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귀여워.” 길거리에서 교복 입은 여학생들이 깔깔대며 들여다보는 것은 예쁜 인형도, 깜찍한 팬시상품도 아니다. 그건 바로 ‘똥 덩어리’다. 자세히 보니 저금통, 재떨이, 열쇠고리 등의 상품들이 모두 적나라하고 사실적인 똥 모양을 하고 있다. 각종 동물 모양의 휴대폰 고리도 배를 누르면 ‘뒤’ 또는 ‘밑’에서 똥이 나온다. 똥 싸는 동물들, 누런 똥이 가득 담겨 손으로 누르면 ‘뿌지직’ 똥 누는 소리가 나는 미니 변기 등이 요즘 N세대 사이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는 히트상품이다.
“재미있잖아요. 엽기적이고….” 똥 모양 캐릭터를 모은다는 한 여학생은 “예쁘고 귀여운 캐릭터는 이제 싫증나요. 주위 사람들도 처음 보면 당황하고 민망해하다 이내 즐거워합니다”고 말한다. 또 다른 남학생은 “소재의 빈곤이죠. 웬만한 건 다 캐릭터화해 별 재미가 없는데, 똥은 그나마 새롭고 재미있게 느껴져요”라고 ‘똥 유행’을 이해한다.
갑자기 사방에 똥이 창궐한다. 난데없이 왜 똥이고, 똥 문화인가. 이제는 ‘발상의 전환’ ‘유쾌함’ 등으로 그 뜻이 바뀐 ‘엽기’가 지저분하고 냄새 나는 똥마저 새롭고 즐거운 문화코드로 바꿔놓는 데까지 나간 것인가.
신촌 연세대 앞의 ‘딸기’ 매장. ㈜쌈지가 운영하는 이곳에는 똥 캐릭터 상품이 즐비하다. 쌈지가 개발한 ‘똥치미’라는 이름의 캐릭터는 머리에 ‘응가’를 쓰고 다니며 코를 빠뜨리는 꺼벙한 얼굴로 익살기를 풍긴다. 이런 ‘똥치미 상품’은 배지, 시계, 스티커, 인형, 쿠션, 핸들커버, 휴지케이스 등 20∼30종에 이른다.
친구들과 매장에 들른 여고생 김희진양(중산고 1년)은 “노트나 필통에 똥치미 스티커를 붙이는 게 대유행”이라고 일러준다. 퇴근길에 들른 30대 직장인들도 똥 제품을 만지작거리며 재미있어한다. 매장 직원은 “품목이 다른 캐릭터 상품보다 적은데도 똥 관련 상품의 매상이 매우 높은 편”이라고 한다. 똥치미 신상품은 나오자마자 다 팔려나가 늘 모자랄 정도라고.
똥치미 캐릭터를 개발한 쌈지 디자인실의 남인숙 팀장은 “부끄러워하면서도 뒤돌아서 웃는 사람들의 심리를 역이용한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99년 ‘발렌타인 데이’ 때 초콜릿을 담는 상자를 똥 모양으로 만들어 내놓았는데, 이것이 예상 외로 빅히트했다. 이를 계기로 똥치미 캐릭터를 개발했고, 최근에 서브캐릭터로 ‘똥팔이’까지 나왔다.
쌈지에 근무하기 전 홍대 앞 ‘신식공작실’에서 똥 모양의 냉장고 자석을 만들어 재미를 본 남팀장은 일찍부터 똥 상품에 남다른 관심이 있던 듯하다.
“똥은 참으면 거북하고 괴롭지만 일단 누고 나면 시원하고 편안해지잖아요. 우리가 일상에서 얽매이는 고정관념이나 예절, 형식, 규범도 똥과 비슷한 것 같아요. 참음으로써 생기는 욕구 불만을 똥치미를 통해 통쾌하게 풀어보려고 했습니다.”
더럽고 창피하지만 누구나 갖고 있는 것. 그래서 똥은 다른 어떤 것보다 친숙하고, 그것을 밖으로 공공연하게 드러냈을 때는 장난스럽고 우습기도 하다. 화장실에서만 보던 것을 다른 장소에서 보는 것도 사람들에겐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똥이면 어때요? 재미있으면 되죠”라는 한 중학생의 말은 ‘재미’라는 말 앞에서 모든 걸 다 용서하는 신세대의 단순하고도 열린 감각을 보여준다. 똥은 신기하고 튀는 것을 좋아하는 N세대의 감각을 충족시킴으로써 그들에게 똥은 더 이상 금기의 대상이 아니다.
