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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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하반기 삼성전자에 기회 있을 것… 반도체 수출 증가 추세”

김영익 교수 “현대차, 금융·유통주 아직 저평가… 하반기 코스피 상단 3260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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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5-07-14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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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시경제 전문가인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조영철 기자

    거시경제 전문가인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조영철 기자

    “올해 상반기 코스피는 전년 말 대비 28% 오르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세계 주가지수는 9%, 미국 S&P500 지수는 5% 올랐다. 코스피가 세계 평균보다 3배 이상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주가 상승 속도가 빨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초 추정해본 바로는 올해 코스피가 3260까지 오를 여력이 있었다. 그렇게 치면 하반기에는 상승률이 5%도 안 되니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게 좋을 듯하다.”

    거시경제 전문가인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가파르게 오른 국내 증시를 이같이 분석했다. 김 교수는 “올해 코스피 상승은 일찍부터 예견된 일이었다”며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었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에 보여준 상승은 저평가됐던 증시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가가 3260 이상 오르려면 근본적으로 한국 경제가 좋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 교수를 7월 8일 만나 하반기 코스피 전망과 상승세를 이끌 주도 섹터에 관해 물었다.

    코스피 지난해 말 기준 24% 저평가

    올해 2398.94로 출발한 코스피가 현재 3100 선까지 올랐다. 상승 동력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한국 증시가 저평가된 이유가 컸다. 명목GDP(국내총생산)로 코스피를 평가하면 지난해 말 기준 24% 저평가된 걸로 나왔다(그래프1 참조). 그래서 올해 명목GDP(실질GDP 0.9%와 물가상승률 2%)가 2.9% 오른다고 가정했을 때 3260 정도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판단됐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 경기가 1분기를 저점으로 서서히 좋아지고 있고, 은행 금리가 5%에서 2.5% 안팎으로 낮아지면서 증시로 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또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며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코스피 5000 시대를 이야기하는 등 낙관적인 분위기가 생기면서 큰 폭의 상승이 이뤄졌다. 다만 현 상황에서 얼마나 더 나아갈지는 조금 지켜봐야 될 것 같다.”



    단숨에 3260까지 치고 나가기 어렵다고 보는가.

    “그렇다. 나는 일평균 수출금액을 가지고 매달 코스피의 과대 혹은 과소평가 여부를 단기적으로 판단하는데, 6월 일평균 수출액은 28억5000만 달러(약 3조9000억 원)였다. 수출이 잘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코스피가 6%가량 과대평가된 걸로 나왔다. 또 통계적 기법인 HP 필터를 활용해 장기 추세를 구해보니 코스피가 추세에서 10% 이상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짧은 시간 안에 너무 빨리 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도 8월까지는 3100 안팎에서 괴리를 좁혀가는 조정을 보일 것 같다. 물론 주가는 오를 때는 지나치게 오르고 떨어질 때는 지나치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내 예상보다 더 많이 오를 수도 있는데, 만약 명목GDP로 평가한 3260보다 더 오르면 그때는 과대평가된 것이다, 주식 비중을 줄여야 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은행에 예금할 바엔 은행 주식을 사라

    하반기 코스피가 3260 이상 오르려면 어떤 호재가 필요할까.

    “대외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관세 협상이 잘되든지, 미국 경제가 계속 좋아지든지, 중국 소비가 증가해 대중(對中) 수출이 증가하면 내수와 수출이 같이 회복되면서 경제가 좋아져 코스피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 또 현재 증권시장으로 돈이 많이 들어가고 있는데 5월부터 한국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외국인이 순매수세 규모를 키우면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도 있다.”

    조선·방산·원전·금융·지주 등이 상반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들이 하반기에도 주도주 역할을 할까.

    “상반기에 방산·조선·원자력 관련주가 많이 올랐지만 업종별로 보면 가장 많이 오른 것은 기계업종이다. 100% 이상 올랐는데 두산에너빌리티 같은 일부 업종이 엄청나게 오른 영향이 크다. 그다음으로 건설과 금융이 많이 올랐는데, 이런 업종은 모두 내수주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내수주가 오른 이유는 환율이 하락할 때는 한국 경제가 수출보다 내수 중심으로 회복되기 때문이다. 상반기 1500원대에 육박하던 환율이 135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하반기 경기가 내수 중심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된 결과다. 물론 이 업종들이 앞으로도 성장하겠지만 현재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너무 높다. 나도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이런 주식을 많이 샀는데, 지금은 비중을 꽤 줄인 상태다.”

    상반기 상승을 주도했던 업종들이 현재 조정 단계인데 추가 상승 여력은 없다고 보나.

    “오를 만큼 올랐다고 본다. 그렇다고 과거 이차전지에 관한 낙관적 전망이 나올 때만큼 거품은 아니다. 다만 PER, PBR 같은 밸류에이션으로 볼 때 너무 높다고 평가된다. 예를 들어 연 영업이익이 2조 원 조금 안 되는 조선회사가 연 10조 원 넘는 영업이익을 내는 자동차 회사의 시가총액을 한때 넘어섰던 게 현실이다. 그만큼 주식시장에 성장성이 많이 반영됐고, 부분적으로 약간의 거품이 발생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하반기 증시는 어떤 섹터가 이끌까.

