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금융시장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왼쪽)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중 누가 당선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시스]
투자자 사이에서 널리 회자되고 있는 말이다. 미국 대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자 투자자 사이에서는 강세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 S&P500 통계에 따르면 대선이 있는 해에 오히려 약세장이 펼쳐진 때가 많았다. 지난 30년 동안 대선이 없는 해는 S&P500이 연평균 20%가량 상승했지만, 대선이 있었던 해(총 7번)의 평균 상승률은 12%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프 참조). 대선이 있던 해에 증시 상승률이 오히려 낮았던 것이다. 특히 올해 S&P500은 1월 2일 4724.48에서 9월 4일 5520.07로 이미 약 16% 상승해 추가 상승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미국 대선이 있는 해는 9월과 10월 큰 폭의 조정을 보이는 계절성도 나타내고 있다.
대선 해 9~10월 큰 조정 보여
1984년부터 2020년까지 대선이 있던 해(총 10번)의 증시를 분석한 결과 8월까지 상승세를 나타내고 9~10월에는 큰 폭의 조정을 보였다. 신한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9~10월 S&P500 평균 수익률은 -2.1%, 상승 확률은 50%였다. 다만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11월부터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이듬해 5월까지 상승세가 지속됐다. 이 기간 평균 수익률은 10.7%, 상승 확률은 80%였다. 반면 대선이 없는 해에는 7월까지 상승세를 나타내다가 8~9월 조정 장세를 보인 후 10월부터 연말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이 있는 해의 주식시장은 상반기에 양호한 상승을 보이다가 3분기 조정에 들어가고 대선이 끝난 연말연초에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며 “투자자는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 9~10월 매수를 주저하지만, 이 기간은 주식을 사기에 좋은 시기”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시장에선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당선할지에 관심을 쏟는데, 통계만 보면 누가 당선하는지는 의미가 없다”며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2024년 조 바이든 집권 시절까지 시기별로 증시를 분석한 결과 이익이 가장 크게 난 시기는 바이든 대통령 집권 시절로, 이는 빅테크 기업들의 이익이 좋았기 때문으로 어느 정당이 집권하느냐는 별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선 직전 3개월간 증시가 중요
또한 대선이 주식시장을 결정하기보다 오히려 주식시장과 경기가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4년 이후부터 통계를 분석한 결과 대선 직전 3개월간 S&P500이 오르면 집권당이 재집권할 가능성이 100%였다. 1984년 이후 대선 직전 3개월간 S&P500이 오른 해는 1984, 1988, 1996, 2004, 2012년 등 5번으로 그해 대선에서 집권당 후보가 승리했다(표 참조). 반면 S&P500이 하락한 1992, 2000, 2008, 2016, 2020년에는 집권당이 교체됐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을 예측하는 다양한 경제 관련 데이터 가운데 주식시장 성과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선 직전 3개월간 S&P500이 오르면 집권당이 재집권할 가능성이 큰데, 최근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여 해리스 후보에게 불리하고 트럼프 후보에게는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주요 경제지표가 향후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 가능성을 예고하면서 미국 증시가 강세로 전환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빅컷’(50bp=0.5%p) 인하된다면 주식시장은 상승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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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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