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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한-베트남 상생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원유 개발로 한-베 에너지 자립 기반 확보

베트남 원유개발 사업과 환경보호활동 동시에 펼쳐 주민들로부터 박수 받아

  • 호찌민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SK이노베이션, 원유 개발로 한-베 에너지 자립 기반 확보

SK이노베이션의 맹그로브 묘목 식수 봉사활동. [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맹그로브 묘목 식수 봉사활동. [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

한국은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국가지만 해외에서 유전개발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은 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983년 자원개발 사업에 처음 진출해 2018년 기준 9개국 13개 광구와 4개의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일평균 생산량만 약 5만3000배럴에 달한다. 최근에는 미국과 남중국해, 그리고 베트남 등지에서 석유 및 천연가스 광구 개발에 힘쓰고 있다. 

베트남과 SK이노베이션의 역사는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SK이노베이션은 1998년 베트남 쿨롱(Cuu Long) 분지의 15-1 광구 탐사권을 획득했으며 2003년부터 해당 광구에서 석유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2007년 베트남 정부와 15-1/05 광구에 대한 광권 계약을 체결해 2008년부터는 123 광구 탐사에 참여했다. 올해는 16-2 광구의 광권을 획득했다.


20년간 쌓아온 탐사 노하우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줄곧 광구개발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당국과 쌓은 신뢰 덕분이다. 20년 넘게 사업을 이어온 역사도 한몫했지만, 신뢰를 쌓은 데는 사회공헌활동이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의 일회용품 줄이기 캠페인 ‘I Green We Green’(통칭 아그위그) 운동도 베트남까지 확대됐다. 올해 11월 15일에는 베트남 꽝응아이성 안빈섬을 ‘탄소 없는 섬(Carbon Free Island)’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화석연료 개발을 위한 광구는 단계별로 탐사광구, 개발광구, 생산광구로 나뉜다. 탐사광구는 광구에 석유나 천연가스가 있는지 찾는 단계고, 개발광구는 이를 확인하고 개발에 나서는 단계다. 마지막으로 생산광구는 해당 광구의 생산성을 확인해 자원을 채취, 판매하는 단계다.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에서 탐사부터 생산까지 전방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개발광구에서 원유를 추가로 발견했다. 석유가 발견된 곳은 2007년 광권 계약을 체결한 15-1/05 광구. 이 광구는 SK이노베이션이 2003년 원유 생산을 시작한 15-1 광구와 함께 쿨롱 분지에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해당 광구의 락따짱(Lac Da Trang·‘흰색 낙타’라는 의미) 구조에서 올해 3월부터 4295m가량 시추 작업을 진행해 1, 2차 목표 구간에서 총 깊이 116m에 이르는 오일층을 발견했다. 원시 부존량은 세부 평가 작업을 통해 산정될 예정이다. 



2015년 SK이노베이션은 락따짱 구조 인근 락따방 구조에서도 원유를 발견했다. 하루 최대 2450배럴의 원유를 시험생산해 상업성도 확인했다. 올해 1월 상업 개발을 결정한 락따방 구조는 2021년 원유 생산을 목표로 개발이 한창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번 락따짱 구조에서 원유를 발견한 것은 락따방 구조에서 축적된 탐사, 개발, 생산 경험 및 기술력에 힘입은 결과”라고 밝혔다. 

9월 SK이노베이션은 16-2 광구 탐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베트남 석유·가스탐사개발공사(PVEP)와 해당 광구 개발 참여 및 운영을 위한 지분참여계약(FOA)을 체결했다. PVEP는 베트남 국영석유가스그룹 페트로베트남(PVN)의 자회사로, 1998년부터 SK이노베이션과 석유개발을 함께해온 파트너다. 

16-2 광구는 베트남 붕따우에서 남동부로 1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베트남 최대 유전인 백호유전에 인접해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이 2003년부터 원유 생산을 하고 있는 15-1 광구와 동일한 구조의 기반암이 있어 채산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예상 매장량은 3억4000만 배럴로 추산된다.


