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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날씨에 마시는 핫팩 같은 무료 음료 한 잔

서울 마포구 네이처시크릿 웜바디 체온카페 가보니

영하 날씨에 마시는 핫팩 같은 무료 음료 한 잔

동아오츠카가 2월까지 운영하는 ‘네이처시크릿 웜바디 체온카페’에서는 음료를 무료로 제공한다. [지호영 기자]

동아오츠카가 2월까지 운영하는 ‘네이처시크릿 웜바디 체온카페’에서는 음료를 무료로 제공한다. [지호영 기자]

날이 춥다. 추워도 너무 춥다. 정말 자비라곤 ‘1도’ 없는 날씨다. 시베리아로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도 시베리아보다 서울이 더 춥다고 입을 모을 정도니 ‘서베리아’(서울+시베리아)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은 아니리라. 1월 23일은 내륙지역 아침 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떨어져 한파특보가 발효된 날이었다. 이런 날 외부 취재 일정을 잡은 것을 자책하며 서울 마포구 합정역 근처에 자리한 ‘네이처시크릿 웜바디 체온카페’에 사진기자와 함께 도착했다. 

애써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웜바디 체온카페’라는 이름 그대로 동아오츠카의 히팅 푸드 음료 ‘네이처시크릿 웜바디’(웜바디)를 마시며 몸을 녹일 수 있는 공간이니까. 이런 날씨에 쿨링 푸드를 먹지 않는 게 어디인가. 참고로 ‘웜바디’라고 해서 속옷 브랜드 카페라고 착각해선 안 된다. 물론 과거 ‘웜바디’라는 속옷 브랜드가 있었지만 말이다.


카페 방문하면 음료가 무료

‘웜바디 체온카페’에서 ‘웜바디’를 마시며 몸을 녹이는 사람들. [지호영 기자]

‘웜바디 체온카페’에서 ‘웜바디’를 마시며 몸을 녹이는 사람들. [지호영 기자]

음료 ‘웜바디’는 동아오츠카에서 지난해 말 내놓은 제품이다. 예전에 편의점 온장고에서 볼 수 있던 동아오츠카의 ‘겨울나기’를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 ‘겨울나기’는 겨울에만 마셔야 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었다. ‘웜바디’는 언제 어디서나 온기가 필요할 때 마시면 체온 상승에 도움이 되는 성분을 함유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은 2월 28일까지만 운영되는 ‘한정판’ 카페다. 동아오츠카에서 특정 음료를 홍보하고자 공간을 장기간 대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동아오츠카는 스테디셀러인 ‘포카리스웨트’와 요즘 선전 중인 ‘오로나민C’에 힘입어 여름철 음료시장 강자로 꼽힌다. 동아오츠카가 300억 원대 규모의 겨울철 음료시장을 접수하려고 만든 것이 바로 ‘웜바디’다. 

이 카페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끈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첫째, 음료를 무료로 준다. 둘째, ‘핫핑크’ 컬러로 예쁘게 꾸며 사진이 잘 나온다. 함께 사진을 찍어 올리면 ‘좋아요’ 20개는 받을 듯한 분홍색 펭귄 캐릭터 ‘세이’ 인형도 있다. 아쉽게도 기자가 찾아간 날에는 ‘세이’가 동아오츠카 내부 행사에 동원돼 볼 수 없었다. 

카페는 그야말로 분홍색으로 가득한 공간이었다. ‘나는 너를 웜(warm)해’라는 귀여운 느낌의 분홍색 네온사인도 눈에 띄었다. ‘따뜻한 체온을 느껴봐’라는 광고 문구답게 ‘웜바디’는 허브인 윈터세이보리를 비롯해 벌꿀, 생강, 배 등 체온을 올리고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성분을 담았다. 윈터세이보리는 유럽에서 주로 나는 꿀풀과 식물로, 깊고 진한 향을 갖고 있다. 일단 너무 추워서 음료부터 마시고 싶었지만 그 전에 할 일이 있었다.


음료 마시고 사진 찍어보니 빨개진 손

‘웜바디 체온카페’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게임기가 있다. [지호영 기자]

‘웜바디 체온카페’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게임기가 있다. [지호영 기자]

이곳에서는 열화상카메라로 음료를 마시기 전과 후의 체온 변화를 촬영해 사진으로 프린트해준다. 지금처럼 추울 때 음료를 마시고 사진을 찍으면 정말 드라마틱한 변화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음료 한 잔 마신다고 꽁꽁 언 몸이 풀릴까 하는 반신반의하는 마음도 있었다. 매장 직원의 도움을 받아 열화상카메라로 손을 촬영했다. 최저 온도 25.9도, 최고 온도 34도로 손바닥 일부를 제외하고는 손 대부분이 노란색과 초록색이었다. 열화상카메라로 볼 때 노란색에서 파란색으로 갈수록 온도가 낮고 빨간색과 흰색으로 갈수록 온도가 높다. 사진을 찍고 자리에 앉아 음료를 기다렸다. 따끈하게 데운 ‘웜바디’가 종이컵에 담겨 나왔다. 

