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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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삭제판 무한도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편

  • 편집장 김진수

    입력2008-04-28 16: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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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도전’. 알다시피 시청률이 꽤 높은, MBC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지요. 요즘 라이벌 격인 KBS ‘1박2일’의 인기가 한층 높아졌다는 얘기도 들립니다만, 어찌됐건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민들의 주말 저녁시간을 푸근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 ‘무한도전’의 출연진이 이번엔 청와대를 찾는다는 소식에 시청자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한창입니다. 5월5일 어린이날에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촬영하는 녹화분을 닷새 후인 10일 방송하려는 것 때문입니다.

    MBC는 이미 4월23일 방송한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15년 동안 자사의 기자와 앵커로 활동한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을 출연시켜 ‘충성방송’ 논란을 빚은 터라, 이번 호 ‘주간동아’를 독자들이 손에 쥐실 때쯤이면 ‘무한도전’의 ‘도전’은 ‘유한도전(有限挑戰)’에 그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어차피 치밀한 연출과 적당한 설정으로 만들어지는 예능 프로그램이야 그렇다 칩시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을 ‘무한도전’ 일원으로 의심케 하는 일들이 적지 않은 건 왜일까요? 한나라당 소속 18대 총선 당선자 절반 이상이 반대 혹은 유보 입장을 보인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일단 논외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뤄진 미국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두고 “질 좋은 고기를 들여와서 일반 시민들이 값싸고 좋은 고기 먹는 것” “우리만 미국 고기를 안 먹겠다고 할 수 있느냐, 그런 얘기는 정치논리”라고 한 이 대통령의 발언은 그야말로 ‘무한도전’이 좇는 ‘장밋빛 엔딩’을 연상케 합니다.



    미국산 쇠고기가 한우 고기보다 싸다는 건 삼척동자도 압니다. 미국산을 꺼려온 이유가 국민 건강에 큰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인간광우병(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 발생의 위험성 때문인 점도 대다수 국민이 아는 사실입니다. 수입 과정에서 광우병 위험 부위인 뼛조각이 검출돼 검역이 중단되는 등 먹을거리로서의 안전성이 철저하지 못한 상황임에도 “우리가 고기를 사는 처지이니 마음에 안 들면 적게 사면 된다”라고까지 한 건 좀 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이 대통령에겐 지나온 그의 인생 자체가 무한도전의 연속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전 국민의 삶을 보호하고 책임져야 하는 자리에 있습니다. 민생을 담보로 한 무한도전을 삼가야 하는 까닭입니다.
    무삭제판 무한도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편
    과메기철도 한참 지났는데, 이러다 청와대 대표음식이 LA갈비로 바뀌게 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갈비 굽는 냄새야 더없이 유혹적이겠지만, 행여라도 무한도전(無限挑戰)이 한(恨)만 남기는 ‘유한도전(有恨挑戰)’으로 돌변하는 우(愚)는 피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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