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만 영어로는 ‘리얼’, 스페인어로는 ‘레알’로 다를 뿐. 이 얘기를 파라과이에서 살다 온 친구에게 했더니, 그 친구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영어는 그나마 이질적인 편에 속해.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같은 경우는 그 나라 사람들이 각자 자기 나라말로 얘기해도 85% 이상 알아들을 만큼 비슷해.” 생각해보니 고등학교에서 배운 프랑스어 역시 스페인어와 매우 유사했던 것 같습니다. 유럽인들이 4개 국어를 구사하고, 국제회의 등에서 여러 언어를 번갈아가며 사용하는 것이 어찌 보면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닐 듯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어는 안타깝게도(?) 독창적인 언어입니다. 우리말과 영어를 ‘이중 언어’로 완벽하게 구사하기란 언어학자가 아닌 처지에서 봐도 무척 어렵습니다. 하물며 아직 언어체계가 잡히지 않은 어린아이들에게 이질적인 두 언어로 자극을 가한다면, 얼마나 큰 스트레스를 받을까 싶습니다. 지금 같아선 아이를 낳아도 조기 영어교육을 시키지는 않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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