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청(왼쪽)과 서울시 및 서울시 자치구가 보낸 코로나19 관련 재난문자. [최진렬 기자, 지호영 기자]
“서울시가 하니까 우리는 안 했지…”
재난문자는 재난 피해 최소화를 목적으로 이동통신사 기지국의 일정 반경 내에 있는 모든 가입자에게 문자메시지로 긴급 사항을 안내하는 서비스다. 행정안전부(행안부)가 이동통신 3사와 함께 구축해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미세먼지 경보 등에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확진자 동선 등을 알리는 용도로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1월 23일 코로나19 관련 첫 재난문자가 발송된 이래 3월 2일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1405건의 코로나19 재난문자가 발송됐다.종로구에서는 1월 30일 첫 확진자(6번)가 나온 이후 2월 26일까지 모두 1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2월 16일 확진 판정을 받은 30번 확진자는 판정 사흘 전부터 종로구 내 카페와 식당, 약국 등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2월 20일 확진 결과를 통보받은 83번 확진자 역시 종로구 소재 교회와 노인종합복지관 등을 다녔다. 하지만 종로구청은 이들의 감염경로나 동선을 재난문자로 관내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이미 서울시가 코로나19 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있어 우리까지 발송하면 중복될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간동아’가 국민재난안전포털을 통해 확인한 결과 서울시는 종로구 확진자에 대한 정보를 재난문자로 발송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그 대신 종로구청은 홈페이지에서 코로나19 소식 문자메시지 발송 서비스를 신청한 주민을 대상으로 관련 정보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신청한 사람은 1만6000여 명으로 종로구 전체 주민(14만6000여 명)의 11%에 불과하다. 구로구청 관계자 역시 “서울시가 ‘자치구는 재난문자 이용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보내왔다. 이에 코로나19 관련 정보는 구청 홈페이지에 올린다”고 밝혔다.
서울시 “무분별한 송출 하지 말라 했을 뿐”
코로나19 사태가 심화하는 가운데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종로구청은 재난문자와 관련한 ‘주간동아’ 취재에 응하고 반나절이 지난 3월 2일 오후 7시 15분 첫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재난문자 내용은 ‘금일 추가 확진자 없음’. 종로구 직장인 유모(43) 씨는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는 연락 한 번 없더니, 뒤늦게 별 내용 없는 문자를 보내와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3월 2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청이 보낸 재난문자 내용. [최진렬 기자]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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