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13

..

경제

지난해엔 삼겹살, 올해는 패스트푸드 떴다

동아일보사 주최 ‘소상공인을 위한 빅데이터 창업 세미나’ 현장 중계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입력2017-11-13 09:59:4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11월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동아일보사 주최 ‘소상공인을 위한 빅데이터 창업 세미나’ 1차 현장.[김형우 기자]

    11월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동아일보사 주최 ‘소상공인을 위한 빅데이터 창업 세미나’ 1차 현장.[김형우 기자]

    “자영업자의 최대 화두는 인건비 줄이기입니다. 2018년부터 최저임금이 16.4% 올라 시간당 7530원이 되면 4대 보험과 퇴직적립금을 빼고도 일반 직원에게 월 157만 원가량을 줘야 합니다. 시급 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 창업 현장에서는 ‘셀프 시스템’이 확산되고 무인단말기를 설치하는 매장이 급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권영산(54) 오앤이외식창업컨설팅 대표가 창업 트렌드를 설명하기 시작하자 청중 사이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최저임금과 관련해 창업 현장의 말 못 할 고민을 짚어줬기 때문이다. 

    “요즘 주요 상권에 ‘깔세’가 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깔세는 보증금이나 권리금 없이 3~6개월 치 월세를 미리 주고 영업하는 것을 말합니다. 불황이 장기화하고 공실이 많아지자 나타난 현상인데, 그럴수록 입지가 좋은 곳은 임대료와 권리금이 더 올라가 장사하기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치킨전문점, 매장도 줄고 월매출도 급락

    권영산 오앤이외식컨설팅 대표가 최신 창업 트렌드를 설명하고 있다.[김형우 기자]

    권영산 오앤이외식컨설팅 대표가 최신 창업 트렌드를 설명하고 있다.[김형우 기자]

    11월 7일 오후 2시 동아일보사가 주최한 ‘소상공인을 위한 빅데이터 창업 세미나’가 열린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은 예비창업자와 기존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학습 열기로 달아올랐다. ‘실패하지 않는 창업, 망하지 않는 장사’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서 첫 번째 강사로 나선 권영산 대표는 “매장 앞에 줄 선 것만 보고 덜컥 가맹점 계약을 했다가는 10곳 중 6~7곳은 망한다”면서 “빠르게 변하는 창업 현장을 따라잡으려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철저히 시장을 분석해 창업 아이템을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전국 삼겹살전문점은 1만6762개, 매장당 평균 월매출은 5189만 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매장 수는 1만7400개로 늘어난 반면, 매장당 평균 월매출은 3875만 원으로 줄었다. 치킨전문점 상황은 최악이었다. 지난해 전국 3만3406개 치킨전문점의 매장당 평균 월매출은 3053만 원으로 선방한 편이지만, 올해는 3만392개로 매장 수가 줄었음에도 월매출이 1655만 원으로 반 토막 수준이다. 돼지고기나 닭고기 관련 외식사업은 성수기가 길고 수익성이 좋은 아이템임에도 구제역, 조류독감 등 외부 원인에 따라 부침이 심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레드오션으로 알려진 커피전문점은 올해 상반기에만 2517개가 늘어나 3만5917개가 됐고, 매장당 평균 월매출은 1498만 원으로 지난해 1447만 원과 거의 비슷했다. 커피전문점이 소상공인에게는 여전히 진입장벽이 낮은 창업 아이템임을 알 수 있다. 

