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기 경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제공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감 속에서 삼성전기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4월 8일부터 10거래일 넘게 상승세를 이어갔고, 21일 장중에는 13% 넘게 급등했다. 이어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전 거래일 대비 5.18% 오른 81만2000원에 거래됐다(그래프 참조). 전자부품 제조기업인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엔비디아 공급망 편입과 고부가 부품 가격 상승 기대가 맞물리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가 상승 배경으로는 MLCC와 반도체 기판 가격 인상 가능성이 꼽힌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는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조절하는 핵심 부품이다. 스마트폰부터 전기차까지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쓰인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용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급증했다. AI 서버 한 대에 들어가는 MLCC 물량은 일반 스마트폰의 약 20배에 이른다.

MLCC 10%↑, 영업이익 6000억 원↑
업계에서는 MLCC 업황이 장기적인 판가 인상 사이클 초입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전자부품 기업 다이요유덴이 5월부터 주요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했고, 시장점유율 1위인 무라타제작소도 이달부터 인덕터 등 핵심 부품의 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도 판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MLCC 가격이 10% 오를 때마다 삼성전기 영업이익이 약 6000억 원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부가 반도체 기판(FC-BGA) 가격 상승도 삼성전기 실적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핵심 부품으로, 삼성전기의 3대 사업 가운데 하나다. 최근 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고부가 제품 가격이 약 10% 인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서버·데이터센터용 FC-BGA 생산라인은 사실상 풀가동 상태다.
삼성전기는 4월 10일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에 들어갈 추론 칩 ‘그록3’용 기판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고자 베트남 생산법인에 12억 달러(약 1조8000억 원)를 투자해 AI용 기판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판가 인상 주가에 미반영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4000억 원, 매출 전망치는 12조8700억 원이다. 이 전망이 현실화하면 삼성전기는 2021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하게 된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2027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조 원으로 한 달 만에 22% 상향됐지만, MLCC 판가 인상 10% 시나리오조차 미반영된 상태”라며 “기판 판가 인상 효과 역시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증권가에선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대신증권은 기존 55만 원에서 92만 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iM증권도 60만 원에서 86만 원으로, 하나증권 역시 55만 원에서 81만 원으로 목표주가를 대폭 올렸다. 고수익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확인된다. 미래에셋증권 기준 최근 1개월 수익률 상위 1% 투자자는 4월 17일 삼성전기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17일부터 21일까지도 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22일에는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으로 집계되며 일부 차익실현 움직임도 나타났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FC-BGA 가격은 지금이 상승 흐름 초입”이라며 “5년 전 사이클에서 일부 기판 가격이 100%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기는 반도체 기판 내부에 MLCC를 직접 부착할 수 있는 글로벌 유일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고 연구원은 “고객사들이 3년 후 수주를 논의할 만큼 수요 가시성이 높다”면서 “최소 2027년까지 풀가동 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윤채원 기자입니다. 눈 크게 뜨고 발로 뛰면서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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