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영 기자]
염 원장은 얼마 전 오랜 시간 환자를 진료하면서 깨달은 건강과 행복에 관한 통찰을 담은 에세이 ‘한의사 염용하의 내 몸을 살리는 생각 수업’을 펴냈다. 내 생각의 지나침과 부족함을 살피고, 생각의 높이와 넓이, 깊이 등을 적절히 갖추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는 ‘주간동아’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생각이 병을 만든다’는 주제로 강연과 집필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행복하고 넉넉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모든 문제는 ‘생각’ 속에 있다
“병의 원인은 여러 가지겠지만, 생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일, 음식, 운동, 수면, 휴식, 인간관계, 자존감의 정도를 결정하는 건 자신의 생각이다. 생각에 문제가 있으면 이런 요소들이 건강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불편한 생각이 지속되면 균형 잡힌 영양 섭취, 적절한 운동, 깊은 숙면, 개운한 머리, 가벼운 몸, 안정된 마음 상태에 크고 작은 변화가 오고 결국 체력과 근력, 면역력, 사고력, 집중력에 문제가 생기면서 각종 질병이 유발된다. 사람은 자신의 생각으로 병을 키우기도 하고, 극복하기도 한다. 병이 생겼을 때 ‘내 생각을 어떻게 바꾸느냐’가 회복의 관건이다.”
잡다한 생각이 많으면 어떤 병에 걸리기 쉬운가.
“생각이 편치 못한 사람은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대표적인 질병은 소화불량, 두통, 불면, 화병, 과민성 장염, 위염, 협심증, 녹내장, 공황장애, 뇌졸중, 심근경색, 부정맥, 신경성 후두염, 담낭염, 알레르기, 갑상샘 혹, 위경련 등이다.”
어떻게 하면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나.
“세상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고, 될 수도 없다는 진리를 기억하자. 그리고 평소 생각이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행동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생각을 좋게 조절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 매 순간 자신을 점검해 감정이 지나치게 폭발하지 않도록 컨트롤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사람마다 각기 다른 생각체질이 있으니, 이를 파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진료 경험에서 얻은 ‘생각체질’
생각이 달라지면 몸 상태가 바뀌고, 삶의 굴곡과 여러 일을 겪으면서 다른 체질로 변할 수도 있다. 염 원장은 그동안 진료 경험을 통해 체질을 새롭게 정리했다. 기운이 부족한 체질, 피가 모자라는 체질, 호르몬·조직액·체액이 부족한 체질, 몸이 찬 체질, 열이 많은 체질, 잘 체하거나 음식독·수분·지방·독소가 잘 쌓이는 체질, 스트레스를 잘 받는 체질, 피가 탁한 체질이 그것이다.내 생각체질은 어떻게 알 수 있나.
“생각의 깊이, 넓이, 밀도 등 12가지 세부 항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생각의 ‘깊이’를 알려면 ‘자신이 심사숙고형인지, 경솔한 편인지’를 살펴본다. ‘넓이’는 ‘자신이나 사람들의 실수에 관대한지, 옹졸한지’를 점검하면 된다. ‘높이’는 ‘자존감이 센지, 자기 비하가 있는지’를, ‘밀도’는 ‘야무지게 일처리를 하는지, 뒷손이 가게 엉성한지’를 확인하면 알 수 있다. ‘틀’은 ‘자신이나 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지, 강요하는지’가 관건이다. ‘유연성’은 ‘소통과 변화에 능한지, 고집불통인지’가 가늠자 역할을 한다. ‘순도’는 ‘욕심을 부리는 정도’에 따라 결정되고, ‘색깔’은 ‘평소 밝은지, 어두운 편인지’로 알 수 있다. ‘온도’는 ‘흥분을 잘하는지, 냉정한지’ 여부로, ‘습도’는 ‘집착이 강한지, 무미건조하게 대하는지’로 알 수 있다. ‘속도’는 ‘눈치와 재치가 있는지, 자기생각에만 빠져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지’가 결정한다. ‘각도’는 ‘지시·명령조로 말하는 수직적 스타일인지, 수평적 사고로 살아가는지’로 파악된다.”
