든 카세트테이프이든 무슨 상관이랴. 그것은 여전히 책일 뿐이다.



주간동아 275호 (p84~84)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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