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랜드로버 콘셉트카 ‘LRX’의 양산형 모델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레인지로버 역사상 가장 작고 가벼운 모델이다.
당시 모터쇼에 LRX가 등장하자 업계에서는 “기존 랜드로버 브랜드 이미지와 전혀 다른 모습”이라며 혁신적인 디자인에 놀라움을 나타났다. 일부 마니아는 “너무 파격적이라 랜드로버의 정체성을 훼손한 느낌”이라며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보크는 지난해 7월 영국 헤일우드공장에서 처음 출고된 후 2012 뉴욕국제오토쇼에서 ‘올해의 디자인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1년여 만에 100개가 넘는 상을 휩쓸었다.
# 아담하지만 군더더기 없는 다부진 모습
시승을 위해 만난 2.0 Si4 다이내믹 모델은 레인지로버 이보크 중에서도 가장 역동적인 디자인을 자랑하는 3도어 쿠페다. 차체 크기는 길이 4365mm, 넓이 1966mm, 높이 1605mm로 아담하지만 군더더기 하나 없는 다부진 모습이다.
동력 성능은 2.0ℓ터보 직분사 가솔린엔진에 패들시프트를 함께 쓸 수 있는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34.7kg·m의 힘을 낸다. 최고안전속도는 217km/h, 공인연비는 10.3km/ℓ이다. 스티어링은 전자식이고 서스펜션은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스트럿 및 멀티링크 방식이다.
# 가벼운 재료로 강성 높이고 무게는 줄여
전면 디자인은 천공패턴의 2단 그릴과 날카로운 헤드램프, 일자형 안개등이 어울려 기존 랜드로버의 투박함을 찾아보기 어렵다. 측면은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라인과 솟아오른 허리라인이 날렵한 느낌을 준다.
실내는 옥스퍼드 가죽시트를 비롯해 계기판과 차문 등 곳곳을 천연가죽으로 마감해 깔끔하고 고급스럽다. 지붕은 전체가 시원하게 뚫린 파노라마 글라스 선루프를 채택했다.
공차중량은 1790kg으로 경쟁모델인 아우디 Q5 2.0 TDI(2000kg)보다 210kg이나 가볍다. 알루미늄 엔진과 보닛, 알루미늄 서스펜션, 경량 플라스틱 펜더, 마그네슘 크로스 빔 등 강하지만 가벼운 재료를 많이 사용한 덕분이다.
# 도로 조건에 맞춰 서스펜션 최적화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자 센터콘솔에 숨은 드라이브 셀렉트 다이얼이 솟아올랐다. 다이얼을 돌려 주차와 후진, 중립, 드라이브, 스포츠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같은 회사의 고급 세단 재규어와 같은 방식인데, 거친 드라이브를 표방하는 레인지로버에는 왠지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시승을 마무리할 즈음엔 눈과 손에 익숙해졌다.
시승 코스는 국도와 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에서 강원도 대관령까지 왕복하는 400여km 구간. 시승 내내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SUV답지 않은 편안한 주행감이었다. 저속은 물론 고속에서도 차체 흔들림이 적고 민첩해 편안하게 운전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구불구불한 국도에서 쏠림 없이 커브 길을 치고 나갔고 정숙성도 뛰어났다.
이보크는 고성능 스포츠카에 사용하는 ‘매그니라이드(MagneRide) 연속 가변 댐퍼 시스템’을 SUV 최초로 탑재했다. 일반적인 유압식이 아니라 전자기를 이용해 도로 조건 및 주행 상황에 따라 서스펜션 상태를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시승에서는 사용할 기회가 없었지만 랜드로버의 특허기술인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은 눈길이나 모랫길, 빗길, 진흙길 등 노면 상황에 따라 구동력과 핸들, 변속기, 서스펜션을 최적 상태로 맞춰준다.
# 가속력 뛰어나지만 초고속에선 답답
고속도로에 올라서서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자 거침없이 속도가 올라갔다. 이 차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6초에 도달할 정도로 빠르다. 같은 속도라면 SUV에서 느끼는 속도감이 세단보다 훨씬 크다. 엔진회전수가 높아지면서 들려오는 엔진음은 스포츠카처럼 역동적이다.
하지만 140km/h 이상의 초고속 영역에 들어서자 가속감이 급격히 떨어지고, 풍절음이 귀에 거슬릴 정도로 커졌다. A필러가 두껍고 사이드미러가 너무 커서 차선을 변경할 때마다 전방과 좌우 시야를 가려 불편했는데, 고속 풍절음도 큰 사이드미러의 영향인 듯했다.
