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2

2023.10.27

복역 중인 이동채 전 회장 에코프로 보유 지분 제3자 매도 미스터리

본인도 모르게 25억 원어치 매도… 개인정보 또는 증권사 해킹 가능성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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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3-10-30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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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3일 에코프로 공시로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3거래일 동안 에코프로 보유 주식 일부를 매도한 사실이 공개된 것이다. 문제는 이 전 회장이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로 실형이 확정돼 현재 복역 중이라는 사실이다. 제3자가 이 전 회장의 에코프로 보유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는데, 국내 주요 대기업의 핵심 주주가 본인도 모르는 사이 지분이 매각된 초유의 사태를 둘러싸고 여러 추측이 나돌고 있다.

    누가, 어떻게?

    이번 사태는 에코프로 측이 이 전 회장의 계좌가 있는 증권사로부터 매매 사실을 통보받으면서 알려졌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관련 사실을) 외부 금융기관의 통보를 받아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에코프로 측은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이 전 회장의 계좌를 지급 정지해놓은 상태다.

    이 전 회장 계좌에서 매도된 에코프로 주식은 2955주다(표 참조).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 16일, 17일, 19일 각각 이 전 회장의 에코프로 주식 215주, 1000주, 1740주가 주당 84만5609원(평균가)에 장내 매도됐다. 25억 원 가까이 되는 규모의 지분이다. 이로써 이 전 회장의 에코프로 보유 지분은 18.84%에서 18.83%로 소폭 감소했다. 10월 25일 기준 이 전 회장은 3조4602억 원(501만4894주) 상당의 에코프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에코프로 측은 이 전 회장이 자의로 주식을 매도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에코프로는 10월 23일 “상기 3건의 장내 매도는 보고자(이동채)의 명의 및 계좌 정보가 제3자에게 무단 도용돼 보고자의 동의 없이 매도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고자의 피해 사실을 바탕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수사 결과 및 관계부서와 협의에 따라 본 공시는 정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뉴스1]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뉴스1]

    시장의 관심은 누가, 어떻게 이 전 회장의 주식을 매도했는지에 쏠렸다. 에코프로 측 조치로 계좌가 동결된 부분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나흘 동안 이 전 회장의 보유 지분 중 극히 일부인 0.058%만 분산 매도된 배경을 두고도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어떤 수법으로 이 같은 해킹이 가능했는지 등을 두고 각종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관련 사실이 공시된 직후 네이버 에코프로 종목토론방에서는 “이 전 회장의 동의 없이 보유 지분을 매도했다는 것이 무슨 소리냐” “(이 전 회장의) 지인이 대신 판 것 아니냐”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다.



    ‘증권사 해킹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불안감은 일반 시장 참여자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보유 주식이 잘 있는지 확인해봐라”고 서로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다만 증권가는 계좌 해킹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으며, 이에 일각에서는 이 전 회장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불가능하다 단정 못 하지만…”

    에코프로 측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의뢰했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증권사 전산망 해킹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해킹으로 알려지다 보니 마치 증권사 전산망이 해킹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데, 개인정보도 해킹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러 차원에서 해킹이 이뤄질 수 있는데, 어떠한 형태의 해킹인지 잘 모르는 만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보안 전문가들은 시장의 우려처럼 제3자를 통한 증권사 해킹은 성공 확률이 낮다고 지적했다. 주식 매매를 하려면 공인인증서, 생체인식, 비밀번호 등 2~3차례 인증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모두 뚫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공인인증서와 생체인식 혹은 2차 비밀번호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개인 검증을 완료해야 매매가 가능한 시스템”이라며 “해킹이 이뤄지려면 해커가 계좌 주인의 개인용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완전히 장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 교수는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 없겠지만, 보통의 경우 당사자(계좌 소유주)의 절대적 협조가 없다면 제3자 매매 성공 확률은 매우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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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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