생각에 문제가 생기면 어떤 체질이 되나.
“생각이 성격을 형성하고 굳어진 성격은 체질을 만든다. 내 몸을 괴롭히는 체질을 바꾸려면 근본적으로 생각을 변화시켜야 한다. 생각의 밀도가 높고, 유연성이 부족하며, 깊이가 얕고, 넓이가 좁으며, 높이가 높고, 각도에 문제가 있으면서 색깔이 어둡다면 스트레스를 잘 받는 체질이다. 생각의 순도가 탁해지면 피가 탁한 체질이 된다. 생각의 온도가 높아지면 열이 많은 체질로, 낮아지면 몸이 찬 체질로 바뀐다. 생각의 습도가 높아지면 잘 체하거나 음식독, 수분, 지방, 독소가 쉽게 쌓이는 체질로 변할 수 있다. 생각의 속도가 빠르면 과로와 신경과민으로 기운이 부족한 체질이 된다. 생각의 틀에 갇혀 골고루 영양을 섭취하지 않으면 피가 모자라는 체질로 바뀐다.”
편중된 생각을 조절하는 방법은?
“생각의 깊이가 얕은 사람은 사소한 것이라도 타인의 말을 귀담아 듣고 심사숙고해야 후회가 적다. 생각의 넓이가 좁다면 ‘상대의 허물이 내 속에 존재하는 모습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서 웃는 연습을 많이 한다. 생각의 높이가 높아 자존감이 강하다면 상대를 인정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생각의 밀도가 높다면 행동과 판단의 필터를 가볍고 단순하게 해 심리적 압박감을 줄이는 것이 유효하다. 생각의 유연성이 부족하다면 자기 고집을 버리고, 상황에 맞게 처신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생각의 색깔이 어둡다면 먼저 자신부터 사랑하고 좋게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생각의 순도가 탁해지면 온갖 욕심이 삶을 망가뜨리고 주위 사람도 힘들게 한다. 적당히 만족하고 절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의 온도가 높아지면 쉽게 흥분하고 화를 낸다. 그러니 이성적인 행동으로 지나침이 없도록 행동을 조절해야 한다. 생각의 온도가 낮아지면 인생의 혹한기를 만들 수 있으니,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을 따뜻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
생각의 습도가 높으면 간섭과 집착이 심해져 상종하기 싫은 사람이 된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알고도 모르는 척 넘어가는 재치가 필요하다. 생각의 속도가 빠르면 분위기 파악은 잘하지만, 드러내기 싫은 부분까지 알아내 경계 대상이 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미련한 곰이 되는 자세도 중요하다. 생각의 틀에 갇혀 음식, 운동에 호불호를 가지면 몸의 균형이 깨진다. 건강하지 못하다면 지금과 반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생각의 각도가 틀어지면 결국 화살은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마음속에 있는 무시, 멸시, 공격적인 생각은 버려야 한다.”
염용하 용하한의원 원장은 생각을 바꾸면 체질은 물론 운명까지 바뀔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지호영 기자]
“평소 5가지 기본 마음가짐을 숙지하면 건강하고 행복하게, 나답게 살아갈 수 있다. 첫째, 스스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행복과 건강의 출발점은 나 자신이다. 둘째, 이기심과 과욕을 내려놓는 순간 행복이 찾아온다. 자신만 챙기는 사람을 끝까지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셋째, 베푼 것은 잊고 받은 것은 마음에 새긴다. 조금 해준 것을 생색내면 불편한 사람으로 남는다. 넷째, 옳지 않은 것을 취하지 않는다. 이런 것에 집착하면 오히려 나갈 때 고통만 남는다. 마지막으로 하늘은 귀한 것을 그냥 주지 않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온갖 생각으로 몸이 아픈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지금 자신의 삶이 행복하지 못하고 몸이 아프다면 생활습관, 사고방식, 행동 패턴을 만드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생각이 바뀌면 삶과 건강이 좋아진다. 생각의 변화가 인생의 길을 바꾼다. 선택의 순간에 좋은 생각을 해야 끝이 좋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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