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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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부터 읽으세요… 인물 됨됨이가 느껴질걸요”

  • 입력2005-09-26 14: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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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부터 출간되기 시작해 열다섯 권째까지 세상에 내보낸 ‘책세상문고-우리시대’는 책 날개에 실린 저자소개부터 꼼꼼히 읽는 습관을 갖게 했다. 어느 책보다도 저자의 인물됨을 알 수 있는 소개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주체성’의 저자 탁석산씨(44). 평범한 초등학교 생활을 보내고 중학교 때까지 아무런 잡념 없이 공부에 열중했지만 경기고등학교에 들어간 후 사태가 돌변, 문제학생이 됐고 결국 꼴찌로 졸업했다. 이렇게 시작된 저자 소개는 대학생활과 자퇴, 학문적 방황까지 늘어놓는다. ‘인터넷, 하이퍼텍스 그리고 책의 종말’을 쓴 배식한씨(35)는 고교 1학년 때 시력검사에서 색맹 판정을 받고 절망했던 것에서 철학이 어떻게 삶의 위안이 됐는지 설명했다. ‘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의 조한욱 교수(46·교원대 역사교육과)는 역사학이 가장 가치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했던 철부지 대학시절과 미국 유학을 통해 새로운 학문에 눈뜨는 과정을 간략히 소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특이한 저자 소개방식은 출판사의 주문에 의해 이루어졌다. “자신을 특징적으로 묘사해 달라. 그래야 독자가 기억한다”는 게 출판사의 요구였다. 이 시리즈에 참가한 상당수 필자들이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의 젊은 학자군으로 여전히 시간강사에 불안정한 연구원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라면 공통점. ‘책세상’의 김광식 주간은 “우리 사회에서 논쟁거리가 될 만한 주제를 선별하고 필자를 찾을 때부터 원칙을 정했다. 같은 주제를 쓸 수 있는 필자로 전임과 시간강사가 있다면 시간강사로 한다는 게 원칙”이었다고 말한다. 전임은 이미 학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보장’받은 사람들인 데다 말할 기회도 풍부하기 때문에, 이제 배고픈 시간강사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의도였다.

    ‘책세상’측은 앞으로 이 시리즈를 1000권쯤 만들고 싶다는 의욕을 보이면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소장학자들과 인연이 닿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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