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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스루 매장 2배 늘린 버거킹, 맥도날드 턱밑까지 추격

드라이브스루 매장 3년 새 2배 증가, 진입 장벽 낮추고 가성비 높인 파격 제품으로 소비층 확대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드라이브스루 매장 2배 늘린 버거킹, 맥도날드 턱밑까지 추격

버거킹 드라이브스루 매장인 남양주 별내 오일뱅크점. [사진제공=버거킹]

버거킹 드라이브스루 매장인 남양주 별내 오일뱅크점. [사진제공=버거킹]

2008년 태국과 그린란드, 루마니아의 오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세기의 맛 대결이 펼쳐졌다. 햄버거를 먹어본 적 없는 이들에게 버거킹과 맥도날드의 대표 메뉴인 ‘와퍼’와 ‘빅맥’ 중 더 맛있는 쪽을 고르도록 한 것이다. 결과는 와퍼의 승리였다. 버거킹이 ‘세계에서 가장 공정한 맛 평가’를 해보자는 취지로 기획한 이 이벤트는 와퍼 광고에 대대적으로 활용됐다. 

버거킹의 버거 제품은 고기를 팬이 아닌 불에 직접 굽는 직화 방식(flame-broiling)으로 조리해 풍부한 불맛과 향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최고의 맛’을 자부하는 버거킹이지만 세계 시장점유율이나 매출 면에서 맥도날드를 넘어선 적이 없다. 국내에서도 사정은 비슷했다. 버거킹은 1984년 4월 20일 서울의 중심 상권인 종로에 1호점을 열었다. 1988년 3월 2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첫 매장을 낸 맥도날드보다 한국 진출이 4년이나 앞섰다. 그럼에도 버거킹은 맥도날드와의 매출 경쟁에서 늘 뒤쳐졌다. 영업 부진으로 주인이 여러 번 바뀌는 아픔도 겪었다. 그러던 버거킹이 최근 3년 간 국내 시장에서 약진을 거듭하며 맥도날드와 대등한 매장 수를 확보했다. 2016년 이른바 ‘햄버거병 사건’을 시작으로 각종 논란과 프리미엄 버거 판매 부진을 겪은 맥도날드의 위기가 버거킹에겐 기회의 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 사태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장 12% 증가

맥도날드 매장은 현재 전국에 400여 개가 있다. 2015년 381개에서 2016년 436개, 2017년 447개로 늘었지만 2018년 지역 랜드마크였던 신촌점을 비롯해 서울 사당점, 부산 서면점 등 주요 점포 20여 개가 문을 닫았다. 반면 버거킹 매장은 2016년 266개에 불과했으나 2017년 340개, 2018년 370여개로 급격히 늘었으며 현재 391개에 이른다. 

버거킹의 한국 운영사인 비케이알에 따르면 국내 매장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2% 증가했다. 이 가운데 드라이브스루 매장이 총 80개로 전체의 20.4%를 차지한다. 버거킹 관계자는 “2000년 5월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처음 오픈한 드라이브스루 매장이 최근 3년 새 크게 늘었다. 2017년 하반기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경쟁업체들의 매장 수가 정체 중이거나 감소세를 나타내는 것과 대조적인 양상이다. 

버거킹의 매출 실적도 주목할 만하다. 비케이알은 2018년 전년 대비 16% 증가한 402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 이익은 전년보다 5배 이상 높은 90여억 원을 기록했다. 버거킹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며 “제품의 가성비와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과 새로 개발한 메뉴들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경쟁력 있는 메뉴 개발해 해외에도 수출

버거킹은 프랜차이즈 시장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략적인 마케팅을 강화했다. 주요 상권 이외의 지역에서도 드라이브스루 매장과 배달 서비스를 계속 확대해 고객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는가 하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은 매장 인테리어와 무인 주문 시스템, 킹오더 서비스 등으로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렸다. 킹오더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으로 미리 주문한 후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 히트 메뉴인 몬스터와퍼와 통모짜와퍼, 해외에 역수출된 콰트로치즈와퍼(왼쪽부터). [사진제공=버거킹]