매력 넘치는 베트남 석유시장

SK이노베이션의 베트남 광구 지도. [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베트남 광구 지도. [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

베트남 석유시장과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듣고자 11월 14일 SK이노베이션 호찌민 지사를 찾았다. 노정용 SK이노베이션 호찌민 지사장은 16-2 광구 지분 계약에 대해 “정확히 얘기하면 지분 참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당 광구는 PVEP가 100% 지분을 가진 곳이었는데 이 지분의 30%와 운영권까지 가져오는 계약이었던 것. 현재 정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단순히 운영권만 보고 16-2광구 계약에 뛰어든 것이 아니었다. 노 지사장은 “베트남에서 추가로 16-2 광구의 광권을 취득한 이유는 SK이노베이션이 진출한 광구가 많은 쿨롱 분지를 하나의 클러스터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미 광권 계약을 체결한 15-1, 15-1/05 광구와 함께 세 지역을 중심으로 광구 개발 및 탐사에 집중 투자한 뒤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이 그린 큰 그림이다. 

그렇다면 베트남 석유시장이 중점 투자할 만큼 매력적인 곳일까. 베트남 전체 석유 생산량은 하루 30만 배럴 정도. 2016년 기준 98개 산유국 가운데 31위로 인근 산유국인 인도(24위), 말레이시아(25위), 중국(6위)보다 생산량이 적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 석유시장에서 다른 지역보다 큰 매력을 발견했다고 한다. 

노 지사장에 따르면 베트남 해상에서 가장 가까운 산유지가 쿨롱 분지다. 이곳은 석유가 풍부하게 묻혀 있다. 베트남이 생산하는 석유는 대부분 여기서 나온다. 그 아래에 한국석유공사가 개발하는 남꼰손 지역이 있다. 이곳에서는 주로 천연가스가 나온다. 쿨롱과 남꼰손 지역은 아직도 탐사할 곳이 많이 남아 있다. 중동처럼 큰 시장은 아니지만 채산성이 충분한 지역이고 계속 개발되고 있으니, 이곳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면 이익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노 지사장은 “쿨롱 분지에 참여한 외국 파트너사 가운데 손해를 본 회사는 없는 것으로 안다. 물론 원유를 발견하지 못하고 떠난 회사도 있겠지만, 개발에 성공한 회사는 대부분 채산성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베트남 정부가 해외 투자자에게 호의적이라는 점도 베트남 석유시장의 매력이다. 노 지사장은 “베트남 정부는 투자자의 경제성을 확보해주려 노력한다. 계약 조건 자체가 타국에 비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자원 보유 국가와 외국계 회사가 투자해 광구를 개발하는 방식의 계약을 PSC(Production Sharing Contract)라고 한다. 이 계약에서 자원 보유 국가와 외국계 회사가 가져가는 몫을 각각 나눠 그 비율을 따져보면 해외 투자사에 얼마나 유리한 지역인지를 알 수 있다. 이 수치에 따르면 베트남은 외국계 투자사에 우호적인 나라로 분류된다. 노 지사장은 “베트남은 PSC의 원조 격인 인도네시아보다 훨씬 더 외국계 투자자에게 유리한 편”이라고 말했다. 

현재 호찌민에서 광구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는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E&P다. SK이노베이션에는 또 다른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있다. 원유 수입을 담당하는 회사로 일견 베트남 E&P와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 지사장은 “직접적인 협력은 어렵다”고 못 박았다. 수의계약으로 관련사에 도움을 주는 것이 불법이라는 얘기다. 그는 “베트남에서 생산된 원유는 PVEP를 통해서만 거래가 가능하다. 그래서 공개입찰을 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원유는 이미 시장가격이 형성돼 있는 재화다. 입찰 전 관계사에 알릴 수는 있지만 할인 등 직접적인 도움은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환경보호와 실적으로 쌓은 신뢰

베트남 짜빈성에서 맹그로브숲 복원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 [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

