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로 열린 프레지던츠컵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0월 6일부터 11일까지 엿새간 열린 이 대회의 결과는 미국팀의 1점차 신승. 인터내셔널팀이 15.5 대 14.5로 지면서 미국팀에 대한 역대 전적은 1승9패1무로 더 벌어졌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국내 골프에선 보기 힘든 많은 명장면을 연출해냈다.
먼저 외국에서 온 열혈 응원단을 들 수 있다. 1997년 결성된 호주의 골프팬 커뮤니티 퍼내틱스(Fanatics·광신자) 소속 20명의 응원단은 노란색 바탕에 초록색 글자 ‘Fanatics’가 새겨진 옷을 입고 대회 내내 코스를 누비며 합창(떼창)을 하고 구호를 외쳤다. 대회 사흘째에는 태극기를 준비해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을 추면서 대회 흥행을 주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포츠클럽 커뮤니티이자 골프계의 ‘붉은악마’라 부르는 ‘핑크엘리펀트(Pink Elephant)’ 회원들은 자국 국기로 만든 옷을 입고 열띤 응원을 펼쳤다. 골프도 열화와 같은 응원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퍼포먼스였다.
베테랑 선수들의 스포츠맨십도 대회 분위기를 훈훈하게 했다. 11번의 대회에 모두 출전한 필 미켈슨은 본 경기 둘째 날 7번 홀에서 잘못된 공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됐다. 원래 룰은 ‘실수를 한 홀은 일단 그대로 진행한 뒤 나중에 홀 하나만 패배 처리’하는 것. 뒤늦게 룰을 안 마크 러셀 경기위원장은 “우리가 룰을 잘못 적용했다”며 사과했고, 한 번의 실수로 두 홀에서 패배한 미켈슨은 “선수가 룰을 몰랐으니 내 잘못”이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일몰 후 치른 라운드도 이색적이었다. 아침 비 예보로 오후 경기가 줄줄이 늦어진 셋째 날, 마지막 조였던 미국 조던 스피스와 호주 제이슨 데이는 오후 1시 30분이 넘어서야 첫 홀을 출발했다. 세계 1, 2위의 아슬아슬한 박빙 승부가 이어지면서 경기는 저녁 6시 해가 진 뒤까지도 계속됐다. 결국 저녁 6시 20분쯤 16번 홀에서 조던 스피스 조의 3·2승(2홀 남기고 3홀차 승리)으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그다음 날로 매치가 미뤄질 뻔한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13번 홀에서 경기가 끝난 최저타 승리도 화제였다. 매치플레이 골프는 홀마다 승부가 가려지는데, 셋째 날 오후 포볼매치에서 대기록이 작성됐다. 인터내셔널팀 배상문-마쓰야마 히데키 조가 미국팀 지미 워커-크리스 커크 조를 13번 홀에서 6점차로 이기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기록은 이 대회 15년 역사상 포볼매치에서 나온 최저타 승리였다.
싱글매치 12경기 마지막 날 14번 홀 그린에서 경기위원이 퍼트 순서를 동전 던지기로 정한 것도 보기 드문 일이었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와 미국팀 더스틴 존슨이 친 공이 홀을 가운데 두고 2.5m로 똑같은 거리에 놓이자 경기위원이 동전을 던진 것. 매치플레이에서 거리를 잘못 계산해 순서를 어기고 스트로크를 하면 홀 패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켈슨의 벙커샷 마술도 단연 화제. 첫째 날 파3(207야드·약 189m) 13번 홀에선 그린 옆 벙커에서 친 샷을 홀인시켜 버디를 잡은 데 이어, 둘째 날 파4(463야드·약 423m) 12번 홀에선 163야드(약 149m) 거리의 페어웨이벙커에서 친 세컨드샷을 홀인시켜 이글을 잡았다.
연습경기 이틀을 합쳐 엿새간 10만 명을 넘긴 갤러리 수도 대기록이었다. 1만 명 갤러리도 채우기 힘든 국내 대회 현실에서 좋은 선수 유치와 재미난 경기 진행만 담보된다면 우리도 골프대회 흥행신화를 이룰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팀의 정신적 지주 필 미켈슨이 본선 경기 첫째 날인 10월 8일 포섬매치에서 15m짜리 벙커샷을 그대로 홀에 넣어 버디를 기록한 뒤 환호하고 있다.
