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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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오시티 2주 만에 호가 1억 떨어져도 안 사” 매물 쌓이는 서울 아파트 시장

강남 3구·한강벨트 아파트값 하락세… 보유세 부담 느낀 은퇴 다주택자가 매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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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입력2026-03-21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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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16일 서울 성동구 한 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에 아파트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임경진 기자

    3월 16일 서울 성동구 한 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에 아파트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임경진 기자

    “지금 여기 아파트 시장은 매수자 우위를 넘어 ‘매수자 최고’ 상태예요. 집값이 더 떨어질 거라고 생각해 현 호가에는 사려는 사람이 없어요.”(서울 강남구 청담동 부동산공인중개사 A 씨)

    “1월에는 아파트 2000채 중 매물이 1~2개밖에 없었어요. 지금은 25평형과 30평형에서 각각 10개씩 매물이 나와 있습니다. 이 중 90%가 다주택자가 보유한 매물이에요.”(서울 성동구 금호동 부동산공인중개사 김세준 씨)

    3월 16일 기자가 서울 아파트 시장을 취재하며 만난 부동산공인중개사들이 들려준 상황이다. 최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아파트 매물이 늘고 매매가가 하락하고 있다. 1월 말부터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선언하면서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풀린 결과다. 강동구, 성동구 등 이른바 ‘한강벨트’에서도 아파트값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헬리오시티 매매가 1억 더 내릴 것”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강남구 매매 물건은 3월 20일 기준 1만809개로,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 연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1월 23일(7585개)과 비교해 4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50.6%(6267→9441개), 송파구는 66.9%(3526→5909개) 늘었다.

    송파구 가락동 대단지 아파트인 헬리오시티 인근 부동산공인중개사 C 씨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헬리오시티 33평형 호가가 1월 말 30억 원에서 현재 27억5000만~28억 원으로 떨어졌다”며 “2주 만에 1억 원이 낮아졌는데도 매수자들은 25억 원으로 떨어지면 전화를 달라고 한다”고 전했다.



    강남구 청담동에서 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D 씨는 “인근 한강뷰 아파트 40평형을 80억 원에 매물로 내놨던 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발표된 후 호가를 73억 원까지 낮춘 상태”라며 “지난주에는 같은 아파트 40평형이 호가 58억 원에 급매로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주변 아파트 가격의 바로미터가 되는 대장 아파트에서도 매매가가 수억 원씩 떨어진 거래가 나왔다. 아실에 따르면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 84㎡(이하 전용면적 기준)는 2월 26일 54억 원에 팔렸다. 이는 지난해 10월 기록한 직전 최고가 67억8000만 원에서 13억8000만 원 하락한 가격이다.

    청담르엘 인근에서 20년 넘게 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해온 E 씨는 해당 거래에 대해 “오랫동안 혼자 살던 사람이 개인 사정으로 급하게 판 물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E 씨는 “최근 인근 아파트 집주인들이 너무 높은 호가로 매물을 내놔 ‘빠른 매도를 위해서는 호가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설득했다”며 “청담르엘 같은 대장 아파트의 가격 방향성을 주변 아파트가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 헬리오시티 84㎡는 2월 12일 23억8200만 원에 거래된 것으로 공시됐다. 한 달 전인 1월 13일 실거래가 31억2500만 원에서 7억4300만 원 하락해 이 단지를 눈여겨보던 매수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인근 부동산공인중개사들 말에 따르면 해당 거래는 증여였다고 한다. C 씨는 “아직 공시는 안 됐지만, 다주택자가 가지고 있던 헬리오시티 84㎡가 최근 27억5000만 원에 증여가 아닌 매매가 됐다”며 “5월 9일 전에 이 가격에서 5000만~1억 원가량 매매가가 더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동구 금호동 매물 90%가 다주택자 집

    강남 3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3주째 하락폭을 확대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9일 기준 송파구는 직전 주 대비 0.17% 내렸고 강남구는 0.13%, 서초구는 0.07% 하락했다.

    한강벨트 아파트값도 약세를 보였다. 강동구가 56주 만에 하락 전환했고, 동작구도 보합으로 돌아서 하락 전환을 눈앞에 뒀다. 성동구는 직전 주보다 가격이 0.06% 상승했지만 상승률은 2월 2일 기준 0.36%에서 5주 연속 줄어들고 있다.

    성동구 금호동에서 가나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김세준 대표는 “성동구에서 아직은 매매가가 상승 중이라는 한국부동산원 통계와 달리 현장에서는 이미 매매가 하락을 실감하고 있다”며 “2주 전에도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84㎡가 

    1월 말 최고가 27억5000만 원보다 2억 원 낮은 25억5000만 원에 팔렸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은퇴하고 소득이 없어 보유세가 부담스러운 다주택자들이 3월 말부터 호가를 더 낮출 가능성이 있다”며 “인근 아파트 매매가가 추가 하락해 4월에 최저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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