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마니아들의 ‘드림카’인 슈퍼카를 탄다는 건 부러움과 질시의 대상이다. 얼마 전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수억 원대 슈퍼카 2대를 몰다 고의 추돌사고를 낸 부부가 세간의 화제였다. 배우자의 외도를 의심한 아내 이모(28) 씨가 자신의 벤틀리로 남편 박모(37) 씨의 페라리를 뒤에서 들이받은 것. 이씨가 탄 벤틀리 컨티넨탈GT의 가격은 2~3억 원대, 박씨가 탄 페라리 F12 베를리네타는 5억 원대였다. 슈퍼카를 2대나 보유한 부부가 경찰 조사에서 직업이 없다고 한 것은 물론, 차량도 부부 소유가 아닌 것으로 알려지자 슈퍼카와 그 주인에 대한 관심도 한층 커졌다. 국내에서는 어떤 슈퍼카가 인기이고, 어떤 사람들이 슈퍼카를 탈까.
슈퍼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통상적으로는 스포츠카 중에서도 고성능에 디자인이 탁월하고 희소성이 큰 모델이 슈퍼카로 통한다. 자동차 애호가들은 △2억 원 이상 △최고속도 시속 300km 이상, 최고출력 500마력 이상 △제로백(0km/h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 4초 이하 등을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이 때문에 벤틀리와 마세라티는 슈퍼카 대열에 낄 때도 있지만 럭셔리카 대열로 구분되기도 한다. 포르셰 911 터보S 모델 역시 그냥 스포츠카로 보는 사람과 슈퍼카로 분류하는 사람이 있다.
고성능에 희소성 큰 차
국내에서 슈퍼카를 비롯한 수입차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7월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가 2만707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7월 누적 신규 등록대수는 14만539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했다. 지난해 협회에 신규 등록된 수입차 대수(19만6359대) 중 1억5000만 원 이상의 초고가 차량은 5616대로 2013년(2923대) 대비 92.1% 증가했다.
7월부터 판매량이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에 포함된 람보르기니의 지난 달 7월 판매량은 총 3대(우라칸 2대, 아벤타도르 1대). 우라칸은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의 후속 모델이고, 아벤타도르는 최고출력 700마력, 제로백 2.9초의 슈퍼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람보르기니는 175대(2013년 12월 기준)다. 페라리는 지난해 국내에서 연간 주문량 100대를 돌파했다.
슈퍼카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영국의 대표적인 슈퍼카 애스턴마틴과 맥라렌도 지난해와 올해 각각 국내에 들어왔다. 애스턴마틴의 플래그십 모델 뱅퀴시는 V12 엔진 장착으로 최고출력 576마력, 최고속도 시속 324km, 제로백 3.8초를 자랑한다. 공식 수입 판매처인 기흥인터내셔널 애스턴마틴 담당자는 “밴티지부터 DB9, 라피드 S, 그리고 뱅퀴시까지 개성이 다른 라인업으로 고객 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맥라렌은 페라리와 더불어 F1 경기에 가장 오래 참가하고 우승을 많이 한 슈퍼카다. 인기 모델인 650S는 최고출력 650마력, 제로백 3초를 자랑한다. 맥라렌 서울 관계자는 “속도와 타인의 시선을 즐기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이 650S를 많이 찾는다. 특히 650S의 컨버터블 모델인 스파이더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슈퍼카 구매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 1~7월 244대가 팔린 벤틀리의 주력 모델은 럭셔리 세단 플라잉 스퍼와 쿠페 모델인 컨티넨탈이다. 올해 상반기 플라잉 스퍼 8기통은 8대, 12기통은 7대가 팔렸다. 플라잉 스퍼 W12 모델의 최고출력은 625마력, 제로백은 4.3초다. 벤틀리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원래 50, 60대 구매자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30, 40대까지 연령대가 낮아졌다. 12기통 모델을 주력으로 하던 플라잉 스퍼의 8기통 모델이 나오면서 좀 더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스피드와 타인의 시선 즐겨
사실 슈퍼카는 평소 쓰기에 편한 차량은 아닐뿐더러 유지 및 보수비용도 만만찮다. 그런데도 슈퍼카를 찾는 이유는 멋과 희소성 때문이다. 남들의 시선을 즐기는 슈퍼카 주인들은 30, 40대 남성이 대부분이지만 50, 60대와 극소수의 20대도 있다. 직업군을 살펴보면 개인사업가와 전문직, 임대업자, 그리고 소수의 ‘검은 직업’(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 등)군, 학생 등으로 나뉜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지난해 개설된 카페 ‘클럽 슈퍼카’의 회원 수는 1000여 명이다. 슈퍼카 회원들은 각자 애마를 끌고 서울 외곽으로 나가 드라이브를 하거나 맛집 또는 커피숍을 찾아가기도 한다.