먼저 외국에서 온 열혈 응원단을 들 수 있다. 1997년 결성된 호주의 골프팬 커뮤니티 퍼내틱스(Fanatics·광신자) 소속 20명의 응원단은 노란색 바탕에 초록색 글자 ‘Fanatics’가 새겨진 옷을 입고 대회 내내 코스를 누비며 합창(떼창)을 하고 구호를 외쳤다. 대회 사흘째에는 태극기를 준비해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을 추면서 대회 흥행을 주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포츠클럽 커뮤니티이자 골프계의 ‘붉은악마’라 부르는 ‘핑크엘리펀트(Pink Elephant)’ 회원들은 자국 국기로 만든 옷을 입고 열띤 응원을 펼쳤다. 골프도 열화와 같은 응원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퍼포먼스였다.
베테랑 선수들의 스포츠맨십도 대회 분위기를 훈훈하게 했다. 11번의 대회에 모두 출전한 필 미켈슨은 본 경기 둘째 날 7번 홀에서 잘못된 공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됐다. 원래 룰은 ‘실수를 한 홀은 일단 그대로 진행한 뒤 나중에 홀 하나만 패배 처리’하는 것. 뒤늦게 룰을 안 마크 러셀 경기위원장은 “우리가 룰을 잘못 적용했다”며 사과했고, 한 번의 실수로 두 홀에서 패배한 미켈슨은 “선수가 룰을 몰랐으니 내 잘못”이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일몰 후 치른 라운드도 이색적이었다. 아침 비 예보로 오후 경기가 줄줄이 늦어진 셋째 날, 마지막 조였던 미국 조던 스피스와 호주 제이슨 데이는 오후 1시 30분이 넘어서야 첫 홀을 출발했다. 세계 1, 2위의 아슬아슬한 박빙 승부가 이어지면서 경기는 저녁 6시 해가 진 뒤까지도 계속됐다. 결국 저녁 6시 20분쯤 16번 홀에서 조던 스피스 조의 3·2승(2홀 남기고 3홀차 승리)으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그다음 날로 매치가 미뤄질 뻔한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13번 홀에서 경기가 끝난 최저타 승리도 화제였다. 매치플레이 골프는 홀마다 승부가 가려지는데, 셋째 날 오후 포볼매치에서 대기록이 작성됐다. 인터내셔널팀 배상문-마쓰야마 히데키 조가 미국팀 지미 워커-크리스 커크 조를 13번 홀에서 6점차로 이기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기록은 이 대회 15년 역사상 포볼매치에서 나온 최저타 승리였다.
싱글매치 12경기 마지막 날 14번 홀 그린에서 경기위원이 퍼트 순서를 동전 던지기로 정한 것도 보기 드문 일이었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와 미국팀 더스틴 존슨이 친 공이 홀을 가운데 두고 2.5m로 똑같은 거리에 놓이자 경기위원이 동전을 던진 것. 매치플레이에서 거리를 잘못 계산해 순서를 어기고 스트로크를 하면 홀 패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켈슨의 벙커샷 마술도 단연 화제. 첫째 날 파3(207야드·약 189m) 13번 홀에선 그린 옆 벙커에서 친 샷을 홀인시켜 버디를 잡은 데 이어, 둘째 날 파4(463야드·약 423m) 12번 홀에선 163야드(약 149m) 거리의 페어웨이벙커에서 친 세컨드샷을 홀인시켜 이글을 잡았다.
연습경기 이틀을 합쳐 엿새간 10만 명을 넘긴 갤러리 수도 대기록이었다. 1만 명 갤러리도 채우기 힘든 국내 대회 현실에서 좋은 선수 유치와 재미난 경기 진행만 담보된다면 우리도 골프대회 흥행신화를 이룰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팀의 정신적 지주 필 미켈슨이 본선 경기 첫째 날인 10월 8일 포섬매치에서 15m짜리 벙커샷을 그대로 홀에 넣어 버디를 기록한 뒤 환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