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S5 출시 행사 모습.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17%를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의 경우, 비수기 진입 및 모바일 기기 수요 감소로 지난 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4% 정도 줄었지만 개인용 컴퓨터(PC), 게임기, 낸드 플래시 메모리에 대한 견고한 수요, 20나노 D램 공정 전환 및 생산 효율화를 통한 수익 개선 등으로 선전했다.
영상디스플레이·생활가전(CE) 부문의 경우 비수기 진입으로 지난 분기 대비 매출은 20.6%, 영업이익은 71.2% 감소했다. TV의 경우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FPTV(평판TV) 수요가 지난 분기 대비 29% 줄었다.
반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을 담당하는 무선사업(IM) 부문의 수익은 비수기 진입에도 갤럭시S4, 노트3의 판매 증가, 마케팅비의 효율적 집행, 태블릿PC 중·고가 라인업 강화 등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매출액은 4.3% 감소한 32조4400억 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17.5% 증가한 6조4300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에 대해 ‘비용 통제에 의한 수익 증가’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즉 판매 증가를 통해 이익을 거둔 것이 아니라 제품 판매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효과적으로 운영해 수익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선진국 시장에서 이미 둔화
주목할 것은 무선사업 부문 매출이 2013년 3분기를 고점으로 2분기 연속 하락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배경이다. 이것은 갤럭시 제품 라인의 성공을 원동력으로 최근 몇 년간 급성장을 거듭해온 삼성전자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의 성공으로 노키아를 제치고 글로벌 휴대전화 시장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선진국 시장에서의 스마트폰 성장 둔화는 이미 시작됐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따라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어온 애플이 지난해 새로운 아이폰을 내놓으며 저가형인 아이폰5C를 출시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신흥국 시장 공략은 삼성전자가 다른 스마트폰 기업보다 앞선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제품은 애플, 소니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흥국 시장에서 저가폰 모델 판매에 더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샤오미, 화웨이, ZTE 등 중국 스마트폰 기업과의 경쟁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이 심화하면 제조업체들에 가격 하락 압력이 가해지면서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저가폰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하면 이는 평균 판매가 하락과 매출 증가율 정체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무선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율(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중)은 2013년 1분기 20%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4분기에는 16%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에게 2014년 2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대종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익의 핵심 사업부인 무선사업 부문은 산업 환경이 중·저가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이익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는 시기에 접어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