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33

2000.05.11

‘파업 투쟁’이 사라질 그날을 향해…

  • 입력2005-10-26 11: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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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업 투쟁’이 사라질 그날을 향해…
    5월1일 노동절. 영어로 ‘메이 데이’(May Day).

    그날이 고난의 나이테를 110번째로 새기면서 일하는 자들에게 다시 찾아왔다.

    우리는 새 천년 첫 노동절을 알리는 소리를 서울 도심에서 들었다.

    민노총은 4월29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노동절 110주년 기념 및 총파업투쟁 결의대회’로 이름붙여진 이날 집회엔 1만5000여명의 노동자들이 모였다.

    “현 정부는 2년간의 실정으로 가진 자들에겐 착취의 자유를, 노동자에겐 실업의 자유를 주었다.”



    단병호 민노총위원장의 연설을 듣는 노동자들의 얼굴에선 수심이 좀처럼 떠나질 않았다.

    “함께 살아남자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IMF를 헤쳐왔어요. 그런데 어찌된 일입니까. ‘빈익빈 부익부’ 현상만 깊어졌잖아요.”

    어느 참가자의 말처럼 노동자들의 실망과 분노는 매우 커 보였다.

    노동자들은 이날 ‘5월31일 총파업’을 결의한 뒤 명동을 거쳐 종묘공원까지 행진했다. 시위가 격해지면서 보도블록이 깨지고 투석전이 벌어졌다. 도심교통도 수시간 마비됐다. ‘총파업투쟁이 필요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싸움이 새 천년에도 계속될 것임을 선언한 셈이다.

    이날 시위에 대해 “연례행사 아니냐”며 그냥 흘려보낸 시민들이 많았지만 “옛날과는 많이 다르네요”라며 희망을 얘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민노총의 첫째 요구사항이 주 5일(주 40시간) 근무제 실시입니다. 여러 생각이 듭니다” “경찰이 투석에도 최루탄을 쏘지 않는군요.”

    4월29일 민노총 집회 직후 노조원들이 경찰측에서 마련한 노동절 축하 플래카드를 보며 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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