‘변’ ‘응가’라는 식으로 돌려 말하고, 감히 입 밖에 내서 말하는 것도 꺼린 똥. 그 똥이 화장실 문을 박차고 나와 일상생활 속으로 파고들어 온 데는 이처럼 특이하고 엽기적인 것에 열광하는 신세대들의 취향과 감각이 한몫했다는 데 이견을 달리하기 어렵다.
“엽기문화의 확산으로 문화적으로 다루는 소재에 금기가 사라지고 물불을 가리지 않으면서, 가장 지저분하다고 여긴 똥마저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받았다. 우리 판소리나 문학작품에서의 ‘똥’은 정치적 풍자의식이 강했지만 요즘의 똥 유행은 신세대들이 추구하는 ‘재미’가 우선이라는 데 차이가 있다”(문화평론가 고길섭).
그렇다면 갑작스런 똥 문화를 바라보는 기성세대들은 어떨까. 매장에서 만난 ‘기성세대’들은 선뜻 제품을 사지는 않았지만 신기해하거나 만져보곤 ‘특이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N세대보다 ‘조금’ 나이가 든 20~30대는 “더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상품화한 똥은 형태가 그럴듯하고 새로운 감각이 느껴진다”는 데 동의하는 듯하다. 회사원 김상용씨(30)는 “입 밖에 내는 것도 꺼린 단어인데, 이렇게 상품으로 만든 것을 보니 금지된 것을 일부러 드러내 어기는 데서 오는 통쾌함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힌다. 물론 장년층 이상을 거슬러 올라가면 ‘똥’이라는 말에서 ‘비료’나 ‘똥개’ 이상을 연상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똥에 대해 세대별로 느끼는 감정은 이렇게 조금씩 다르다. 똥 제품에 거부감이 없는 신세대들이라고 정말 똥을 좋아하는 건 물론 아니다. 이들이 관심을 갖는 건 캐릭터 등으로 객관화한 똥이고, 그들이 사랑하는 것은 마케팅이나 디자인과 결합한 똥 제품이다. 고정관념을 깬 마케팅의 승리랄까.
인터넷 사이트 ‘덩마트’(www.dungmart.com) 운영자 정태형씨(부경대 4년)는 자신이 직접 만든 똥 상품을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는데, 그 역시 “똥 자체를 진귀하고 멋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한다. “다른 사람들이 흔히 하지 않는 것, 특이한 것에 관심이 갈 따름”이라고. 그가 만드는 상품은 점토를 소재로 하여 만든 열쇠고리와 핸드폰 줄이 대부분인데, ‘똥 휴지’ ‘변기통’ ‘똥 누는 궁댕이’ ‘똥 먹는 구더기’ ‘똥 싼 빤스’ 등 그 이름과 모양이 ‘똥치미’보다 훨씬 사실적이고 적나라하다. 제품은 한 달에 100여 개를 주문 생산해 팔려나간다.
“어릴 때부터 똥 그림을 많이 그렸어요. 괜히 재미있어서 관찰도 많이 했고요. 더럽고 냄새 난다고 생각하는 똥을 액세서리로 만들었을 때 느끼는 역설적인 자유로움과 카타르시스가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사물에 대해 ‘예쁘다’ ‘멋지다’라는 획일화한 감각을 깨보고 싶었어요.” 갈수록 주문이 늘고 찾는 사람이 많아 오프라인 매장도 낼 계획이라는 정씨는 현재 똥 목걸이, 똥 팔찌, 똥 귀고리까지 만들고 있다고 전한다.
과천 서울랜드 이벤트홀에서 열리는 ‘똥의 재발견’(8월 말까지)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의 표정에서도 똥에 대한 거부감은 찾아볼 수 없다. 지난 4월에 개관해 벌써 15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이곳에서 만난 초등학생들과 가족 관람객들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400평 가까운 전시장 구석구석을 돌며 똥을 보고, 만지며, 찰흙으로 만들어 보면서 색다른 경험을 한다. 전시를 기획한 서울랜드 홍보팀 유준선 과장은 “1년 동안 전시를 준비하면서 어떻게 보여질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사람들의 폭발적인 관심에 우리도 놀랐다. 똥이 단순한 배설물이 아니라 생명 순환의 일부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요즘 사람들은 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없어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받아들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한다.