베트남 짜빈성에서 맹그로브숲 복원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 [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사회공헌활동도 베트남 석유 개발 사업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 지사장은 “PVEP가 SK이노베이션의 사회공헌활동을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PVEP 임원진이나 모회사인 PVN 임원진도 이 부분을 자주 언급한다. 그만큼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경보호활동도 큰 역할을 했지만 20년 이상 관계를 이어왔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다. 사업 파트너로서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신뢰가 깊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에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맹그로브숲 복원 사업. 많은 나무 중 맹그로브를 택한 이유는 효율성 때문이다. 맹그로브숲은 지구 온난화의 주원인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일반 밀림의 약 5배에 달해 기후 변화 대응에 효과적이다. 게다가 생장 속도도 빨라 금방 숲을 이룰 수 있다. 과거에는 베트남 전역에 맹그로브숲이 많았지만, 전쟁과 무분별한 개발로 현재는 전체 44만ha 중 약 30%인 15만ha가량만 남아 있는 상태다. 베트남 정부는 2009년 맹그로브숲 보호 및 개발 규제, 복원 등을 국가 환경 사업으로 지정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펼쳐온 맹그로브숲 복원 사업 규모를 2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올해까지 짜빈성 인근 약 22ha 부지에 맹그로브 묘목 7만여 그루를 심을 계획이다. 이는 축구장 약 29개에 달하는 넓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에만 약 11ha 부지에 맹그로브 묘목 3만5000여 그루를 심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5월 짜빈성 인민위원회, 짜빈성 산림보호국, 유엔환경계획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고, 베트남의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SK이노베이션은 임직원들을 짜빈성으로 보내 맹그로브 묘목 심기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게 했다. 지난해에만 맹그로브 묘목 심기 활동을 3회 진행했고 올해는 3, 4, 10월 총 3회 자원봉사활동을 했으며 하반기에 한 차례 더 봉사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맹그로브숲 복원 사업을 통해 환경보호뿐 아니라, 짜빈성 주민들과 우호관계도 형성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모든 식수 지원 활동을 짜빈성 주민, 공무원, 짜빈대 교직원과 학생, PVEP 임직원과 협력해 진행하고 있다. 

맹그로브숲을 복원하는 일에서 더 나아가 SK이노베이션은 짜빈성 내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올해 4월 짜빈성 최초의 사회적기업 ‘맹그러브(Manglub)’를 설립했다. SK이노베이션은 물론 짜빈성 투자국과 짜빈성 산림청 등 정부기관, 호찌민기술대와 하노이대, 짜빈대 등 교육기관, PVEP와 SNP 같은 기업체, 베트남 국영통신사 VNA 등 언론기관, 유엔환경계획 같은 비정부기구(NGO)를 포함한 총 14개 기관이 맹그러브 설립에 참여했다.


자연보호에서 사회적기업 창업까지

베트남 짜빈성  짜빈대 인근 번화가에 위치한 지크 센터. [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

베트남 짜빈성 짜빈대 인근 번화가에 위치한 지크 센터. [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

맹그러브는 맹그로브 나무의 열매·꿀 가공, 판매 사업 등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엔진오일 판매 및 교체, 차량 경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크 센터(ZIC Center)를 운영해 지역 청년들에게 취업 기회도 주고 있다. 

한편 5월 SK그룹이 서울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개최한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  ·  SOVAC)’에는 베트남 투자기획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SOVAC는 사회적기업, 정부, 학계, 기업, 비영리단체 등이 서로의 사회적가치 창출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며 협력과 연대를 키워가는 민간 축제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제안으로 올해 처음 개최됐다. 

이날 행사장에서 리 만흐엉(Le Manh Hung) 베트남 투자기획부 부국장은 SK이노베이션의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사업’ 부스를 방문했다. 리 부국장은 “SK이노베이션의 사회공헌활동은 아주 의미가 있다”며 “베트남 짜빈성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여러 문제가 발생했는데, SK이노베이션과 파트너들의 맹그로브숲 복원 사업이 지속가능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9.11.22 1215호 (p32~35)

호찌민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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