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20

2010.01.19

자기다운 삶과 배움의 길 뚜벅뚜벅 ‘싱그러운 청춘歌’

  • 김광화 flowingsky@naver.com

    입력2010-01-14 1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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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다운 삶과 배움의 길 뚜벅뚜벅 ‘싱그러운 청춘歌’
    “두려워하지 않는 삶 배우기”

    너희 모두 대학에 대한 생각이 정리됐다니, 어디 그 이야기부터 들어보자.

    자기다운 삶과 배움의 길 뚜벅뚜벅 ‘싱그러운 청춘歌’
    : “한동안 대학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어요. 검정고시를 본다고 서울에서 몇 달 생활해보았는데, 정말 할 게 못 되더라고요. 사람은 많은데 깊이 있는 소통은 안 되고, 오히려 더 외롭더라고요. 정말 내가 배우고 싶은 걸 가르쳐줄 대학도 없었거든요.”

    우리 : “정말 배우고 싶은 게 있어서 대학 가는 친구는 드문 거 같아요. 언제부터인가 배움이 즐거움이 아니라 해야 하는 강박이 되었다고 봐요. 그러다 보니 배우면 배울수록 스스로 배우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거 참 좋은 이야기구나. 이제는 대학 졸업장은 물론이고 박사 학위를 따고도 제 앞가림 못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니까. 그렇다면 너희가 생각하는 배움은 무엇이니?



    우리 :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삶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요즘은 열정을 갖고 살아야 할 젊은 친구들조차 대부분 걱정이 많잖아요? 자신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개발하지 않고, 자기 이외의 것에서 필요 이상을 갈구하니까 그렇다고 봐요. 또한 교육에도 문제가 많아요. 모든 걸 의무로 만들어버리니까 진짜 재미있는 것들조차 재미없게 되잖아요. 수학의 경우, 정말 재미있는 학문인데 이를 즐겁게 받아들이는 학생이 얼마나 되나요. 공부를 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두려움을 배우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자기다운 삶과 배움의 길 뚜벅뚜벅 ‘싱그러운 청춘歌’
    : “학교를 다니는 내 동생을 보면 오빠 말이 실감이 나요. 동생이 오카리나를 배우는데 안 가르쳐주면 못해요. 악보가 없으면 못하고. 악기랑 놀 줄을 모른다고 할까. 이리도 불어보고 저리도 불어보면서 음과 친해지고 악기를 즐겁게 다루어야 하는데, 가르쳐준 것만 하더라고요. 가끔은 실수하는 것도 값지다고 생각해요. 뭐든 처음부터 완벽하게 배우고 완벽하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해보면서 자기 걸로 만들어야 오래 기억에 남잖아요.”

    자기다운 삶과 배움의 길 뚜벅뚜벅 ‘싱그러운 청춘歌’

    1 수다를 떨면서 우리 부부 초상화를 그리는 젊은이들. 2 연주에 앞서 악기랑 놀 줄 알아야 한다.



    좀더 근본적인 걸 물어보자. 스스로 배울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탱 : “배우고 발전하려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내재하지 않나요? 그게 어떤 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거라고 봐요. 가끔 심심해보기도 하고, 때로는 실수도 하면서. 그렇지 않고 외부 자극에만 의존하다 보면 정작 자신의 머리는 텅 비고, 받아들이기밖에 할 줄 모르게 되잖아요. 아무것도 배우지 않고, 정체되면 누구나 우울해지지 않나요?”

    자기다운 삶과 배움의 길 뚜벅뚜벅 ‘싱그러운 청춘歌’

    3 밀가루와 버터 대신 누룽지와 고구마로 만든 치즈파이. 4 겨울 제철 음식이자 별미인 매생이국.

    “무엇이든 잘할 수 있는 자신감”

    우리 : “나는 두 가지로 봐요. 하나는 내부 자극. 내가 좋아하는 건 스스로 찾아 할 수 있잖아요. 또 하나는 관심은 있었지만 미처 동기유발이 안 된 경우인데 이때는 적절한 외부 자극이 필요해요. 내가 느끼는 외부 자극은 좀 다양한데, 우선 책을 들 수 있고. 그 외에 영화, 음악 그리고 친구들 영향도 크네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째 부모 이야기가 없네. 나로서는 좀 서운하다. 부모는 외부 자극에 들어가지 않는 거야?

    우리 : “부모님은 ‘원초적 자극’이라고 봐야지요.”(웃음)

    원초적 자극! 야, 그것 참 근사하다. 좀 야한 느낌도 들고.(웃음) 원초적 자극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자. 대학을 안 간다면 안 가도 될 만큼 하고 싶은 게 있다는 말인데. 최근의 이야기도 좋고, 아니면 장기적인 계획 같은 게 있다면?

    우리 : “저는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아요. 음악도 하고 싶고, 영화도 하고 싶고, 이것저것 만드는 것도 좋아해요. 예전에는 이 가운데 한 가지만 파야 하는 건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는데 요즘은 달라졌어요.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거든요. 요 몇 해 뜻이 비슷한 친구들과 모임을 하다 보니 둘레 힘을 잘 활용하면 뭐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자기다운 삶과 배움의 길 뚜벅뚜벅 ‘싱그러운 청춘歌’
    : “저는 집안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어요. 요즘 우리 집은 좀 정체된 거 같아요. 엄마 아빠가 집안에 집중을 별로 안 해요. 낮에 공부방이다, 체험마을이다, 새로 이사 온 이웃을 돌본다 해서 바쁘게 보내면 저녁에는 기운이 없으니까, 식구끼리 이야기도 별로 안 하게 됐어요. 물론 부모님도 부모님만의 삶이 있겠지만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도 있는 건데.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며칠 전에는 내가 엄마 아빠를 한자리에 불렀어요. 집에도 좀 신경 쓰고 집중을 해달라, 불편한 집도 고치고 정리정돈도 하고. 이런 이야기를 막 했더니 엄마 아빠가 시간을 좀 달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가끔은 집을 혁명적으로 뒤집는 게 필요하다 싶어요.(웃음) 장기적으로는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서 내 집을 짓고 싶어요. 머릿속으로 설계도 해보고 집터는 어디가 좋을지도 생각하지요. 아빠한테 집짓기도 배울 계획이고, 이래저래 꿈에 부풀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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