    “삼성전자 주가가 오랫동안 지지부진해 투자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싸 보인다. 현대차 또한 관세와 미국 소비 둔화 영향을 받고 있긴 해도 PBR이 0.5배로 너무 낮은 데다, 배당수익률도 5%에 이른다. 또 최근 금융주가 많이 올랐지만 아직도 PER, PBR이 그렇게 높지 않다. 오죽하면 사람들에게 ‘은행에 예금하려거든 차라리 그 은행 주식을 사라’고 권하겠나. 예금금리보다 배당수익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통신주도 배당수익률이 높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추경예산을 편성해 가계에 돈을 주니 내수 유통업종도 괜찮을 것 같다. 앞서 얘기한 대로 상반기에는 코스피가 28% 올랐지만 하반기에는 상승 여력이 5% 안팎이다. 따라서 지수 투자를 해서는 수익을 내기 힘들며 업종에 따라, 업종 중에서도 종목에 따라 수익률이 차별화될 것 같다.”

    반도체 사이클 장기화, 삼성전자에 기회 있어

    삼성전자 부활이 가능할까.

    “그렇다. 우선 반도체 수출이 계속 잘될 것 같다. 6월 반도체 수출이 150억 달러(약 20조6500억 원)를 기록했는데, 한국 전체 수출에서 비중이 25%로 역사상 최고치다. 3분기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수출액이 조금 낮아질 수 있지만 추세적으로 반도체 수출은 계속 증가할 것 같다. 과거 반도체 수출과 삼성전자 주가는 항상 같이 갔다. 지금 반도체 수출은 잘되는데 삼성전자 주가가 못 따라가는 것은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3월 삼성전자에 강의를 갔다가 ‘삼무원’(삼성공무원)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 얘기를 듣고 미래가 어둡다는 생각을 했는데, 최근 다시 강의를 가보니 뭔가를 해보자는 분위기가 있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앞두고 한국 정부도 10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한 만큼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어날 테고, 삼성전자가 이번에는 그 흐름을 놓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짧으면 2년, 길면 2년 6개월 주기로 업황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사이클 산업이라 현재는 사이클 끝물이라는 말이 나온다. 

    “AI 혁명이 이제 시작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번 반도체 사이클은 과거보다 길 수 있다. 최소한 앞으로 2년은 더 갈 것 같다. 일반적으로 이번 반도체 사이클이 장기화하면 미국 엔비디아가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경쟁사들이 생겨날 것이라서 엔비디아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또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우위를 보이며 앞서가고 있지만, 주가 측면에서 이미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감이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삼성전자에 더 기회가 있다고 본다. 물론 삼성전자의 대응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최근 미국 상원을 통과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따르면 반도체는 세액공제 폭이 확대돼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차전지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종료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최근 미국에 다녀왔는데 뉴욕 거리는 내연기관차가 많아 상당히 시끄러웠다. 전기차가 많아 조용한 중국 상하이와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런 현실에서 볼 때 미국보다는 중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이차전지 앞날도 괜찮게 보는데, 문제는 중국 이차전지 기업의 점유율은 계속 올라가고 한국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차전지 주가가 바닥을 벗어나고 있다고 판단한다. 다만 과거보다는 상승 속도가 많이 둔화될 것 같다.”

    코스피 5000, 엔비디아 같은 기업 나와야 

    2030년 코스피 5000 시대가 가능하다고 보나.

    “이번 정부 들어 상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을 추진하면서 주식 수요를 늘린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일본이나 미국 사례 등을 볼 때 그 나라 대표 지수는 결국 명목GDP와 함께 움직인다. 지난 2년 동안 일본 주가가 많이 올랐고 사람들은 제도 개선 덕분이라고 얘기하지만, 그보다는 명목GDP가 많이 오른 영향이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와 일본 명목GDP의 상관계수가 0.9로 나온다. 그런데 한국 실질GDP(잠재성장률)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그래프2 참조). 1980년대 연 10%였다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5%대로 떨어졌고 최근에는 2% 안팎에 머물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잠재성장률을 처음으로 1%대인 1.9%로 예상했고, 한국은행도 올해부터 5년간 잠재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내가 추정해도 1%대 후반이다. 그럼 명목GDP는 물가성장률 포함 3.8%인데, 그걸로 계산하면 코스피 연평균 상승률은 5% 안팎이고 2030년 4040 정도 나온다.”

    코스피 5000을 달성한 방법은 없나.

    “코스피 5000 시대를 열려면 제도 개선만으로는 어렵다. 물론 주가는 언제든지 적정 수준보다 과대평가될 수 있지만 그럼에도 5000까지 가려면 명목GDP가 연 5%를 넘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그래서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공약으로 ‘잠재성장률 3%’를 제시한 것이다. 만약 이번 정부에서 3%가 되면 1980년 이후 처음으로 성장 계단을 올라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과 자본이 증가하고, 생산성이 혁신적으로 증가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나와야 하는 것이다. 앞서 이것을 이룬 나라가 미국으로, 1990년대 정보기술(IT) 혁신을 통해 생산성이 크게 증가하면서 고성장-저물가를 동시에 달성했다. 한국 역시 AI 혁명을 통해 생산성을 크게 증가시키면 가능성이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 지금 많은 기업을 3세들이 경영하고 있는데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보다 추진력이 줄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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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이한경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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