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하고 제작한 380㎿(메가와트)급 가스터빈.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산업은 장기간 침체기를 겪었다. 그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도 국내 원전 수주가 중단되면서 2020년에는 주가가 1만 원 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4배 뛴 주가 올해 또 뛴다
하지만 1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원전산업 전반에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23일(현지 시간) 원전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4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미국의 원자력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현재의 4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도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팀코리아’로 진행한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건설 사업 수주가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초 1만8000원대에서 출발한 주가는 연말 7만5300원으로 마감하며 1년 새 4배 넘게 뛰었다(그래프 참조).
두산에너빌리티는 1조 원 연구개발 예산을 들여 2019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글로벌 가스발전 시장은 미국 GE(제너럴일렉트릭), 독일 지멘스, 일본 미쓰비시 등 3강 구도인데 AI 데이터센터 확대 영향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두산에너빌리티도 수혜를 보게 됐다. 재생에너지만으로는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10월 종주국인 미국에 가스터빈을 수출한 데 이어 3월에는 미국 기업과 1조 원대의 380㎿(메가와트)급 가스터빈 7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계약 상대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스팀터빈 수주도 이어졌다. 스팀터빈은 가스터빈에서 발생하는 배열을 활용해 추가 전력을 생산하는 복합발전 설비다. 이 역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에 중요한 자원으로 쓰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3월 18일 최근 미국 기업과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한 370㎿급 스팀터빈 및 발전기를 각각 2기씩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1분기 신규 수주액은 2조785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1.9% 늘었다. 수주잔고는 1분기 말 기준 24조1343억 원을 기록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국내외에서 가스터빈과 스팀터빈 수주가 이어졌고, 특히 북미 지역에서 데이터센터용 터빈을 연이어 수주하며 이 같은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수주잔고 내년 30조, 2028년 42조 원
외국인투자자들은 두산에너빌리티를 새로운 AI 수혜주로 인식하고 매수에 나섰다. 최근 한 달간(4월 13~5월 12일) 외국인투자자가 두산에너빌리티를 총 8868억 원어치 순매수해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1위를 차지했다. 2위와 3위인 한미반도체(4177억 원), 포스코홀딩스(3946억 원)를 뛰어넘는 수치다. 올해 전체로 넓혀도 순매수액 순위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두산에너빌리티 수주액과 실적은 우상향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두산에서빌리티 수주잔고가 2026년 30조 원, 2027년 42조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월 열린 한국-베트남 정상회담으로 전력 인프라 협력 기대감이 커졌다. 소형모듈원전(SMR) 가속화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돼 있다. 최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차세대 원전 인허가 규정 ‘Part 53’을 발표하고 5월 말 본격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SMR 인허가 기간 단축 등 원전 건설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두산에너빌리티 목표주가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월 12일 기준 증권사의 두산에너빌리티 목표주가는 15만2214원으로 현재 20%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 목표주가 15만 원을 제시한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허가부터 준공까지 최소 10년이 걸리는 대형원전 특성상 올해부터 발주가 본격화할 전망”이라며 “가스터빈 시장 역시 글로벌 3강 수주잔고가 5년 이상 적체돼 두산에너빌리티가 그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목표주가를 16만5000원으로 제시한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SMR은 테라파워의 일부 기자재 수주를 완료한 데다 연내 잔여분 수주가 기대되며, 대형원전의 경우 체코 추가 물량 및 베트남 신규 원전이 중장기적인 파이프라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안녕하세요. 문영훈 기자입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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