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64

2010.11.29

우수한 기술력에 디자인 날개 달다

구로디자인지원센터 1주년 … 중기와 디자인회사 연계 시너지 효과 제고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입력2010-11-29 1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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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한 기술력에 디자인 날개 달다

    구로디자인지원센터의 디자인 컨설팅 및 개발 지원을 받고, 세련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주)금잔디음향의 칼라스 스피커.

    “스피커는 음향이 중요하지 디자인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음향 전문가인 제가 나름대로 디자인까지 책임졌습니다. 10년 가까이 그렇게 해오다 보니 제품 라인을 관통하는 통일된 디자인도, 회사만의 디자인 철학도 없는 상황이었죠.”

    오디오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피커 ‘칼라스’를 생산, 판매하는 (주)금잔디음향의 김상윤 대표는 “우수한 기술력은 인정받았지만 디자인에서는 낙제점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점차 스피커가 단순히 소리를 내는 장치에서 인테리어의 주요 요소로 부각되자, 그는 올 초 서울시가 운영하는 구로디자인지원센터(이하 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그곳에서 디자인 컨설팅을 받고 전문 디자인회사 (주)투엠솔루션을 소개받았다.

    “저는 스피커는 반드시 네모반듯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디자이너들은 사선으로 자르고 각을 주더군요(웃음). 스피커를 받치는 스탠드도 ‘불필요하다’며 과감히 없앴고요. 전반적으로 실내 공간에 잘 어울릴 수 있는 디자인을 제안해줬어요. 현재 그 디자인으로 제작, 생산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칼라스 스피커 디자인 작업에 들어간 비용은 3000만 원 남짓. 하지만 김 대표가 지불한 비용은 40%인 1200만 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60%는 센터에서 지원해줬기 때문. 김 대표는 “중소기업으로서는 디자인 비용도 부담이 된다. 하지만 센터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컨설팅도 받고, 좋은 디자인도 얻을 수 있었다”며 만족해했다.

    저렴한 비용으로 컨설팅



    2009년 11월 30일 개관한 서울디자인재단 산하 ‘구로디자인지원센터’가 1주년을 맞았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디자인 전문가 그룹으로 서울 디자인산업 진흥 및 디자인 문화 확산에 필요한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중소기업 밀집지역인 구로디지털단지 안에 자리한 센터는 현장밀착형 지원을 제공한다.

    센터의 지원 사업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찾아가는 디자인 멘토링 서비스’로 센터 산하의 디자인 멘토가 중소기업을 방문해 기업 상황에 맞는 디자인 경영, 기술자문 진단평가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디자인 멘토는 제품, 시각, 환경, 마케팅 분야까지 광범위한 디자인 멘토링이 가능하도록 실무 경력 10년 이상의 대기업 출신자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 현재 1차 서류심사와 2차 선정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51명의 디자인 멘토가 활동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센터에서 적합한 분야의 멘토를 연결해준다. 멘토링을 진행한 멘토에게는 건당 15만 원의 자문 수당이 지급된다.

    이 서비스는 중소기업뿐 아니라 디자인 멘토에게도 도움을 준다. 디자인 멘토 상당수가 직접 디자인회사를 운영하거나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기 때문이다. 디자인 멘토인 엘앤씨디자인 이대현 대표는 “자문 수당은 많지 않지만, 멘토링을 통해 많은 중소기업과 만나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늘릴 수 있다”고 전했다.

    ‘애프터 케어’도 꾸준히 진행

    우수한 기술력에 디자인 날개 달다

    구로디자인 지원센터의 신희인 센터장.

    센터의 또 다른 지원 사업은 ‘디자인 컨설팅 및 개발 지원’이다. 앞선 예에서 보듯, 독자적인 디자인 개발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전문 디자인회사를 연계해준다. 디자인회사는 연계된 중소기업의 디자인 상황을 진단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등 다각적으로 디자인 컨설팅을 진행한다. 특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에 대해선 디자인 개발 지원도 병행한다. 즉 디자인회사가 제안한 디자인으로 제품을 개발, 생산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앞서 (주)금잔디음향이 받은 지원이 여기에 속한다. 센터에서는 디자인 컨설팅으로 최대 300만 원, 제품 디자인 개발로 최대 2000만 원(전체 개발 비용의 60% 이내)과 더불어 디자인지식재산권 출원 비용도 지원해준다. 이 밖에도 중소기업 대상으로 디자인 교육을 실시하고,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신희인 센터장은 “이 같은 지원 사업은 중소기업과 디자인회사 모두 상생하는 장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은 저렴한 비용으로 디자인 컨설팅을 받을 수 있고, 디자인회사는 이를 통해 안정적 수익을 올리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기 때문. 칼라스 스피커의 디자인 작업을 진행한 (주)투엠솔루션 정상윤 대표는 “수익 이상으로 양질의 중소기업을 소개받아 함께 작업한다는 것 자체가 회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우리 센터의 디자인 지원 서비스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대한 투자라기보단, 약간의 아쉬움이 있는 기존 제품에 디자인적 ‘매력’을 더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한번 지원해주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모니터링한 뒤 좋은 성과를 거둔 중소기업에 집중 지원을 하는 등 ‘애프터케어’를 꾸준히 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이 이 같은 디자인 지원사업의 혜택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찾아가는 디자인 멘토링 서비스는 상시 모집이니,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기업은 센터(02-838-8105~9)에 문의해 지원하면 된다. ‘디자인 컨설팅 및 개발 지원’은 2010년 이미 모집이 끝났다. 현재 150여 개 중소기업이 디자인 컨설팅 지원을 받았고, 이 중 50여 개 기업은 개발 지원까지 받았다. 하지만 안타까워할 필요는 없다. 2011년에도 상반기, 하반기 대상 기업을 모집할 예정이기 때문. 서울시에서 사업 공고를 낼 때 지원하면 된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서울디자인재단 홈페이지(www.seouldesign.or.kr)나 센터로 문의한다.

    구로디자인지원센터의 디자인 지원 서비스를 받으려면?

    우수한 기술력에 디자인 날개 달다

    디자인 지원 후 결과물에 대한 외부 전문가의 평가를 반드시 받음으로써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

    찾아가는 디자인 멘토링 서비스

    사업 공고→신청서 제출→지원 분야 멘토와 연계→1차 방문 진단→2차

    방문 진단→3차 해결→결과 평가→디자인 멘토에게 자문 수당 지급

    디자인 컨설팅 및 개발 지원

    사업 공고→신청서 제출→서류 평가(외부 전문가)→지원 대상 기업 선정→협약 체결→사업 진행→1차 지원금 지급→결과 평가(외부 전문가)→2차 지원금 지급→모크업(mock-up·실물 크기의 모형) 바우처 제공→디자인 특허 출원→사례집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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