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 원색을 좋아해요. 꿈과 희망을 상징하거든요. 특히 블루를 보고 있으면 자연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처럼 편안해져요.”
박씨는 6월10~16일 서울 인사동 가이야 갤러리에서 아홉 번째 개인전 ‘旅情(여정)’을 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가장 행복했고 꿈 많았던 작가의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작품들을 선보인다.
“어릴 때 참 많이 돌아다녔어요. 매일 북한산자락을 뛰어다녔죠. 그런 사소한 일상이 지금 생각하면 행복이었어요. 그때의 기억들이 쌓여 추억이 됐고, 제 가슴속에 오롯이 남아 있죠. 지금까지는 세상과의 소통을 그림에 담았다면, 이젠 제 내면의 추억을 담고 싶어요.”
박씨는 미술 칼럼니스트로도 명성이 높다. 2004년 ‘그림은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를 출간한 후 ‘클림트’ ‘명화 속의 삶과 욕망’ 등을 잇따라 냈다. 지난달 말에는 신작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를 출간했으며 월간 ‘신동아’에 ‘작가 박희숙의 Art 에로티시즘’도 연재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그의 그림들이 순진무구한 행복을 보여주는 데 반해, 글들은 인간의 삶과 욕망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
“제 글을 읽은 사람들은 제 그림도 ‘야할’ 거라고 생각해요.(웃음) 저는 그림 속에서 미화되지도, 왜곡되지도 않은 인간의 삶을 찾아내려 하죠. 신작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에선 명화 속 사랑의 순간들을 포착하고자 했는데, 그림 속에 표현된 짜릿한 설렘부터 강렬한 야욕, 냉혹한 이별 등을 소개하고 있어요. 이게 다 삶의 한 부분이잖아요. 하지만 제 그림은 말 그대로 제 이야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