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가 시끄럽다. 오는 5월말까지 중국에 ‘정상무역관계’(NTR) 지위를 항구적으로 부여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나 찬반 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월19일에는 민주당의 게파트 하원 원내총무가 반대 입장을, 공화당의 해스터드 하원의장은 찬성 입장을 밝혀 여야가 뒤바뀐 듯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NTR란 개도국 수입품에 관세를 면제하거나 제 3국보다 저율로 부과해 특혜를 주는 제도다.
이번 무역법안은 지난해 11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기 위해 관세인하와 시장개방 조치를 제시한 데 대해 미국이 보상 차원에서 약속한 사항이다. 중국이 항구적 NTR 지위를 부여받으면 저임의 노동력을 무기로 미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쉽게 빼앗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 기업 입장에서는 12억 소비자를 보유한 중국 시장 진출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다. 미 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AFL-CIO)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가 버스투어 등을 통해 미 전역에서 연일 대규모 반대 시위를 전개하고 있는 반면 보잉사와 MS사 등 300여 기업의 최고경영진들이 의회의 NTR 승인을 촉구하고 나선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NTR 승인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미 노동계의 고용 악화 외에 중국 정부의 인권침해 등 주로 정치적인 이유를 거론한다. 미국이 중국과의 교역을 확대하면 인권을 억압하는 국가를 도와주는 셈이므로 NTR 승인은커녕 오히려 중국에 경제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찬성 측에서는 민주주의가 태동하고 성장하려면 경제적 번영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의회에 승인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대만에서 중산층이 두텁게 형성된 뒤에야 비로소 민주화 열망이 고조되기 시작, 지난 3월 총통선거에서 야당인 민진당(民進黨)의 천수이볜 후보가 승리해 평화적 정권 교체를 눈앞에 두고 있음을 그 증거로 든다.
여하튼 이번 대중 무역 법안은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사회에 대한 클린턴 행정부의 공식적인 ‘약속’을 파기하기에는 명분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개도국에는 NTR 지위를 부여하면서 유독 중국에만 내정 간섭적 사항을 거론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난도 있다.
그러나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에 대한 항구적 NTR 지위 부여는 자유 무역 확대로 연결돼 미 경제 전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또한 의원들은 올해에는 선거 때문에 자금이 아쉬운 만큼 재계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 클린턴 대통령이 법안 통과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사실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다수의 민주당 의원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전통적 지지 세력인 노동계에 자신들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우리는 이러한 대중 무역법안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우리나라는 지난해 대미 수출이 전년비 30.6% 증가하면서 미국에 83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경쟁국인 중국이 항구적 NTR라는 날개를 달면 우리의 입지는 그만큼 좁아지게 된다. 게다가 경기과열을 우려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이은 금리인상과 사상 최대치인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대미 수출의 악재로 예상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미 대외 통상 백서에서 한국 자동차 시장의 폐쇄성과 덤핑 수출, 지적재산권 보호 미흡 등을 지적하면서 불만을 나타내 향후 대미 통상이 쉽지 않음을 예고한 바 있다.
우리는 겨우 지난해에야 미 시장에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까. 미국의 대중 무역법안에 관심을 갖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무역법안은 지난해 11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기 위해 관세인하와 시장개방 조치를 제시한 데 대해 미국이 보상 차원에서 약속한 사항이다. 중국이 항구적 NTR 지위를 부여받으면 저임의 노동력을 무기로 미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쉽게 빼앗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 기업 입장에서는 12억 소비자를 보유한 중국 시장 진출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다. 미 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AFL-CIO)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가 버스투어 등을 통해 미 전역에서 연일 대규모 반대 시위를 전개하고 있는 반면 보잉사와 MS사 등 300여 기업의 최고경영진들이 의회의 NTR 승인을 촉구하고 나선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NTR 승인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미 노동계의 고용 악화 외에 중국 정부의 인권침해 등 주로 정치적인 이유를 거론한다. 미국이 중국과의 교역을 확대하면 인권을 억압하는 국가를 도와주는 셈이므로 NTR 승인은커녕 오히려 중국에 경제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찬성 측에서는 민주주의가 태동하고 성장하려면 경제적 번영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의회에 승인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대만에서 중산층이 두텁게 형성된 뒤에야 비로소 민주화 열망이 고조되기 시작, 지난 3월 총통선거에서 야당인 민진당(民進黨)의 천수이볜 후보가 승리해 평화적 정권 교체를 눈앞에 두고 있음을 그 증거로 든다.
여하튼 이번 대중 무역 법안은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사회에 대한 클린턴 행정부의 공식적인 ‘약속’을 파기하기에는 명분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개도국에는 NTR 지위를 부여하면서 유독 중국에만 내정 간섭적 사항을 거론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난도 있다.
그러나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에 대한 항구적 NTR 지위 부여는 자유 무역 확대로 연결돼 미 경제 전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또한 의원들은 올해에는 선거 때문에 자금이 아쉬운 만큼 재계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 클린턴 대통령이 법안 통과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사실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다수의 민주당 의원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전통적 지지 세력인 노동계에 자신들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우리는 이러한 대중 무역법안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우리나라는 지난해 대미 수출이 전년비 30.6% 증가하면서 미국에 83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경쟁국인 중국이 항구적 NTR라는 날개를 달면 우리의 입지는 그만큼 좁아지게 된다. 게다가 경기과열을 우려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이은 금리인상과 사상 최대치인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대미 수출의 악재로 예상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미 대외 통상 백서에서 한국 자동차 시장의 폐쇄성과 덤핑 수출, 지적재산권 보호 미흡 등을 지적하면서 불만을 나타내 향후 대미 통상이 쉽지 않음을 예고한 바 있다.
우리는 겨우 지난해에야 미 시장에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까. 미국의 대중 무역법안에 관심을 갖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