코끝에서 연한 생강향이 느껴졌다. 진한 생강차는 특유의 알싸한 맛 때문에 즐겨 마시지 않는 편인데, ‘웜바디’는 벌꿀과 허브가 들어가 있어 맛이 중화된 느낌이었다. 꿀물보다 덜 느끼하지만, 그렇다고 생강 맛이 강하지도 않았다. 따끈한 ‘웜바디’를 조금씩 마시다 보니 몸이 녹으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마시는 핫팩이 있다면 이런 기분일까. 음료를 마시며 카페를 둘러봤다. 이날 카페에는 젊은 남녀들이 각각 책과 노트북컴퓨터 등을 펴놓은 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입구 근처에는 조이스틱이 달린 게임기가 2대 놓여 있어 카페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었다. 게임기에 넣는 코인은 매장 직원에게 얘기하면 무제한 받을 수 있었다. 


분홍색 펭귄 캐릭터 ‘세이’. 매장 직원이 음료를 마시기 전과 후의 체온을 열화상카메라로 찍고 있는 모습 및 결과(왼쪽부터). [지호영 기자]

분홍색 펭귄 캐릭터 ‘세이’. 매장 직원이 음료를 마시기 전과 후의 체온을 열화상카메라로 찍고 있는 모습 및 결과(왼쪽부터). [지호영 기자]

매장 직원은 “대부분 외관을 보고 호기심에 들어오거나 SNS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찾아온다. 합정역 근처 회사원들이 점심식사를 마치고 단체로 와 음료를 받아가기도 한다. 아예 사내 미팅 장소를 이 카페로 잡고 이곳에서 회의를 한 단체도 있다”고 말했다. ‘웜바디 카페’는 2월 말까지 평일 낮에는 무료 대관도 진행한다. 이때는 다른 손님의 출입이 불가능하니 SNS에서 대관 일정을 확인하고 가는 게 좋다. 초기에는 간단한 DIY(do-it-yourself)나 스트레칭 수업이 주를 이뤘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대관 예약이 거의 다 찼다고 한다. 

음료를 마신 뒤 몸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리며 게임기 앞에 앉았다. 깔린 게임이 너무 많아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선택 장애에 부딪혔다. 추억의 게임 갤러그를 몇 판 하다 보니 어느덧 몸이 따뜻해진 느낌이었다. 기분 때문인지 등에서 땀이 조금씩 나는 것 같았다. 매장 직원에게 체온 사진을 다시 찍고 싶다고 했다. 직원이 열화상카메라를 손 위에 가져다 대니 새빨간 손이 나타났다. 최저 온도 26.9도, 최고 온도 36.4도로 아까보다 전체적으로 1~2도 상승한 셈이었다. 이곳에서는 음료를 마시기 전과 후의 체온 사진을 프린트해 종이 액자에 끼워 기념으로 제공한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이 카페를 방문한 사람들 가운데 드라마틱하게 체온 변화가 있었던 분들의 사진을 테이블에 올려두는데, 기자님의 체온 변화가 가장 드라마틱하다”고 말했다. 아, 이렇게 쉬운 사람이 되면 안 되는데.


‘겨울철 = 꿀차’ 공식이 지겹다면

서울지하철 2 · 6호선 합정역 인근에 있는 ‘웜바디 체온카페 ’. [지호영 기자]

서울지하철 2 · 6호선 합정역 인근에 있는 ‘웜바디 체온카페 ’. [지호영 기자]

‘웜바디’는 시중에서 180mℓ병으로 1500원에 판매된다. 다른 사람들은 이 음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겨울철 스노보드를 즐기는 한 30대 남성은 “어릴 때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던 생강꿀차 맛이다. 너무 진하거나 인위적이지 않은 맛”이라며 “리조트에서 스노보드를 타고 나면 몸이 꽁꽁 얼어 있는데, 그럴 때 한두 병 마셔봐야겠다”고 말했다. 추위를 많이 타는 한 30대 여성은 “수족냉증이 심한 편이다. 편의점에서 보고 호기심에 마신 적이 있는데 딱 예상한 맛이었다. 그냥 먹으면 다른 차들과 다를 바 없고, 뜨겁게 데워 마시면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일반적인 꿀차보다 덜 느끼해 좋다”고 했다. 한 30대 남성은 맛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아마 따뜻한 몸을 연상하라고 이름 붙였겠지만 들을 때마다 좀비 영화 ‘웜바디스’가 떠올라 웃었다”고 말했다. 

‘웜바디’는 진득한 꿀차가 지겨운 사람이나 향이 진한 생강차를 잘 먹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대안이 될 수 있을 듯하다. 그날 이후 편의점에서 사온 ‘웜바디’ 2병을 더 먹어보고 나서 쓰는 것이다. 참고로, 꼭 따끈하게 데워 마시자. 그래야 ‘웜바디’의 진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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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2018.02.07 1125호 (p72~75)

  •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사진 = 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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