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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서 허튼수작만 하고 있잖아!

모여서 허튼수작만 하고 있잖아!

모여서  허튼수작만 하고 있잖아!
매출이 급감한다. 분기 실적 미달을 확인한 경영진은 당장 영업부장의 엉덩이부터 걷어찬다. 회의에서 대책이라고 나오는 아이디어는 뻔하다. “영업이 배가 불러서 굼떠졌어(당장 연봉을 깎겠다고 위협하자).” “영업이 용기가 없어(실적에 따른 특별 보너스로 자극을 주자).” “영업에 과부하가 걸렸어(다른 부서 직원들에게 지원사격을 하게 하자).” “당장 모두 영업을 도와라, 제군들이여 돌격!”
다음 단계는 특별 프로그램을 제시하며 목표 달성을 다그치는 것이다. 인터넷 가격 할인 이벤트, 완전히 ‘새로운’ ‘오늘 한정’ 특별 할인, 페이스북을 이용한 팬 서비스 같은 마케팅 전략뿐 아니라 친환경 에코기업 인증받기, 고객 아이디어 응모대회, 정부에 경제회복과 세금 감면, 규제 철폐 요구하기 같은 호들갑스러운 홍보가 총동원된다. 직원들은 상품과 가격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열정이 부족하다거나 게으르다는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혹은 보너스를 차지하기 위해 일단 팔고 본다. 그로 인해 장기적으로 고객이 떨어져나간다 해도 그건 나중 문제일 뿐이다. 기업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중년 직원들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중얼거린다. “또 마을에 돼지를 풀어 난리를 만드는군.” 서양에서 ‘돼지를 마을에 푼다’는 말은 더는 통하지 않는 고정관념을 절대 진리인 양 윽박지르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경영진은 매출 상승을 위해 자신이 최선을 다했다고 굳게 믿는다.  
수학자이자 독일 IBM 최고기술경영자(CTO)를 지낸 저자는 ‘집단 지성’이 아닌 ‘집단 어리석음’에 눈을 돌렸다. ‘개인으로는 불가능한 것을 팀으로는 이룰 수 있다’는 집단 지성이 어떻게 조직을 갉아먹는지 분석한 것이다. 저자는 오늘날 달성 불가능한 목표와 성과주의, 기계화, 평가와 통제, 가로막힌 커뮤니케이션,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똑똑했던 개인이 도전의식과 주체성을 잃고 근시안적이면서 기회주의적인 개인으로 변질되는 현상이 만연하다고 지적한다. 사람은 과중한 부담을 받으면 평소처럼 일을 잘 처리하지 않고 오로지 화를 면할 정도로만 상황을 때우게 된다. 얼핏 보기엔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듯하지만 대충대충 일단 하고 보는 것이다. 군터 뒤크는 이 책에서 조직 업무의 압박 탓에 단순 무식한 것이 탁월한 것을 짓누르는 상황을 ‘집단 어리석음’으로 정의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집단 지성을 회복할 것인가. 첫째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자. 무조건 1등이 되자는 식의 비현실적인 야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둘째, 성급함과 조급함을 벗어던지자. 업무 부담 비율(인력 활용도)은 85%가 합리적이다. 단 그렇게 일하는 당신에게 상사는 말할 것이다.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군.” 셋째, 모든 일을 빠르게, 마감이 임박한 시점에서야 처리하라는 요구를 거부하자. 넷째, 중요한 개선은 다른 부서와 함께할 때만 성공한다. 무엇보다 온도계의 온도만 높이면 여름이 온다고 믿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자.

모여서  허튼수작만 하고 있잖아!
2035 미래기술 미래사회
이인식 지음/ 김영사/ 272쪽/ 1만5000원

이세돌과 구글 ‘알파고’의 바둑 대결 이후 일반인도 신경망 이론을 바탕으로 설계된 기계학습 분야를 가리키는 ‘딥러닝(deep learning)’이란 용어에 익숙해지고 있다. 저자는 한국공학한림원이 선정한 미래기술 20개를 중심으로, 글로벌 메가트렌드부터 대한민국 미래기술 전망까지 한 권에 정리했다. 뇌-기계 인터페이스, 인공일반지능에 대한 설명은 2부 ‘미래기술 미래사회’ 편에 나온다.


