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증(恐怖症)이란 게 있습니다. 영어로는 ‘포비아(phobia)’라고 하지요. 어떤 대상에 대한 두려운 감정, 곧 공포가 강박적 성향을 보이면서 때로 신체적 이상반응까지 일으키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누구나 들어본 적이 있는 고소공포증은 물론 대인공포증, 광장공포증, 이성(異性)공포증, 밀실공포증, 동물공포증, 에이즈공포증 등 종류도 무척 다양합니다. 뾰족한 물체만 봐도 심한 불안을 느끼는 이른바 ‘모서리공포증’까지 있어서 어느 영화의 모티프가 되기도 했더랬습니다.
이들은 어느 것이나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정상인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노라면 멀쩡한 사람들마저 공포증 환자로 둔갑시킬 만큼 험악하구나 싶습니다.
미국발(發) 금융 쇼크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을 덮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벌써 그 바통을 중국발 멜라민 분유 파문이 이어받았습니다. 알다시피,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 중인 이번 파문은 음식가공 과정에서 금지된 화학물질인 멜라민을 단백질 함유량을 높아 보이게 하려고 분유 등 유제품에 첨가한 것에서 비롯됐습니다. 멜라민이 사람 몸에 들어가면 대사가 이뤄지지 않고, 비록 소변으로 배출된다 해도 장기 복용할 경우 신장결석이 나타나고 방광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지요. 이에 더해 며칠 전엔 문제의 분유에서 뇌수막염이나 장염을 일으킬 수 있는 사카자키균까지 검출됐다는 소식마저 나왔으니 가히 ‘독(毒) 분유’라는 비유가 어긋나지 않는 듯하네요.
미국과 중국, 각기 역사의 장단(長短)에 차이는 있지만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명실공히 지상 최강의 두 나라입니다. 그런 양국의 탐욕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른 나라에 민폐를 끼치는 현 작태를 보면서 문득 지금부터 꼭 30년 전인 1978년의 미-중 국교 수립이 떠오릅니다. 양국이 탁구선수단 교환을 시작으로 화해 무드를 조성함으로써 이뤄진 당시의 외교적 성공을 두고 ‘핑퐁 외교’라는 신조어가 회자되기도 했지요.
지금의 상황을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양국이 한 팀을 이룬 피구(避球) 경기를 연상케 합니다. 여러분도 해보셨듯, 일정 구역 안에서 상대편을 공으로 맞히는 놀이지요. 상대가 셀수록 내 몸에 맞는 공의 강도도 세고 그만큼 고통도 큽니다.
그 고통을 줄이려면 방법은 두 가지뿐입니다. 공을 받아 잡거나 피하거나. 하지만 어디서 어떤 구질의 공이 날아들지 모르니 받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피해야지요. 그러려면 우리 팀은 서로 등을 맞대고 상대편의 누가 공을 어디를 겨냥해 던지나 유심히 살피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가 그와 비슷한 노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아프리카에서까지 중국산 유제품 수입 금지 움직임이 이는 판에, 우리 정부는 중국산 유제품에 대한 즉각적인 금수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앞서 정부는 10년 후 국가의 먹을거리를 마련할 신(新)성장동력 22가지를 선정하고, 향후 5년간 99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태양전지, 원전 플랜트, 반도체, 디스플레이…. 뭐, 다 좋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성장동력을 만드는 힘은 국민 건강에서 나오는 것 아닙니까? 제대로 된 걸 먹어야 온전히 힘을 쓰지요.
아, 먹을거리 공포증엔 뭘 먹는 게 좋을까요? 역시 먹고사는 건 언제나 중차대한 문제입니다.
이들은 어느 것이나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정상인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노라면 멀쩡한 사람들마저 공포증 환자로 둔갑시킬 만큼 험악하구나 싶습니다.
미국발(發) 금융 쇼크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을 덮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벌써 그 바통을 중국발 멜라민 분유 파문이 이어받았습니다. 알다시피,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 중인 이번 파문은 음식가공 과정에서 금지된 화학물질인 멜라민을 단백질 함유량을 높아 보이게 하려고 분유 등 유제품에 첨가한 것에서 비롯됐습니다. 멜라민이 사람 몸에 들어가면 대사가 이뤄지지 않고, 비록 소변으로 배출된다 해도 장기 복용할 경우 신장결석이 나타나고 방광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지요. 이에 더해 며칠 전엔 문제의 분유에서 뇌수막염이나 장염을 일으킬 수 있는 사카자키균까지 검출됐다는 소식마저 나왔으니 가히 ‘독(毒) 분유’라는 비유가 어긋나지 않는 듯하네요.
미국과 중국, 각기 역사의 장단(長短)에 차이는 있지만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명실공히 지상 최강의 두 나라입니다. 그런 양국의 탐욕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른 나라에 민폐를 끼치는 현 작태를 보면서 문득 지금부터 꼭 30년 전인 1978년의 미-중 국교 수립이 떠오릅니다. 양국이 탁구선수단 교환을 시작으로 화해 무드를 조성함으로써 이뤄진 당시의 외교적 성공을 두고 ‘핑퐁 외교’라는 신조어가 회자되기도 했지요.
지금의 상황을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양국이 한 팀을 이룬 피구(避球) 경기를 연상케 합니다. 여러분도 해보셨듯, 일정 구역 안에서 상대편을 공으로 맞히는 놀이지요. 상대가 셀수록 내 몸에 맞는 공의 강도도 세고 그만큼 고통도 큽니다.
그 고통을 줄이려면 방법은 두 가지뿐입니다. 공을 받아 잡거나 피하거나. 하지만 어디서 어떤 구질의 공이 날아들지 모르니 받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피해야지요. 그러려면 우리 팀은 서로 등을 맞대고 상대편의 누가 공을 어디를 겨냥해 던지나 유심히 살피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가 그와 비슷한 노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아프리카에서까지 중국산 유제품 수입 금지 움직임이 이는 판에, 우리 정부는 중국산 유제품에 대한 즉각적인 금수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편집장 김진수
아, 먹을거리 공포증엔 뭘 먹는 게 좋을까요? 역시 먹고사는 건 언제나 중차대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