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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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콘돔 2개면 100% 피임”?

초교 6학년 첫 경험 늘어…性은 알지만 성 건강 모르는 10대 성병주의보

  • 김지현 객원기자 bombom@donga.com

    입력2016-01-11 14: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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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생 A(15)양은 최근 요도염 증상이 생겨 산부인과의원에 갔다.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가진 지 1년쯤 된 A양은 3개월 전부터 소변을 볼 때 잔뇨감과 통증을 느꼈지만 ‘잘 씻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면 문제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청소년이라는 신분 때문에 주위에 성관계 사실을 알리거나 상담을 신청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A양은 소변 보기가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자 인터넷을 검색해 동네 산부인과의원을 찾았다. 의사는 “심각한 성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세균 3개 종류가 검출됐다”며 “남자친구로부터 세균이 전이됐을 가능성이 있으니 남자친구도 함께 병원에 오라”고 권했다. A양은 “성관계를 할 때 임신이나 에이즈(AIDS·후천면역결핍증)만 주의하면 될 줄 알았지 세균에 감염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성질환 청소년 절반 “그냥 참아”

    성관계를 경험한 청소년들의 건강이 위험하다. 박은철 연세대 의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의 연구팀이 2015년 12월 발표한 논문 ‘청소년의 성병감염과 첫 성경험 나이’에 따르면 성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7.3%가 성병에 걸린 적이 있다. 연구팀은 2007〜2013년 국내 청소년 52만6857명의 건강을 조사했다. 이들 중 성경험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 2만2381명(4.24%) 가운데 임질, 매독,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등 성병에 감염된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남학생 7.4%, 여학생 7.5%였다.
    특히 첫 경험을 한 나이가 어릴수록 성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져 여학생은 고교 3학년을 기준(1.00)으로 고2(1.64배), 중3(2.00배), 중2(2.08배) 순으로 증가했다. 남학생의 경우 고2(1.33배), 중3(2.31배), 중2(3.53배) 순으로 성병 위험도가 커졌다.
    성인이 되기 전 성경험을 하는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2014년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3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성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평균 연령은 초교 6학년~중학 1학년에 해당하는 만 12.8세(남학생 12.7세, 여학생 13.0세)였다. 2005~2012년 기록된 13.6~13.9세보다 낮아진 수치다.
    하지만 이들의 상당수는 성 관련 질환이 있어도 적극 대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4년 보고서 ‘미혼여성 임신 전 출산건강 관리지원 방안 연구 : 산부인과 이용 및 인터넷 이용환경 개선’에 따르면 생식기계 건강 이상을 경험한 청소년 중 ‘그냥 참았다’고 밝힌 응답자가 47.3%로 가장 많았다. 병·의원을 방문한 응답자는 23.5%에 그쳤고, 자가대처를 한 경우는 27.5%였다(표1 참조). 산부인과를 방문하지 않은 이유(복수 응답)는 심리적 부담 때문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서’(84.3%), ‘신체 노출 등 진료에 대한 거부감’(65.1%) 등이었으며 ‘어떤 산부인과를 이용해야 할지 몰라서’(51.8%), ‘병원비가 부담스러워서’(27.7%) 등 병원 정보나 비용 부족의 요인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표2 참조). 연구를 진행한 이상림 연구위원은 “청소년들에게 ‘아프면 산부인과에 가라’고 권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교육은 그렇지 못하다. 청소년들의 산부인과 방문을 부도덕하게 바라보는 시선 때문이다. 많은 청소년이 성경험을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실질적인 건강 정보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1회 성교육’ 권고에 그쳐

    학교에서 실시하는 보건교육 중 성교육은 여전히 부족하다. 2015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가 수준의 성교육 표준안’은 학기당 15시간의 성교육을 권고하고 있다. 거의 주 1시간씩 성교육을 해야 하지만 권고 사항에 그쳐 실제로 이뤄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정혜선 가톨릭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중고교에 최소한의 성교육 의무 시간을 두고 성 건강지식을 가르쳐야 한다. 현재 교육제도 내에서는 성교육이 기술가정, 체육, 생물 시간 외 의무화돼 있지 않고 일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조금만 가르치거나 자율학습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 특히 전국 중고교에 보건교사 보급률이 70% 미만이어서 성 관련 질환에 노출된 아이들이 상담할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청소년들은 “우리가 인터넷, 음란물을 통해 얻은 정보를 학교 성교육이 바로잡아 주지 못한다”고 말한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B(17)군은 “인터넷 카페에서 ‘콘돔을 2개 쓰면 100% 피임이 된다’고 하기에 그런 줄 알았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성교육은 이에 대해 전혀 언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C(18)양은 “남자친구가 ‘질 안쪽까지 비누로 씻으면 성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해서 놀랐다. 여학생에 비해 남학생이 성 관련 건강 정보를 잘못 아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신순애 탁틴내일 청소년인권센터 소장은 “일부 교육단체는 성교육을 의뢰할 때 ‘너무 자극적인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학생들이 일찍 성경험을 시작하는 현실을 간과한 탓”이라며 “청소년 시기의 성 건강지식이 성인까지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생들의 그릇된 지식과 오해를 푸는 실질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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