모여서  허튼수작만 하고 있잖아!
시회의 탄생
강필임 지음/ 한길사/ 364쪽/ 2만 원

시문(詩文), 서화(書畵), 악기, 노래 같은 풍류를 알아야 진정한 사대부 반열에 들 수 있었던 고대 동아시아에서 특히 시가 창작은 지식인 계층의 문화적 권력이자 필수교양이었다. 국가 간 외교에서도 ‘시를 건네 마음의 뜻을 말한다’(賦詩言志)고 할 만큼 시가 곧 국가적 역량으로 간주됐다. 중국 고전시 전문가인 저자가 문인들의 ‘시 나누기’, 즉 시회(詩會)의 개념과 탄생 배경, 시회에 등장한 작품들을 소개했다.


모여서  허튼수작만 하고 있잖아!
삶을 위한 정치혁명
하승수 지음/ 한티재/ 156쪽/ 8000원

한 달 뒤 20대 총선이 끝나면 2017년 대통령선거, 2020년 총선이 다가온다.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인 저자는 사람 교체가 아닌, 시스템을 바꾸는 정치혁명을 주장했다. ‘시스템의 노예에서 시스템의 주인으로’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에서 저자는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가 일치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다당제의 정착과 의원내각제 또는 ‘약한 권한을 갖는 대통령제’로의 전환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모여서  허튼수작만 하고 있잖아!
정치를 종교로 만든 사람들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312쪽/ 1만5000원

전작 ‘싸가지 없는 진보’에서 야당과 진보의 성찰을 요구한 바 있는 저자가 야당 분열과 분당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호남을 인질로 이용하는 싸가지 없는 진보’라는 원색적 표현까지 동원하며 저자는 현 야권분열의 책임을 호남에 뒤집어씌우고 호남에 대한 부당한 차별과 모멸을 용인하거나 주도하는 진보의 문제점, 특히 ‘친노패권주의’를 지적하면서 그 원인을 ‘정치의 종교화’ 현상으로 설명했다.


모여서  허튼수작만 하고 있잖아!
문제는 저항력이다
박경숙 지음/ 와이즈베리/ 376쪽/ 1만4000원

‘문제는 무기력이다’에서 만성적인 의욕 상실의 문제를 파헤쳤던 저자가 이번에는 당장 해야 할 일을 차일피일 미루고 피하며 변명하다 결국 오늘도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을 ‘저항력’이란 개념으로 설명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해봤자 안 될 것 같은 마음 상태가 ‘낙타의 무기력’이라면, 목표가 너무 자주 변해 결국 적당히 하다 마는 것이 ‘사자의 저항력’이다. 저자는 저항력에서 벗어나는    5가지 기술로 소명, 중립, 절제, 직시, 습관을 제시했다.

모여서  허튼수작만 하고 있잖아!
엘튼 존
데이비드 버클리 지음/ 장호연 옮김/ 뮤진트리/ 412쪽/ 2만1000원

블루스 가수, 싱어송라이터, 글램 록 아이콘, 마약중독자, 결혼한 남자, 지칠 줄 모르는 자선사업가, 재혼한 남자, 논객, 그리고 궁극적으로 살아 있는 전설. 저자가 묘사한 ‘Goodbye Yellow Brick Road’의 가수 엘튼 존의 모습이다. 작사가 게리 오즈번은 “엘튼은 내가 아는 사람 가운데 가장 재능 있고 카리스마 넘치고 너그럽고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의 경이로운 삶과 음악세계를 총 정리한 책.


모여서  허튼수작만 하고 있잖아!
포르노그래피의 발명
린 헌트 엮음/ 전소영 옮김/ 알마/ 480쪽/ 2만5000원

‘성적 흥분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성기나 성행위를 노골적으로 묘사한 것’이라는 뜻의 포르노그래피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처음 등장한 것은 1857년. 시차는 있지만 어느 나라에서나 포르노그래피는 출판하려는 측과 규제하려는 힘이 충돌하는 이중적인 ‘발명’의 대상이었다. 199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콘퍼런스에서 발표된 9편의 논문을 엮은 것으로 포르노그래피의 역사, 문화사적 의미를 외설과 근대성의 기원이란 측면에서 살펴봤다.

모여서  허튼수작만 하고 있잖아!
천 일의 눈맞춤
이승욱 지음/ 휴/ 260쪽/ 1만3000원

책 제목에서 ‘천 일’이란 태어나서 3년까지를 가리키는 것으로, 저자에 따르면 인간의 정신 구조의 기초가 만들어지는 시기다. ‘안정적인 수유, 따뜻한 응시, 언제나 품어주기’ 같은 전통적이고 일상적인 육아 방법이 엄마와 아이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들려준다. 특별히 이 책의 4부 ‘대한민국 아빠를 위하여’에서 남자가 아들이 아니라 남편, 아버지로 성장할 것을 제안했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입력 2016-03-14 13:23:15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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