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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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원 할인하고 블랙프라이데이?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15-10-02 17: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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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원 할인하고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참여한 업체들이 저조한 할인율로 누리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할인행사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10월 1일부터 시작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내수 진작과 소비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는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체와 200여 개 전통시장, 16개 온라인 쇼핑몰 등 2만7000개 점포가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동시에 참여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일 0시를 기점으로 공식 홈페이지(www.koreablackfriday.org)를 열고 참여업체별 주요 할인행사를 안내하고 있다.

    이날만 기다리던 소비자들은 뚜껑이 열리자 “혹시나가 역시나였다”며 실망한 눈치다. 정부에서 50~70% 할인이라며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최대’ 혹은 ‘일부’ 제품의 할인폭이 그 정도일 뿐 대부분 평소 할인폭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은 매년 해오던 가을 정기세일과 다를 바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10월 1일 포털사이트 네이버 뉴스란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댓글은 “블랙프라이데이라는 문구 함부로 쓰지 마시길… 그냥 가을맞이 정기세일인 걸로”였다. 누리꾼들은 “알맹이가 빠진 미국 짝퉁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또 보여주기 식인가요” “1+1도 눈속임하는 판국에 세일해봤자 얼마나 한다고” “한두 번 당해봐? 세일한다고 쇼핑 가면 항상 내가 고르는 물건은 신상이라 세일 제외잖아” 같은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베스티즈에는 한 대형마트에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해태제과 홈런볼을 1290원에서 1200원으로 90원 할인한 사진이 올라왔다. 그 아래에는 “앞에 ‘코리아’가 붙으니 설득력이 있네요” “소비자를 가지고 노네” 같은 댓글이 달렸다. CGV는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인 10월 1~14일이 아닌, 1일과 14일 단 이틀만 영화 2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해 누리꾼들의 빈축을 샀다. “이럴 거면 하지 말아” 같은 냉소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이 와중에 “백화점 대형마트 욕할 게 없다”며 정부의 졸속행정을 비판하는 누리꾼의 댓글도 눈길을 끌었다. 이 누리꾼은 기사 댓글에 “업체들은 1년 치 할인 계획 다 세워놓고 진행하는데, 사전에 준비도 없이 갑자기 블랙프라이데이네 뭐네 하면서 맘대로 행사를 시작한 정부가 문제”라고 꼬집어 많은 이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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