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장이 재임 1주년을 맞아 소회를 밝히고 있다. [조영철 기자]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을 반대해왔는데, 요즘 고통지수가 좀 낮아졌나.
“40년간 고수해온 원칙 2개를 포기했다. 하나는 중화요리 음식점의 필수 서비스인 배달을 포기했다. 배달 직원이 6~7명이었는데 더는 감당할 수 없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시급도 오르고 시간외 수당도 줘야 하는데, 남는 게 없다. 또 하나는 명절 연휴 등 1년에 나흘만 빼고 가게 문을 계속 열어왔는데 최근에는 쉬는 날이 연간 50일이 넘는다. 두 가지 원칙을 포기한 것을 나는 ‘항복’이라고 부른다. 내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 정책에 따라가지 못해 항복한 것이다.”
다른 음식점 사정은 어떤가.
“정말 어렵다. 나도 수익을 못 내 거의 자포자기 상태인데 ‘우리 회원사들은 어떨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정부는 노동계만 대변할 것이 아니라, 우리 같은 영세 자영업자가 살길도 마련해줘야 한다.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 안타깝고 아쉽다.”
정부가 정책을 바꿀 가능성은 높지 않은데….
“우리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못지않게 과격한 집회를 할 수 있다. 동원 능력도 충분하다. 그러나 지금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안 됐으니 관망하고 있다. 잘하면 칭찬하겠지만, 잘 못하면 좌시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어려운 여건에서 어떻게 해야 외식업이 살아남을 수 있나.
“세계적으로 성공한 외식업 경영자의 유언 가운데 ‘내가 죽는 날도 영업을 정상적으로 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외식업 경영자는 이처럼 음식점 주인이 죽었다고 예약한 손님을 그냥 돌려보낼 수 없다는 철저한 직업정신을 가져야 한다. 둘째는 경영자가 발로 뛰어다녀야 한다. 부지런히 찾아다니다 보면 신선도 높은 식재료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고객은 모두 미식가고, 경영자보다 뛰어난 맛감각을 지녔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맛집으로 소문이 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