페라리를 소유한 사업가 이모 씨는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오너가 많다. 최근에 맥라렌으로 교체한 사람들도 있다. 접근성이 높고 관리하기 좋다 보니 아우디 R8 오너가 많은데, BMW i8 오너도 최근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2010년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를 4억 원대에 구매한 자동차 블로거 이모 씨(닉네임 조르쉐)는 국산 식품 쇼핑몰 ‘조선황실’ 등 법인회사 3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씨는 “슈퍼카를 타는 사람들이 다 재벌이나 재벌 2세는 아니다. 나처럼 작은 사업으로 돈을 벌어 젊을 때 평생소원인 슈퍼카를 타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소유주인 의사 김모 씨는 “평소에는 바쁘게 사느라 못 타지만 한 달에 서너 차례 정도 주행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슈퍼카 오너 간에도 시내 주행이나 단체 주행 시 속도를 내면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어 각자 조심한다. 속도를 내고 싶을 땐 전남 영암 등에 있는 서킷 장소를 찾는다”고 말했다.
국내에 10여 대밖에 없는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를 타는 자동차 블로거 한모 씨(닉네임 우파푸른하늘)는 지난해 아벤타도르를 5억2000만 원에 구매했다 팔고 최근 오픈카인 아벤타도르 로드스터를 6억8000만 원에 샀다. 한씨는 이 차를 출퇴근용으로 쓴다. ‘억’ 소리 나는 슈퍼카 오너 중에도 ‘카푸어’가 있을까. 그는 “슈퍼카 중에도 리스가 가능한 차종이 있지만, 2억 원 넘는 차량은 유지비에 보험료만 1000만 원가량 들어가기 때문에 ‘카푸어’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 슈퍼카 오너가 100명 정도 있는데, 그들의 지인들도 슈퍼카를 타는 것을 보면 국내에 슈퍼카 오너가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국내에는 법인용 슈퍼카도 많다. 세제혜택을 누릴 목적으로 개인사업자나 법인 차원에서 슈퍼카를 구매하는 것이다. 한 중고차 딜러는 “업무용으로 슈퍼카를 여러 대 구매해 개인용이나 가족용으로 쓰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슈퍼카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바뀌어왔다. 남녀노소 불문한 드림카지만 관리와 상용화가 어려워 보편적으로 쓸 수 있는 차는 아니다. 워낙 고가라 일반 도로를 달리면 민폐가 될 수 있어 국내에서는 과시형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업무용 차량은 VIP용으로 정숙성이 요구되는데 고성능 스포츠카를 업무용으로 산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슈퍼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통상적으로는 스포츠카 중에서도 고성능에 디자인이 탁월하고 희소성이 큰 모델이 슈퍼카로 통한다. 자동차 애호가들은 △2억 원 이상 △최고속도 시속 300km 이상, 최고출력 500마력 이상 △제로백(0km/h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 4초 이하 등을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이 때문에 벤틀리와 마세라티는 슈퍼카 대열에 낄 때도 있지만 럭셔리카 대열로 구분되기도 한다. 포르셰 911 터보S 모델 역시 그냥 스포츠카로 보는 사람과 슈퍼카로 분류하는 사람이 있다.
고성능에 희소성 큰 차
국내에서 슈퍼카를 비롯한 수입차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7월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가 2만707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7월 누적 신규 등록대수는 14만539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했다. 지난해 협회에 신규 등록된 수입차 대수(19만6359대) 중 1억5000만 원 이상의 초고가 차량은 5616대로 2013년(2923대) 대비 92.1% 증가했다.
7월부터 판매량이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에 포함된 람보르기니의 지난 달 7월 판매량은 총 3대(우라칸 2대, 아벤타도르 1대). 우라칸은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의 후속 모델이고, 아벤타도르는 최고출력 700마력, 제로백 2.9초의 슈퍼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람보르기니는 175대(2013년 12월 기준)다. 페라리는 지난해 국내에서 연간 주문량 100대를 돌파했다.
