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나라당 이회창총재의 표정이 밝다. 우선 일이 뜻대로 풀리고 있다. ‘5·31 전당대회’에서는 지지율 66.4%를 얻어 총재 재선에 성공했다. 이총재 주변에서는 66.4%를 ‘황금분할’이라고 평한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적절한 수치라는 것.
총재 경선 다음날인 6월1일 이총재는 사무총장에 김기배의원, 정책위의장에 목요상의원을 임명했다. 모두 이총재측 주류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6월2일 열린 당내 국회의장, 국회부의장, 원내총무 경선에서도 서청원 홍사덕 정창화의원 등 모두 이총재측이 민 인사들이 승리했다. 자연히 당내에서는 “이심(李心)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소리가 높아졌다. 일이 잘 풀리자 이총재 주변에서는 “이제 좀 쉬자”며 들뜬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금처럼 잘 나갈 때 내부 체제를 제대로 정비하지 않으면 나중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측근 그룹들 사이에 총재의 ‘귀 잡기’ 경쟁이 벌어져 내부 균열이 생길 가능성을 염려하는 얘기다. 실제로 총재 경선을 계기로 이런 우려들이 조금씩 가시화하고 있다는 것이 ‘이회창 캠프’의 속사정에 정통한 사람들의 지적이다.
최근 이총재측 인사들은 “한물 간 사람들에게 중요 당직을 맡기는 것이 이회창식 정치냐”는 질문을 자주 받고 있다. 당직을 차지한 일부 인사의 과거 전력이 ‘이회창식 새 정치’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꼬집는 말이다. 곤혹스런 일부 측근들은 “이번에는 당을 안정화시켜야 하는 측면도 있으니 이렇게 넘어가고 2기 체제가 출범할 때 보자”고 넘기고 있다.
이런 질문이 나오게 된 것은 이총재 캠프의 세력판도 변화와 관련이 깊다. 이총재 주변에서 당무를 장악하고 주도하고 있는 것은 소위 ‘부국팀’(‘주간동아’ 238호 24∼26쪽 기사 참조). 5·31 총재 경선을 앞두고 꾸려진 ‘이회창 경선대책위’가 가장 최근에 만들어졌던 부국팀이다. 양정규부총재 김기배사무총장 고흥길의원 이흥주`-`이성희특보 등이 주요 멤버였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사람은 양정규부총재와 이흥주특보다. 양부총재는 1997년 3월 처음 만들어진 1차 부국팀에서 수석부위원장을 맡는 등 고비 때마다 주요 역할을 수행하며 ‘측근 중 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흥주 특보는 한때 “이총재의 눈과 귀를 가렸다”는 구설수에 오르며 중심에서 밀려났었다. 그러나 독자적인 사무실을 내고 움직이는 등 ‘열성적인’ 노력 탓에 이번 경선을 계기로 중심권에 재진입하는데 성공했다. 바로 이들이 이총재의 곁에서 당내 각종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당내 관측통들의 분석이다.
유승민 여의도연구소장도 ‘새로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근무하다 올 3월 여의도연구소장에 취임한 유소장은 일부 기획 업무에 관여하는 등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윤여준의원과 금종래 총재 비서실 차장 등 이른바 ‘기획팀’은 최근 흐름에서 점차 소외되고 있다는 평가다. 공천 파동의 책임을 지고 2선으로 후퇴했던 윤의원은 여전히 얼굴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본인도 일정 기간 쉬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주변의 견제도 그의 재등장을 막는 중대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금차장도 총재 경선 과정이나 이후의 최근 흐름에 전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것. 언론 홍보를 담당했던 이원창의원과 전략업무를 보좌했던 정태윤씨도 행보가 조심스러워진 느낌이다.
이처럼 이총재 캠프의 몇몇 인사들의 부침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당내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징후로 읽힌다. 특히 벌써부터 ‘차기 대통령 선거 이후’를 겨냥한 듯한 양상마저 보인다는 비판론도 나온다.