문화평론가 이동연씨는 ‘반사회적-반윤리적 행동을 통한 카니발리즘(carnivalism)’이란 말로 최근의 똥 유행을 설명한다. “사람들은 똥을 통해 기존 규범이나 규칙을 깨뜨리는 데서 오는 일탈적 즐거움을 얻는다. 금하는 것을 일부러 드러내 어김으로써 오는 통쾌함, 점잖고 격식 차리는 제도화한 사회에 대한 풍자, 따분하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에 대한 상상적 해소가 ‘똥’이라는 것에 함축되어 있다.” 변비 걸린 듯 무겁고 찜찜한 세상에 사는 사람들에겐 마음의 ‘해우소’(解憂所)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재미있잖아요. 엽기적이고….” 똥 모양 캐릭터를 모은다는 한 여학생은 “예쁘고 귀여운 캐릭터는 이제 싫증나요. 주위 사람들도 처음 보면 당황하고 민망해하다 이내 즐거워합니다”고 말한다. 또 다른 남학생은 “소재의 빈곤이죠. 웬만한 건 다 캐릭터화해 별 재미가 없는데, 똥은 그나마 새롭고 재미있게 느껴져요”라고 ‘똥 유행’을 이해한다.
갑자기 사방에 똥이 창궐한다. 난데없이 왜 똥이고, 똥 문화인가. 이제는 ‘발상의 전환’ ‘유쾌함’ 등으로 그 뜻이 바뀐 ‘엽기’가 지저분하고 냄새 나는 똥마저 새롭고 즐거운 문화코드로 바꿔놓는 데까지 나간 것인가.
신촌 연세대 앞의 ‘딸기’ 매장. ㈜쌈지가 운영하는 이곳에는 똥 캐릭터 상품이 즐비하다. 쌈지가 개발한 ‘똥치미’라는 이름의 캐릭터는 머리에 ‘응가’를 쓰고 다니며 코를 빠뜨리는 꺼벙한 얼굴로 익살기를 풍긴다. 이런 ‘똥치미 상품’은 배지, 시계, 스티커, 인형, 쿠션, 핸들커버, 휴지케이스 등 20∼30종에 이른다.
친구들과 매장에 들른 여고생 김희진양(중산고 1년)은 “노트나 필통에 똥치미 스티커를 붙이는 게 대유행”이라고 일러준다. 퇴근길에 들른 30대 직장인들도 똥 제품을 만지작거리며 재미있어한다. 매장 직원은 “품목이 다른 캐릭터 상품보다 적은데도 똥 관련 상품의 매상이 매우 높은 편”이라고 한다. 똥치미 신상품은 나오자마자 다 팔려나가 늘 모자랄 정도라고.
똥치미 캐릭터를 개발한 쌈지 디자인실의 남인숙 팀장은 “부끄러워하면서도 뒤돌아서 웃는 사람들의 심리를 역이용한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99년 ‘발렌타인 데이’ 때 초콜릿을 담는 상자를 똥 모양으로 만들어 내놓았는데, 이것이 예상 외로 빅히트했다. 이를 계기로 똥치미 캐릭터를 개발했고, 최근에 서브캐릭터로 ‘똥팔이’까지 나왔다.
쌈지에 근무하기 전 홍대 앞 ‘신식공작실’에서 똥 모양의 냉장고 자석을 만들어 재미를 본 남팀장은 일찍부터 똥 상품에 남다른 관심이 있던 듯하다.
“똥은 참으면 거북하고 괴롭지만 일단 누고 나면 시원하고 편안해지잖아요. 우리가 일상에서 얽매이는 고정관념이나 예절, 형식, 규범도 똥과 비슷한 것 같아요. 참음으로써 생기는 욕구 불만을 똥치미를 통해 통쾌하게 풀어보려고 했습니다.”
더럽고 창피하지만 누구나 갖고 있는 것. 그래서 똥은 다른 어떤 것보다 친숙하고, 그것을 밖으로 공공연하게 드러냈을 때는 장난스럽고 우습기도 하다. 화장실에서만 보던 것을 다른 장소에서 보는 것도 사람들에겐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똥이면 어때요? 재미있으면 되죠”라는 한 중학생의 말은 ‘재미’라는 말 앞에서 모든 걸 다 용서하는 신세대의 단순하고도 열린 감각을 보여준다. 똥은 신기하고 튀는 것을 좋아하는 N세대의 감각을 충족시킴으로써 그들에게 똥은 더 이상 금기의 대상이 아니다.
‘변’ ‘응가’라는 식으로 돌려 말하고, 감히 입 밖에 내서 말하는 것도 꺼린 똥. 그 똥이 화장실 문을 박차고 나와 일상생활 속으로 파고들어 온 데는 이처럼 특이하고 엽기적인 것에 열광하는 신세대들의 취향과 감각이 한몫했다는 데 이견을 달리하기 어렵다.
