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광우병과 쇠고기의 안전성’` 토론회에서 우희종 교수(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토론을 하고 있다.
우 교수는 각종 언론매체와의 인터뷰 및 간담회에서 “30개월령에 대한 어떤 기준을 정하고 그것을 단순히 치아로 판별하는 것은 무리다” “광우병위험물질(SRM)은 소장 전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해온, 광우병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주간동아’가 취재한 결과 우 교수의 이름으로 게재된 국내 학술지 16건, 도서 3건에서 광우병 관련 연구는 한 건도 찾을 수 없었다. 면역학을 전공한 우 교수는 최근 ‘복잡계 이론으로 본 생명과 깨달음의 구조’(2007) ‘생명이란 무엇인가’(2007) 등 광우병과는 관련 없는 내용을 학술지에 게재했다.
2007년까지 발표 논문 중 광우병 관련 연구논문 한 건도 없어
우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의 연구용역을 받아 프리온 관련 연구를 2005년과 2006년에 걸쳐 두 차례 실시했다. 그러나 이 연구들도 광우병과 무관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식약청이 의뢰한 연구는 ‘광우병의 생체 조기진단 기법 개발’인데, 우 교수가 내놓은 결과는 정상적인 프리온으로 한 연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2차년도의 연구내용에 포함된 ‘병원성 프리온 특이항체 확보’ 사항은 수행조차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식약청은 이미 진행된 우 교수의 연구가 애초 목적과 맞지 않는 데다, 연구 결과 제출도 늦어져 연구지체금 480만원을 납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식약청 국립독성과학원 우기봉 과장은 “(우 교수가) 계속 납부를 거부하면 서울대에 준 다른 연구지원금과 상계해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광우병 전문가는 “우 교수가 언론 등에서 한 광우병 관련 발언은 수의학과 교수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원론적인 내용이다. 비전문가의 주장이 전문가의 견해로 왜곡돼 사회에 전달되고 있다. 그는 왜 광우병이 위험한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위험만 부풀렸다”고 비판했다.
우 교수는 이에 대해 “나 스스로 광우병 전문가라고 말한 적이 없다. 수의학과 교수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 왜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그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나? (전문가 여부를 운위하는 건 나에 대한) 흠집내기에 불과하다. 광우병에 대해선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다. 국내에서는 프리온 연구 상황이 매우 열악하기에 실제 연구하는 것만으로도 전문가로서 발언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식약청의 연구용역과 관련해서는 “정상 프리온에 대한 연구 결과도 충분히 병원성 프리온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 광우병에 병원성과 정상적인 프리온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정상적인 프리온을 확인해놓으면 효소나 열처리를 통해 병원성 프리온에 적용한다. 식약청이 나의 연구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만큼 행정소송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우 교수는 광우병 파문으로 촉발한 이번 촛불집회의 주최로 알려진 광우병국민대책회의의 전문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