슈퍼카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영국의 대표적인 슈퍼카 애스턴마틴과 맥라렌도 지난해와 올해 각각 국내에 들어왔다. 애스턴마틴의 플래그십 모델 뱅퀴시는 V12 엔진 장착으로 최고출력 576마력, 최고속도 시속 324km, 제로백 3.8초를 자랑한다. 공식 수입 판매처인 기흥인터내셔널 애스턴마틴 담당자는 “밴티지부터 DB9, 라피드 S, 그리고 뱅퀴시까지 개성이 다른 라인업으로 고객 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맥라렌은 페라리와 더불어 F1 경기에 가장 오래 참가하고 우승을 많이 한 슈퍼카다. 인기 모델인 650S는 최고출력 650마력, 제로백 3초를 자랑한다. 맥라렌 서울 관계자는 “속도와 타인의 시선을 즐기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이 650S를 많이 찾는다. 특히 650S의 컨버터블 모델인 스파이더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슈퍼카 구매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 1~7월 244대가 팔린 벤틀리의 주력 모델은 럭셔리 세단 플라잉 스퍼와 쿠페 모델인 컨티넨탈이다. 올해 상반기 플라잉 스퍼 8기통은 8대, 12기통은 7대가 팔렸다. 플라잉 스퍼 W12 모델의 최고출력은 625마력, 제로백은 4.3초다. 벤틀리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원래 50, 60대 구매자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30, 40대까지 연령대가 낮아졌다. 12기통 모델을 주력으로 하던 플라잉 스퍼의 8기통 모델이 나오면서 좀 더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스피드와 타인의 시선 즐겨
사실 슈퍼카는 평소 쓰기에 편한 차량은 아닐뿐더러 유지 및 보수비용도 만만찮다. 그런데도 슈퍼카를 찾는 이유는 멋과 희소성 때문이다. 남들의 시선을 즐기는 슈퍼카 주인들은 30, 40대 남성이 대부분이지만 50, 60대와 극소수의 20대도 있다. 직업군을 살펴보면 개인사업가와 전문직, 임대업자, 그리고 소수의 ‘검은 직업’(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 등)군, 학생 등으로 나뉜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지난해 개설된 카페 ‘클럽 슈퍼카’의 회원 수는 1000여 명이다. 슈퍼카 회원들은 각자 애마를 끌고 서울 외곽으로 나가 드라이브를 하거나 맛집 또는 커피숍을 찾아가기도 한다.
페라리를 소유한 사업가 이모 씨는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오너가 많다. 최근에 맥라렌으로 교체한 사람들도 있다. 접근성이 높고 관리하기 좋다 보니 아우디 R8 오너가 많은데, BMW i8 오너도 최근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2010년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를 4억 원대에 구매한 자동차 블로거 이모 씨(닉네임 조르쉐)는 국산 식품 쇼핑몰 ‘조선황실’ 등 법인회사 3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씨는 “슈퍼카를 타는 사람들이 다 재벌이나 재벌 2세는 아니다. 나처럼 작은 사업으로 돈을 벌어 젊을 때 평생소원인 슈퍼카를 타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소유주인 의사 김모 씨는 “평소에는 바쁘게 사느라 못 타지만 한 달에 서너 차례 정도 주행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슈퍼카 오너 간에도 시내 주행이나 단체 주행 시 속도를 내면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어 각자 조심한다. 속도를 내고 싶을 땐 전남 영암 등에 있는 서킷 장소를 찾는다”고 말했다.
국내에 10여 대밖에 없는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를 타는 자동차 블로거 한모 씨(닉네임 우파푸른하늘)는 지난해 아벤타도르를 5억2000만 원에 구매했다 팔고 최근 오픈카인 아벤타도르 로드스터를 6억8000만 원에 샀다. 한씨는 이 차를 출퇴근용으로 쓴다. ‘억’ 소리 나는 슈퍼카 오너 중에도 ‘카푸어’가 있을까. 그는 “슈퍼카 중에도 리스가 가능한 차종이 있지만, 2억 원 넘는 차량은 유지비에 보험료만 1000만 원가량 들어가기 때문에 ‘카푸어’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 슈퍼카 오너가 100명 정도 있는데, 그들의 지인들도 슈퍼카를 타는 것을 보면 국내에 슈퍼카 오너가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국내에는 법인용 슈퍼카도 많다. 세제혜택을 누릴 목적으로 개인사업자나 법인 차원에서 슈퍼카를 구매하는 것이다. 한 중고차 딜러는 “업무용으로 슈퍼카를 여러 대 구매해 개인용이나 가족용으로 쓰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슈퍼카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바뀌어왔다. 남녀노소 불문한 드림카지만 관리와 상용화가 어려워 보편적으로 쓸 수 있는 차는 아니다. 워낙 고가라 일반 도로를 달리면 민폐가 될 수 있어 국내에서는 과시형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업무용 차량은 VIP용으로 정숙성이 요구되는데 고성능 스포츠카를 업무용으로 산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