이총재 캠프의 묘한 분화 내지 갈등 현상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듯하다. 우선 이총재의 책임을 거론하는 사람이 있다. 이총재가 특정 시기에는 특정한 쪽에 완전히 힘을 실어주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힘의 쏠림 현상이 완연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런 스타일은 일의 효율성을 도모하기에는 편하지만, 안정적인 ‘자기 사람 관리’의 측면에서는 갈등을 부추기는 양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총재가 너무 빨리 대통령 후보로 굳어진 듯한 상황이 당내 패권 다툼을 촉발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대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한참 많이 남아 있는데 권력이 한쪽으로만 몰리다 보니 자연 측근 그룹의 파워게임이 빈발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이총재 측근 그룹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미묘한 변화가 큰 문제로 돌출할 단계는 아직 아닌 듯하다. 그러나 이총재가 하루빨리 지금 분위기를 다잡지 않을 경우 내부의 파열음이 밖으로 드러날 수도 있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2002년 대선 승리를 위해 인력 보강은 물론 내부 체제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측근그룹의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돼 일을 그르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총재 경선 다음날인 6월1일 이총재는 사무총장에 김기배의원, 정책위의장에 목요상의원을 임명했다. 모두 이총재측 주류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6월2일 열린 당내 국회의장, 국회부의장, 원내총무 경선에서도 서청원 홍사덕 정창화의원 등 모두 이총재측이 민 인사들이 승리했다. 자연히 당내에서는 “이심(李心)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소리가 높아졌다. 일이 잘 풀리자 이총재 주변에서는 “이제 좀 쉬자”며 들뜬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금처럼 잘 나갈 때 내부 체제를 제대로 정비하지 않으면 나중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측근 그룹들 사이에 총재의 ‘귀 잡기’ 경쟁이 벌어져 내부 균열이 생길 가능성을 염려하는 얘기다. 실제로 총재 경선을 계기로 이런 우려들이 조금씩 가시화하고 있다는 것이 ‘이회창 캠프’의 속사정에 정통한 사람들의 지적이다.
최근 이총재측 인사들은 “한물 간 사람들에게 중요 당직을 맡기는 것이 이회창식 정치냐”는 질문을 자주 받고 있다. 당직을 차지한 일부 인사의 과거 전력이 ‘이회창식 새 정치’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꼬집는 말이다. 곤혹스런 일부 측근들은 “이번에는 당을 안정화시켜야 하는 측면도 있으니 이렇게 넘어가고 2기 체제가 출범할 때 보자”고 넘기고 있다.
이런 질문이 나오게 된 것은 이총재 캠프의 세력판도 변화와 관련이 깊다. 이총재 주변에서 당무를 장악하고 주도하고 있는 것은 소위 ‘부국팀’(‘주간동아’ 238호 24∼26쪽 기사 참조). 5·31 총재 경선을 앞두고 꾸려진 ‘이회창 경선대책위’가 가장 최근에 만들어졌던 부국팀이다. 양정규부총재 김기배사무총장 고흥길의원 이흥주`-`이성희특보 등이 주요 멤버였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사람은 양정규부총재와 이흥주특보다. 양부총재는 1997년 3월 처음 만들어진 1차 부국팀에서 수석부위원장을 맡는 등 고비 때마다 주요 역할을 수행하며 ‘측근 중 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흥주 특보는 한때 “이총재의 눈과 귀를 가렸다”는 구설수에 오르며 중심에서 밀려났었다. 그러나 독자적인 사무실을 내고 움직이는 등 ‘열성적인’ 노력 탓에 이번 경선을 계기로 중심권에 재진입하는데 성공했다. 바로 이들이 이총재의 곁에서 당내 각종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당내 관측통들의 분석이다.
유승민 여의도연구소장도 ‘새로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근무하다 올 3월 여의도연구소장에 취임한 유소장은 일부 기획 업무에 관여하는 등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윤여준의원과 금종래 총재 비서실 차장 등 이른바 ‘기획팀’은 최근 흐름에서 점차 소외되고 있다는 평가다. 공천 파동의 책임을 지고 2선으로 후퇴했던 윤의원은 여전히 얼굴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본인도 일정 기간 쉬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주변의 견제도 그의 재등장을 막는 중대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금차장도 총재 경선 과정이나 이후의 최근 흐름에 전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것. 언론 홍보를 담당했던 이원창의원과 전략업무를 보좌했던 정태윤씨도 행보가 조심스러워진 느낌이다.
이처럼 이총재 캠프의 몇몇 인사들의 부침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당내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징후로 읽힌다. 특히 벌써부터 ‘차기 대통령 선거 이후’를 겨냥한 듯한 양상마저 보인다는 비판론도 나온다.
이총재 캠프의 묘한 분화 내지 갈등 현상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듯하다. 우선 이총재의 책임을 거론하는 사람이 있다. 이총재가 특정 시기에는 특정한 쪽에 완전히 힘을 실어주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힘의 쏠림 현상이 완연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런 스타일은 일의 효율성을 도모하기에는 편하지만, 안정적인 ‘자기 사람 관리’의 측면에서는 갈등을 부추기는 양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총재가 너무 빨리 대통령 후보로 굳어진 듯한 상황이 당내 패권 다툼을 촉발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대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한참 많이 남아 있는데 권력이 한쪽으로만 몰리다 보니 자연 측근 그룹의 파워게임이 빈발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이총재 측근 그룹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미묘한 변화가 큰 문제로 돌출할 단계는 아직 아닌 듯하다. 그러나 이총재가 하루빨리 지금 분위기를 다잡지 않을 경우 내부의 파열음이 밖으로 드러날 수도 있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2002년 대선 승리를 위해 인력 보강은 물론 내부 체제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측근그룹의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돼 일을 그르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