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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투자 집중’ 통했다… 증시 하락기에 비상하는 LG엔솔

美 인플레이션 감축법 특수, 원자재 수급 채널 다변화 과제

  •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북미 투자 집중’ 통했다… 증시 하락기에 비상하는 LG엔솔

8월 29일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왼쪽)과 미베 도시히로 혼다 최고경영자가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 자리한 LG에너지솔루션 본사에서 미국 배터리 합작 공장 설립 체결식을 가졌다. [사진 제공 · LG엔솔]

8월 29일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왼쪽)과 미베 도시히로 혼다 최고경영자가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 자리한 LG에너지솔루션 본사에서 미국 배터리 합작 공장 설립 체결식을 가졌다. [사진 제공 · LG엔솔]

“유럽, 아시아에 비해 전동화율(내연차의 전기차 전환 비율)이 낮은 북미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공격적인 투자를 시작하던 차에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라는 호재를 만났다.”

국내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의 말이다. 전기차 배터리 기업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주가는 최근 어두운 증시 분위기 속에서도 ‘나 홀로 상승세’다. 배터리업계에선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북미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고 밝힌 LG엔솔의 사업 구상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맞아떨어져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IRA는 중국 원자재 및 소재·부품·장비를 60% 이상(2027년 20%로 낮아질 전망) 포함한 배터리를 자국 공급망에서 사실상 배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로 인해 북미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기업을 제치게 된 LG엔솔은 현재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3년 내 미국에서 5곳 이상의 배터리 합작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LG엔솔의 3분기 잠정실적까지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7월 4일 35만6000원(종가 기준)으로 떨어졌던 주가는 10월 들어 연초 수준인 50만 원대 재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목표 주가 60만 원대 중반까지

국내 배터리 기업은 IRA의 최대 수혜 대상으로 꼽힌다. 한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기업을 제외하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처가 한국 기업밖에 남지 않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북미 전기차 수요에 대응해야 하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IRA 시행 전부터 한국 배터리 기업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그중에서도 북미 투자에 집중하는 LG엔솔은 10대 글로벌 완성차 기업 가운데 9개사(도요타, 폭스바겐, 현대기아, 르노닛산,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혼다, 포드, BMW)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거나 이미 계약을 마친 상태다. GM, 스텔란티스, 혼다와는 2025년까지 각각 3곳, 1곳, 1곳씩 미국 내 합작 공장을 짓고 북미 연간 생산능력을 현 5GWh에서 255GWh(전기차 300만 대 분량)까지 늘린다는 구상이다.

증권가에선 상승세를 탄 LG엔솔의 목표 주가를 60만 원대 중반까지 상향하고 있다. SK증권(48만→56만 원), 삼성증권(52만→58만 원), 한국투자증권(52만→60만 원), 키움증권(60만→64만 원) 등 주요 증권사 모두 목표가를 4만 원 이상 높여 잡았다. 이원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LG엔솔의 목표 주가를 58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가장 적극적이던 LG엔솔이 IRA 수혜를 누리며 여러 완성차업체와 미국에 대규모 배터리 생산 캐파(공장)를 증설 중”이라며 “아직까지 북미 현지 배터리 공급사를 확정하지 않은 다른 완성차 기업과도 협력 관계가 구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원자재 중국 의존하는 ‘찜찜한 호황’”

LG엔솔의 주가 상승세에는 3분기 깜짝 실적도 영향을 미쳤다. 10월 7일 LG엔솔이 공시한 3분기 잠정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 7조6482억 원, 영업이익 521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9.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G엔솔은 △원자재가와 판가의 연동 △전기차 판매 호조에 따른 생산량 증가 △환율 상승효과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 중 원자재 가격과 판매 가격의 연동은 완성차 기업이 수용하기 힘든 조건이지만, 배터리 생산량이 전기차 수요 증가 속도를 빠듯하게 따라가는 요즘 같은 상황에선 배터리업체가 사실상 계약에서 우위를 점한다.



전문가들은 배터리업계가 향후 10년간 호황을 누릴 전망이라면서도 미래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전기차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10년 동안 배터리업계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다만 IRA에 따라 리튬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핵심 원자재 수급 채널을 다변화해야 하는데 이 경우 제련·운송 등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고민이 많은, 찜찜한 호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7월 국내 리튬 수입의 64%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도 “국내 배터리 3사(LG엔솔·삼성SDI· SK온) 중 가장 앞서가는 LG엔솔마저 양극재 등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비율이 50%”에 불과하다면서 “추후 중국이 이를 전략 물자화하면 국내 배터리 기업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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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61호 (p30~31)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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