    올해 눈에 띄는 부분은 햄버거, 샌드위치 같은 패스트푸드전문점의 약진이다. 전국 패스트푸드전문점 수는 3630개, 매장당 평균 월매출은 5630만 원에 달했다. 권 대표는 “불경기일수록 부담 없는 가격으로 한 끼를 해결하려는 선호가 높고 배달·매장·포장판매 등 3웨이(way) 판매방식이 가능한 패스트푸드전문점의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계의 김정호’라 불릴 만큼 대한민국 상권 구석구석을 훑은 권 대표가 상권입지분석 강의로 넘어가자 청중의 몰입도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가시성, 접근성, 인지성, 홍보성, 주차편의성 등을 고려한 기본 평가방법에 이어 다양한 ‘상권단절요인’ 사례를 통해 초보 창업자가 섣불리 들어갔다 울고 나오기 십상인 ‘반드시 피해야 할 입지’를 설명하자 여기저기서 스마트폰으로 강의 내용을 촬영하기에 바빴다.


    “장사도 안 되는데 무슨 세금? 그래도 내야”

    김상문 세무법인 KNP 대표세무사가 ‘소상공인의 창업과 절세’를 주제로 강연하는 모습.[김형우 기자]

    김상문 세무법인 KNP 대표세무사가 ‘소상공인의 창업과 절세’를 주제로 강연하는 모습.[김형우 기자]

    두 번째 강의는 김상문(54) 세무법인 KNP 대표세무사의 ‘소상공인의 창업과 절세’였다. 김 세무사는 “장사도 안 되고 손해만 보는데 무슨 세금을 내느냐는 분도 있지만 무조건 내야 하는 것이 부가가치세”라며 “세금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만큼 합리적인 절세 방안을 찾아 최대한 줄이는 선에서 만족해야 하는데, 미리 알고 잘 준비하면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에는 스무 가지가 넘는 세금이 있다. 그중 사업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세금은 부가가치세와 소득세다. 사업을 시작하려면 사업자등록을 해야 하고 이때 자신의 과세유형을 선택하게 되는데 과세사업인지, 면세사업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사업자는 대부분 과세사업자에 해당하며, 부가가치세 계산 방식에 따라 일반과세자와 간이과세자로 나뉜다. 간이과세자는 전년도 매출이 4800만 원에 미달하는 영세사업자를 위한 특혜로, 간이사업자로 등록하면 세금 계산이 간편하고 대체로 세금도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다. 창업자는 초기 비용 투자가 많아 대부분 환급을 받게 되는데 간이과세자로 사업자등록을 하면 환급받지 못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지출에서 가장 비중이 큰 인건비와 관련해 김 세무사는 “인건비는 4대 보험 같은 추가 부담을 요구하므로 사업자는 이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다고 실제로 지급한 인건비를 신고하지 않으면 자신의 소득세가 늘어날 뿐 아니라 미신고에 따른 추징과 법률적 위험에 노출되는 리스크까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세무사가 끝까지 강조한 것은 ‘증빙’이다. 사업을 하다 보면 월세나 인건비, 재료비 등 여러 명목으로 지출하게 되는데 이렇게 돈이 나간 증빙을 잘 챙겨야 세금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돈이 나간 만큼 그에 상응하는 증빙서류(세금계산서, 계산서, 신용카드전표, 현금영수증)를 반드시 챙기라”고 강조했다. 

    4시간 가까이 연속으로 진행된 본 강의가 끝난 뒤에도 대다수 청중은 자리를 뜨지 않고 “현금결제만 하는 코인세탁소도 부가가치세를 내야 하나” “임대인이 다운계약서를 요구할 때 어떻게 해야 하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5년을 기준으로 돼 있는데 만기 3개월 전 계약을 갱신해 6~7년 차가 됐을 때도 권리가 보장되나” 등 질문을 쏟아냈다. 결국 공식 질의응답 시간이 끝나고 강사들이 즉석에서 개별 상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동아일보사가 주최하는 ‘소상공인을 위한 빅데이터 창업 세미나’는 모두 세 차례 열리며, 2차는 ‘업종 선정 및 좋은 프랜차이즈 본부 구별법’을 주제로 11월 27일 오후 2시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3차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분석 및 온라인 마케팅’을 주제로 12월 12일 동아일보사 동아미디어센터 20층에서 진행된다. 모두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