국내 히트 메뉴인 몬스터와퍼와 통모짜와퍼, 해외에 역수출된 콰트로치즈와퍼(왼쪽부터). [사진제공=버거킹]

다채로운 프리미엄 메뉴 개발도 경쟁력 제고에 한몫했다. 버거킹은 소비자의 신뢰를 다지고자 와퍼를 필두로 프리미엄 라인을 자체 개발했다. 그 중에서도 버거킹 코리아가 자체 개발한 콰트로치즈와퍼는 햄버거의 본고장인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 뉴질랜드, 스웨덴, 영국 등 세계 시장에 역수출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2018년 히트 메뉴 몬스터 와퍼는 푸짐한 사이즈와 매력적인 매운 맛으로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취향을 사로잡으며 출시 1년 만에 1100만 개의 누적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해 여름부터 시판된 통모짜 와퍼는 출시 3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 파격 마케팅

버거킹의 매출 급증은 공격적인 마케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가성비 높은 프로모션을 진행해소비자들이 부담 없는 가격으로 프리미엄 메뉴들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올데이킹’이 대표적이다. ‘하루 종일 킹처럼 즐겨라’라는 슬로건을 걸고 시간 한정 없이 인기 버거 세트 메뉴를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이다. 와퍼를 3900원, 주니어와퍼를 1900원에 판매하는 식이다. 버거 두 가지에 파격적인 할인율을 적용하는 올데이킹은 현재 누적 판매량 1700만개를 기록했다. 

2018년 10월 론칭한 ‘사딸라 올데이킹’도 인기의 주역으로 꼽힌다. 통새우와퍼주니어, 콰트로치즈와퍼주니어, 블고기롱치킨버거 등 새로 출시된 프리미엄 버거 세트를 하루 종일 4900원에 제공하는 이 프로모션으로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데이킹의 성공 비결에 대해 “무조건 싸게 파는 전략이 아니라 제품의 고급스러운 품질을 유지하면서 가성비와 가심비를 동시에 높인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당시 사회관계망(SNS)에서 ‘김두한식 협상법’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던 드라마 ‘야인시대’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CF 광고도 구매욕을 자극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배우 김영철이 버거킹 매장에 들어가며 ‘사딸라(4달러)’를 외쳐 4900원보다 싸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더블 올데이킹 CF의 한 장면. [유튜브 캡쳐]

더블 올데이킹 CF의 한 장면. [유튜브 캡쳐]

버거킹은 지난해 11월 더블 패티 버거 세트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더블 올데이킹’을 내놓았다. 신제품인 불고기몬스터를 비롯해 더블베이컨토마토비프버거, 더블해쉬불고기버거 등 패티가 2장인 버거 세트를 하루 종일 5900원에 맛볼 수 있게 한 것. 영화 ‘타짜’에서 배우 김응수(곽철용 역) 씨가 “묻고 더블로 가”라고 말하는 장면을 패러디한 ‘더블 올데이킹’의 광고 역시 유튜브에서 711만여 건의 조회수를 올렸다.


매장 서비스와 위생, 아시아 최상위권 등급

국내 버거킹은 품질, 위생 관리, 직무 교육 등 매장 운영에서도 균등한 서비스의 질을 유지해 글로벌 버거킹의 서비스 평가에서 아시아 최상위권 등급을 받았다. 

버거킹은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채널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모바일 앱,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등 디지털 기반의 서비스를 발 빠르게 도입한 것도 그 때문이다. 버거킹 관계자는 “매장 운영 효율과 고객 편의를 고려해 주문 서비스를 다양화하고 각 고객의 주문 메뉴를 데이터베이스화한 개인화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문화 코드와 생활패턴을 반영한 이색적인 프로모션을 여러 채널을 통해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간동아 2020.05.01 1237호 (p14~16)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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