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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바꿔’ 열풍, 경선이 시험대

정동영·추미애·김민석 개혁파 3인방 ‘폭풍의 눈’으로 부상중

민주당 ‘바꿔’ 열풍, 경선이 시험대

민주당 ‘바꿔’ 열풍, 경선이 시험대
민주당 소장 개혁파 3인방의 도전은 성공할 것인가. 민주당 전당대회(8월30일)가 다가오면서 정동영(47세) 추미애(40세) 김민석(36세) 의원 등 30, 40대 재선의원인 이들의 최고위원 진입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만약 이들 중 한 명이라도 최고위원에 선출된다면(출마자 15명 가운데 7명 선출) 민주당의 권력 구도에 거센 변화의 회오리가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8월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414호 추미애 의원 방. 정동영 추미애 김민석 의원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추의원은 ‘과욕인 것 같아’ 최고위원 출마를 망설이고 있던 중. 그러나 정의원과 김의원은 “4·13총선에서 나타난 민의가 변화 아니냐. 최고위원이 되고 안 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국민이 원하는 쪽으로 우리 당이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함께 그 변화를 일구어 가자”고 설득했고, 출마 결심을 끌어냈다. 추의원 역시 “개혁을 완결시키고 정권재창출의 토양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흐름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한명이라도 선출되면 당내 구도에 돌풍

이들 3인방은 7일 회동에서 ‘내용상으로는 공조, 득표 활동은 각자’라는 원칙에 합의했다.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공동으로 선거운동을 하기에는 한계가 많다는 현실을 인정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김민석 최고위원 선거대책본부의 우상호 본부장(서대문갑 위원장)은 “중요 현안이 생겼을 때나 특정 시기에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방법 등이 공조방안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내걸고 있는 것은 ‘변화’다. “의원들이 각종 현안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통로를 당이 열어줘야 한다”(정의원) “강력한 개혁적 지도부 구성, 현대적 지식정당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김의원) “시스템화된 정책정당으로 가야 한다”(추의원) 등등. △원외위원장단 회의의 활성화 △당 기구의 현대화 △소수에 의한 낡은 정치유산 청산 등도 공통적인 주장이다.



그러나 이들이 주장하는 ‘변화’에 대해 일부 중진 의원들은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정의원은 “소장파 입장에서 어려운 점이 뭐냐”는 질문에 “선배 의원들은 위계질서를 제일 많이 얘기한다”고 말했다. “재선에 나이도 어린데 최고위원이 되겠다니…”라는 소리도 중진 의원들로부터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변화된 상황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유권자의 60%가 20, 30대인 상황(‘표’ 참조), 전당대회 대의원의 평균 연령이 48세라는 점, 지난 총선에서 불었던 ‘바꿔’ 열풍 등이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되묻고 있는 것. “우리들의 출마 자체가 당에 개혁적이고 참신한 변화의 흐름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3인방은 새로운 선거운동 방식도 선도하고 있다. 가장 인기를 모으는 것은 대부분의 대의원들이 휴대폰을 갖고 있는 데 착안,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 특히 정의원은 “오늘은 복날, 당원이 건강해야 당이 건강해진다”는 등 감성적인 접근 방법을 활용해 화제가 됐다. 지구당 위원장들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홍보하기, 선거운동과 관련한 별도의 홈페이지 만들기, 이메일 보내기, 팩스신문 보내기 등 틀 자체가 새롭다.

물론 일부에서는 “3인방의 거품이 곧 드러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은 “대의원들 사이에 바람이 일어나고 있다”며 희망 섞인 관측을 하고 있다. “젊고 개혁적인 지도부가 구성돼야 한다는 데 대의원들이 공감하고 있다”(정의원) “의외의 결과가 나올 것”(김의원) “대의원들이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선택을 할 것”(추의원) 등. 이 때문에 이들은 조직보다는 ‘바람’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의원은 연락사무소 형태의 선거대책본부를 꾸렸지만 정의원과 추의원은 별도조직을 만들지 않을 생각이다. 추의원은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미 5명은 정해졌고 나머지 2명을 놓고 10명이 싸우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그만큼 돈과 조직을 등에 업은 중진 의원들의 공세를 뚫고 이들이 최고위원에 진입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3인방 가운데 가장 앞서 있다는 평을 받는 사람은 정동영 의원. 전북이라는 든든한 지역적 기반(그는 전북도지부장을 맡고 있다)에 15, 16대 총선에서 연달아 전국 최다득표를 한 높은 대중성, 총선 때 지원유세 등을 통해 ‘덕’을 쌓은 점, 여성 지지층이 넓은 사실 등이 그의 가파른 상승세를 설명해준다.

우상호 위원장은 “여러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현재 8위 안에 정의원과 김의원이 모두 들어 있다. 정의원이 약간 앞서고 김의원이 바짝 뒤쫓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8월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합동토론회와 19일부터 시작되는 합동연설회에 승부를 건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정세균 신기남 의원 등 ‘바른정치실천연구모임’을 중심으로 한 재선 의원들은 “30, 40대 최고위원이 나와야 한다”는 선언을 준비 중이다.

물론 ‘3인방’에게도 약점은 있다. 개혁성이 덜 부각됐고 조직력이 취약하다(정의원), 지나치게 386 세대 중심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김의원), 여성-단기필마형이다(추의원)라는 것. 하지만 정가에서는 이들 가운데 최소 1명은 최고위원에 선출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민심 흐름과 정치 상황에 밝은 대의원들이 시대적인 흐름과 당의 변화 필요성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기 때문. 일각에서는 ‘의외의 변수’를 점치는 사람도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경선 전 막판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 후보간 합종연횡이 이들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2000.08.24 248호 (p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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