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일보 사진부 이종렬(43) 차장이 본격적으로 새들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 것은 2000년경. 보도용으로 새 사진을 찍다가 새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자신이 원하는 새를 찍기 위해 위장 텐트 속에서 하루 종일 웅크리고 앉아 있는 날도 부지기수였다. 또 새 사진을 찍다 보니 새에 대한 공부는 필수. 조류도감과 새에 관한 책들을 붙잡고 숱하게 씨름도 했다. 그 같은 노력 덕에 이제는 ‘준(準)새박사’ 소리는 들을 정도가 됐다. 새 사진에 관심 있는 선·후배들에게서 ‘사부’ 소리도 듣는다.
1991년 대전일보에 입사하면서 언론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 차장은 그동안 한국기자협회와 사진기자협회로부터 여러 차례 상을 받았는데 대부분 새들의 도움을 받았다. 99년 5월 ‘국립현충원의 딱따구리’로 이달의 기자상을 받은 것을 비롯, 2002년 1월 ‘신비의 새 뿔종다리’로 한국보도사진전 금상, 올해 1월 ‘저어새의 꿈’으로 한국보도사진전 올해의 사진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저어새로는 세 차례나 상을 받아 유달리 인연이 깊다.
이 차장은 그동안 찍은 사진 가운데 65점을 추려 일반인에게 공개한다. 그룹전은 두 차례 경험이 있지만, 개인전은 처음이다. 이 차장이 심혈을 기울여 카메라에 담은 저어새, 장다리물떼새, 뿔종다리 등 다양하고 희귀한 새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다. 5월25~31일/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