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41

2000.07.06

21세기 한국에도 귀족사회가 있다

호텔신라, 미혼 남녀 대상 ‘귀족클럽’ 결성…대부분 유학파에 전문직 종사

  • 입력2005-07-06 14: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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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한국에도 귀족사회가 있다
    호텔신라㈜가 ‘젊은 귀족클럽’(YNC)을 결성했다. 회원들은 6월15일 오후 7시 서울 청담동 ‘귀족풍’ 레스토랑인 ‘Once in a Blue Moon’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기자는 이 모임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해 이 시대 귀족이란 어떤 사람들인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직접 들어봤다. 서울 젊은 상류층의 사교모임이 공식적으로 만들어져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

    호텔신라는 귀족사이트 ‘노블리안 닷컴’을 통해 3개월 전부터 ‘Young Noblian Club(YNC)’의 멤버를 모집했다. ‘noblian’이란 ‘품격 있는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신개념 단어라고 한다. 호텔측은 “YNC의 설립목적은 21세기 ‘한국의 주역들’을 위한 사교의 장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을 스스로 귀족이라고 생각하는 서울 거주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미혼 남녀 300여 명이 YNC의 문을 두드렸다. 호텔신라 ‘새천년 기획팀’은 이들이 제출한 자기소개서(신청자는 자신의 졸업증명서, 호적등본, 키, 부모의 직업, 옷-화장품 액세서리의 브랜드와 스타일까지 제출해야 한다)와 사진으로 심사를 해 80명만 회원(가입비 1인당 40만원)으로 선발했다.

    다음은 YNC 멤버들 중 일부의 프로필. A씨(남·28): 미국 S대 경영대학원 졸업, 재벌그룹 D사 이사.B씨(남·30): 미국 N주립대 의대졸업, 서울 강남지역 성형외과 원장. C씨(남): 미국 B대 디자인전문 P스쿨 졸업, 대형 포털 사이트 간부. D씨(여): E대 졸업, 동시통역사. E씨(여): S대 음대 작곡과 졸업, 현재 대학강사.F씨(남): S대 의대 레지던트.

    YNC의 남성 멤버들 중 50% 이상이 미국에서 대학을 나왔다. 나머지 대부분은 서울대, 연세대, 의과대학 출신들. 직업은 대기업이사, 벤처기업 대표나 직원,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이 주종을 이뤘다. 여성 멤버들도 유학파나 국내 명문대 출신들이 많았다. 이들의 직업은 벤처기업 직원, 예술인, 의사, 영자신문 기자, 통역사 등으로 일부 대학 재학생들도 있었다.



    특이한 것은 이들의 주소지가 거의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일대에 몰려 있다는 점. 새천년기획팀 관계자는 “거주 지역도 회원선발 때 고려됐다”고 말했다. 모임에 참석하는데 서로 편리하다는 점과 ‘강남 문화’를 중심으로 클럽을 이끌어 가겠다는 의도다.

    6월15일 저녁 YNC 멤버들은 레스토랑의 2층을 통째로 빌려 모임을 열었다. 참석자는 20여 명 정도로 4개의 테이블에 나눠 앉았다. 외모와 신장도 멤버 선발에 반영된 듯했다. D사의 20대 이사 A씨는 저녁 8시쯤 도착했는데 벤처기업을 경영하는 미국 대학 출신 한 여성멤버에게 “여기서 또 만났네요”라고 인사를 했다. 모임은 주로 유학, 의료계의 집단폐업(참석자 중 의사가 많았다), 앞으로의 클럽운영에 관한 얘기를 중심으로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한 회원은 “한국 사회를 ‘리딩’ 하는 또래들만 엄선된 모임이어서 서로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YNC 멤버들은 7월7일 호텔신라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정장 저녁파티를 연다. 이외에도 경기도 청평 한강변 래프팅, 야외 바비큐파티, 호암아트홀 오페라감상 등의 일정이 잡혀 있다.

    새천년기획팀은 두 달 간격으로 YNC 멤버들을 선발할 계획이다. 각 YNC 기수간 교류를 통해 한국 최대의 젊은 상류층 인맥을 구축하겠다는 것. 제2기 YNC 멤버 선발 때는 ‘가문’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한다. 새천년기획팀 관계자는 “YNC는 사회의 모범이 되는 건전한 사교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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