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얼빈역에 있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
10월 25일 일행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국적기를 이용해 의거 현장인 하얼빈에 도착한다. 오후 첫 목적지는 생화학실험으로 악명 높은 일본 관동군 ‘731부대’ 유적지. 민간인과 군인을 합쳐 1만 명에 이르는 중국인과 조선인, 몽골인, 러시아인, 일부 미국인과 유럽인이 이 부대의 실험 대상이었다.
이어지는 방문지는 안 의사의 마지막 유묵을 새긴 청초당(靑草塘) 비석. 봄에 풀이 푸르게 돋아나듯 우리나라의 자유독립도 그렇게 빨리 다가오기를 바란 안 의사의 염원이 담겨 있다. 이 비석은 자오린공원 내에 있다. 중국이 숭모하는 항일영웅이자 이 공원의 이름이 된 리자오린(李兆麟) 장군의 자취도 살펴본다. 이어 주변의 성소피아성당을 둘러본다. 근대 러시아의 영향을 받아 이국적인 비잔틴 양식으로 건축된 성당이다.
10월 26일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역 거사 기념일. 열차역 내 안중근 의사의 새 기념관을 찾아간다. 하얼빈시와 철도국이 공동으로 건립비를 부담해 올해 1월 19일 개관했다. 개관 후 처음 맞는 거사 기념일, 거사(1909년) 시각인 오전 9시 30분에 바로 그 역사의 현장 앞에 있게 되는 것이다.
오전 9시 30분 역사의 현장 방문
기념관 안에는 안 의사의 사진과 유필, 손도장, 흉상과 단지(斷指)한 손을 형상화한 청동 조각품 ‘거룩한 손’, 또한 안 의사가 의거를 결행하기까지 하얼빈에서 보낸 11일간의 행적, 체포된 뒤 뤼순(旅順)감옥에서의 수감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사진과 사료가 한국어, 중국어로 병기된 설명과 함께 전시돼 있다. 기념관 내부에서도 통유리창 너머로 ‘안중근 격살 이등박문 사건발생지’라는 문구가 새겨진 의거 현장이 마주 보인다. 이어 만주국 황제 푸이가 13년간 머문 궁전인 창춘(長春)의 위만주국(僞滿洲國) 황궁 박물관에 들를 계획이다.
사흘째인 10월 27일에는 민족 성산인 백두산을 찾는다. 백두산 서파산문을 통과해 40분 동안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장엄한 풍경을 감상한 뒤 1442개 계단 길을 이용해 50여 분간 백두산을 등정한다. 나흘째인 28일에는 광개토대왕릉비를 방문해 만주 들판을 누비며 대륙과 맞섰던 고구려인의 기상을 함께 호흡한다.
닷새째인 10월 29일. 안 의사가 남긴 마지막 자취를 돌아보는 날이다. 먼저 향할 곳은 안 의사가 갇혀 있던 뤼순감옥 터. 서울 서대문형무소와 흡사한 이 감옥에는 중국 애국지사뿐 아니라 일본 침략전쟁에 반대해 투쟁한 한국인과 일본인도 여럿 갇혀 고난을 당했다. 신채호 의사도 이곳에 투옥된 뒤 순국했다. 이어 안 의사가 재판을 받은 뤼순 일본관동법원 전시관을 찾아간다. 안 의사는 의거 후 3개월여가 흐른 1910년 2월 14일 이곳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안 의사는 재판정에서 “이토는 대한의 독립주권을 침탈한 원흉이며 동양평화의 교란자이므로 대한의군 참모중장의 신분으로 총살한 것”이라며 의거의 정당성을 당당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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