“엽기문화의 확산으로 문화적으로 다루는 소재에 금기가 사라지고 물불을 가리지 않으면서, 가장 지저분하다고 여긴 똥마저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받았다. 우리 판소리나 문학작품에서의 ‘똥’은 정치적 풍자의식이 강했지만 요즘의 똥 유행은 신세대들이 추구하는 ‘재미’가 우선이라는 데 차이가 있다”(문화평론가 고길섭).
그렇다면 갑작스런 똥 문화를 바라보는 기성세대들은 어떨까. 매장에서 만난 ‘기성세대’들은 선뜻 제품을 사지는 않았지만 신기해하거나 만져보곤 ‘특이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N세대보다 ‘조금’ 나이가 든 20~30대는 “더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상품화한 똥은 형태가 그럴듯하고 새로운 감각이 느껴진다”는 데 동의하는 듯하다. 회사원 김상용씨(30)는 “입 밖에 내는 것도 꺼린 단어인데, 이렇게 상품으로 만든 것을 보니 금지된 것을 일부러 드러내 어기는 데서 오는 통쾌함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힌다. 물론 장년층 이상을 거슬러 올라가면 ‘똥’이라는 말에서 ‘비료’나 ‘똥개’ 이상을 연상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똥에 대해 세대별로 느끼는 감정은 이렇게 조금씩 다르다. 똥 제품에 거부감이 없는 신세대들이라고 정말 똥을 좋아하는 건 물론 아니다. 이들이 관심을 갖는 건 캐릭터 등으로 객관화한 똥이고, 그들이 사랑하는 것은 마케팅이나 디자인과 결합한 똥 제품이다. 고정관념을 깬 마케팅의 승리랄까.
인터넷 사이트 ‘덩마트’(www.dungmart.com) 운영자 정태형씨(부경대 4년)는 자신이 직접 만든 똥 상품을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는데, 그 역시 “똥 자체를 진귀하고 멋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한다. “다른 사람들이 흔히 하지 않는 것, 특이한 것에 관심이 갈 따름”이라고. 그가 만드는 상품은 점토를 소재로 하여 만든 열쇠고리와 핸드폰 줄이 대부분인데, ‘똥 휴지’ ‘변기통’ ‘똥 누는 궁댕이’ ‘똥 먹는 구더기’ ‘똥 싼 빤스’ 등 그 이름과 모양이 ‘똥치미’보다 훨씬 사실적이고 적나라하다. 제품은 한 달에 100여 개를 주문 생산해 팔려나간다.
“어릴 때부터 똥 그림을 많이 그렸어요. 괜히 재미있어서 관찰도 많이 했고요. 더럽고 냄새 난다고 생각하는 똥을 액세서리로 만들었을 때 느끼는 역설적인 자유로움과 카타르시스가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사물에 대해 ‘예쁘다’ ‘멋지다’라는 획일화한 감각을 깨보고 싶었어요.” 갈수록 주문이 늘고 찾는 사람이 많아 오프라인 매장도 낼 계획이라는 정씨는 현재 똥 목걸이, 똥 팔찌, 똥 귀고리까지 만들고 있다고 전한다.
과천 서울랜드 이벤트홀에서 열리는 ‘똥의 재발견’(8월 말까지)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의 표정에서도 똥에 대한 거부감은 찾아볼 수 없다. 지난 4월에 개관해 벌써 15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이곳에서 만난 초등학생들과 가족 관람객들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400평 가까운 전시장 구석구석을 돌며 똥을 보고, 만지며, 찰흙으로 만들어 보면서 색다른 경험을 한다. 전시를 기획한 서울랜드 홍보팀 유준선 과장은 “1년 동안 전시를 준비하면서 어떻게 보여질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사람들의 폭발적인 관심에 우리도 놀랐다. 똥이 단순한 배설물이 아니라 생명 순환의 일부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요즘 사람들은 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없어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받아들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한다.
문화평론가 이동연씨는 ‘반사회적-반윤리적 행동을 통한 카니발리즘(carnivalism)’이란 말로 최근의 똥 유행을 설명한다. “사람들은 똥을 통해 기존 규범이나 규칙을 깨뜨리는 데서 오는 일탈적 즐거움을 얻는다. 금하는 것을 일부러 드러내 어김으로써 오는 통쾌함, 점잖고 격식 차리는 제도화한 사회에 대한 풍자, 따분하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에 대한 상상적 해소가 ‘똥’이라는 것에 함축되어 있다.” 변비 걸린 듯 무겁고 찜찜한 세상에 사는 사람들에겐 마음의 ‘해우소’(解憂所)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