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팔 생각이 있는 다주택자는 5월 9일 전에 이미 처분했고, 목돈이 있는 사람들이 다주택자의 급매물을 매입했다. 당분간은 남은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가 매물 잠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가을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면 전월세 공급 부족으로 부동산시장이 혼란에 빠질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매매 가격도 자극받아 오를 가능성이 높다. 무주택자는 자신의 주거 안정을 어떻게 유지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조영철 기자
“지방 투자자들 서울 아파트 문의 쇄도”
5월 9일부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 후 주택시장 전망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인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도시 및 지역계획학 박사)은 이렇게 전망했다. 양도세 중과 제도는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을 양도할 때 기본세율 6∼45%에 추가 세율을 매기는 게 뼈대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지방소득세 10%까지 더하면 실효세율 82.5%를 부담하게 된다. 양도세 중과 재개를 놓고 “투기를 차단해 부동산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다주택자가 세 부담을 피하고자 ‘버티기’에 들어가 매물 절벽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한다. 5월 12일 김 소장을 만나 향후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전망을 자세히 들었다.5월 9일을 앞두고 부동산시장 분위기는 어땠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나기 전 가장 눈에 띈 현상은 지방에서 상경한 투자자가 평소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2∼3월 부동산 투자 상담차 나를 찾은 사람의 절반이 지방에서 온 이들이었다. 최근 부산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등지 주요 단지 가격이 전 고점을 회복했지만, 서울과의 격차는 점차 커지고 있다. 각종 규제로 똘똘한 한 채만 남기는 게 유리한 상황에서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듯한 서울 아파트에 관심이 커진 것이다.”
매물 잠김 우려도 있지만, 정부 입장처럼 집값이 내릴 것 같으면 매물을 내놓고 오를 듯하면 거두는 게 시장 원리 아닌가.
“그 자체는 맞는 얘기다. 문제는 적잖은 다주택자가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본다는 점이다. 현 시점 다주택자는 부동산 투자를 많이 해본 데다, 대부분 상당 기간 다주택 상태로 버텼다. 문재인 정부 때 보유세를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 단위로 낸 사람도 있다. 그렇게 일단 버텼더니 집값이 또 올랐다는 학습 효과가 생겼다. 5월 9일까지 집을 팔지 못한 다주택자도 있겠지만 일부러 버티는 사람도 있을 테다. 앞으로 장기보유 특별공제 개편, 보유세 강화 등 추가 규제가 나오면 모르겠지만 여태까지 버틴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을 여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 벌써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건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는 등 매물 잠김이 체감된다.”
향후 주택 가격을 어떻게 예상하나.
“오를 것이라고 본다. 당연한 말이지만 매물 잠김 현상 때문이다. 오늘(5월 12일) 정부가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세입자가 있는 주택 전체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를 확대한다’고 발표한 것도 비거주 1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려는 측면이 있다. 분명 어느 정도 효과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공급 대책은 아니다. 앞으로 장기보유 특별공제 개편, 보유세 강화 등 조치가 나오면 그때마다 다주택자 매물이 일부 시장에 풀리긴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물량이 얼마나 많고 효과는 어느 정도 이어질지 미지수다. 근본 대책이라고 할 수 있는 택지 개발이나 정비사업을 통한 신축 공급이 아닌, 다주택자의 재고 주택 출하를 이끄는 방식으론 한계가 있다.”
전월세 시장 전망은.
“앞으로 진짜 문제가 전월세다. 다주택자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많지만, 이들이 임대차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현실이다. 현재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상황이라 주택 매입 시 실거주가 의무다. 다시 말해 앞으로 서울에서 집이 한 채 팔릴 때마다 전월셋집이 한 채씩 사라지는 셈이다. 그렇다고 당장 전월세를 공급할 수 있는 신축 아파트가 많은 것도 아니다. 올해 서울의 신규 입주 아파트를 보면 수백 채 규모가 대부분이다. 향후 임대차 가격의 불안이 매매시장으로도 전이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서울 외곽, 구축, 非아파트 가격도 상승 가능성”
그 시점은 언제일까.“5월 9일이 지났다고 당장 전월세 가격이 뛰고 매매가도 덩달아 오르는 것은 아니다. 앞서 다주택자가 내놓은 급매물이 많았을 때도 아파트를 못샀던 사람이 당장 매입에 나서기는 어렵다. 이미 호가가 오른 상황이라 많게는 억대가 낮아진 급매물을 기억하는 수요자는 더더욱 매입을 꺼릴 것이다. 매입을 단념하고 임차, 특히 전세를 택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전월세 수요가 몰리는 봄은 이미 지났으니, 향후 전월세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는 시점은 가을 이사철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전월세 매물이 늘어날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계절 수요마저 유입되면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집값 상승이 서울 외곽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외곽이나 구축 아파트, 하다못해 비(非)아파트 주택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미 서울 강남권은 물론, 강북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도 어지간한 급여를 모아선 매입하기 힘들 정도로 올랐다. 실수요가 집값이 덜 오른 곳으로 몰리면 다시 가격 상승을 자극할 것이다. 하지만 서울 외곽 아파트 가격이 서울 주요 지역과의 간극을 좁히는 ‘키 맞추기’ 장세가 펼쳐지진 않을 것 같다. 다주택자 규제로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더 강화되면 서울과 지방, 서울에서도 중심부와 외곽, 아파트와 비(非)아파트의 격차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실수요자는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서울이나 수도권, 광역시 등 주택 수요가 많은 지역에 거주하려면 지금이라도 내 집 마련을 고려하는 게 현명해 보인다. 지금 집값도 상당히 높기에 ‘올 연말 또 다른 부동산대책이 나오면 매입을 고려하겠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규제 중심의 부동산대책이 나올 때마다 일시적 조정 이 있은 다음 부동산 가격이 종전보다 높아졌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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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김우정 기자입니다. 정치, 산업, 부동산 등 여러분이 궁금한 모든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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