뒷좌석에 탑승하려면 앞좌석 레버를 당겨 좌석을 접은 뒤 승차해야 하는데, 차체가 낮아 승하차 시 불편함은 없었다. 뒷좌석은 지붕이 낮아 조금 답답한 느낌이었으나 무릎 공간에는 여유가 있었다. 약간 좁아 보이는 트렁크는 6대 4 분할방식의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1445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 다양한 편의장치 최고, 가격은 부담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8인치 고화질 터치스크린을 통해 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블루투스 전화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계기판 중앙의 5인치 디스플레이는 온도와 연료량, 기어 상태,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 크루즈컨트롤, 경사로 정보 등 차량 상태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준다.
앞뒤 45cm 공간만 있으면 자동 평형주차가 가능한 주차보조 기능, 5대의 서라운드 카메라 시스템, 11개 스피커로 380W의 출력을 내는 메리디안 오디오 등의 편의장치를 갖췄다.
판매가격은 9090만 원으로 동급인 BMW X3나 아우디 Q5보다 평균 2000만 원가량 비싸다. 5도어 모델은 2.0ℓ가솔린엔진 프레스티지 8210만 원, 2.2ℓ디젤엔진 SD4 프레스티지 7710만 원, 2.2ℓSD4 다이내믹 8390만 원이다.
당시 모터쇼에 LRX가 등장하자 업계에서는 “기존 랜드로버 브랜드 이미지와 전혀 다른 모습”이라며 혁신적인 디자인에 놀라움을 나타났다. 일부 마니아는 “너무 파격적이라 랜드로버의 정체성을 훼손한 느낌”이라며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보크는 지난해 7월 영국 헤일우드공장에서 처음 출고된 후 2012 뉴욕국제오토쇼에서 ‘올해의 디자인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1년여 만에 100개가 넘는 상을 휩쓸었다.
# 아담하지만 군더더기 없는 다부진 모습
시승을 위해 만난 2.0 Si4 다이내믹 모델은 레인지로버 이보크 중에서도 가장 역동적인 디자인을 자랑하는 3도어 쿠페다. 차체 크기는 길이 4365mm, 넓이 1966mm, 높이 1605mm로 아담하지만 군더더기 하나 없는 다부진 모습이다.
동력 성능은 2.0ℓ터보 직분사 가솔린엔진에 패들시프트를 함께 쓸 수 있는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34.7kg·m의 힘을 낸다. 최고안전속도는 217km/h, 공인연비는 10.3km/ℓ이다. 스티어링은 전자식이고 서스펜션은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스트럿 및 멀티링크 방식이다.
# 가벼운 재료로 강성 높이고 무게는 줄여
전면 디자인은 천공패턴의 2단 그릴과 날카로운 헤드램프, 일자형 안개등이 어울려 기존 랜드로버의 투박함을 찾아보기 어렵다. 측면은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라인과 솟아오른 허리라인이 날렵한 느낌을 준다.
실내는 옥스퍼드 가죽시트를 비롯해 계기판과 차문 등 곳곳을 천연가죽으로 마감해 깔끔하고 고급스럽다. 지붕은 전체가 시원하게 뚫린 파노라마 글라스 선루프를 채택했다.
공차중량은 1790kg으로 경쟁모델인 아우디 Q5 2.0 TDI(2000kg)보다 210kg이나 가볍다. 알루미늄 엔진과 보닛, 알루미늄 서스펜션, 경량 플라스틱 펜더, 마그네슘 크로스 빔 등 강하지만 가벼운 재료를 많이 사용한 덕분이다.
# 도로 조건에 맞춰 서스펜션 최적화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자 센터콘솔에 숨은 드라이브 셀렉트 다이얼이 솟아올랐다. 다이얼을 돌려 주차와 후진, 중립, 드라이브, 스포츠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같은 회사의 고급 세단 재규어와 같은 방식인데, 거친 드라이브를 표방하는 레인지로버에는 왠지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시승을 마무리할 즈음엔 눈과 손에 익숙해졌다.
시승 코스는 국도와 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에서 강원도 대관령까지 왕복하는 400여km 구간. 시승 내내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SUV답지 않은 편안한 주행감이었다. 저속은 물론 고속에서도 차체 흔들림이 적고 민첩해 편안하게 운전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구불구불한 국도에서 쏠림 없이 커브 길을 치고 나갔고 정숙성도 뛰어났다.
이보크는 고성능 스포츠카에 사용하는 ‘매그니라이드(MagneRide) 연속 가변 댐퍼 시스템’을 SUV 최초로 탑재했다. 일반적인 유압식이 아니라 전자기를 이용해 도로 조건 및 주행 상황에 따라 서스펜션 상태를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시승에서는 사용할 기회가 없었지만 랜드로버의 특허기술인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은 눈길이나 모랫길, 빗길, 진흙길 등 노면 상황에 따라 구동력과 핸들, 변속기, 서스펜션을 최적 상태로 맞춰준다.
# 가속력 뛰어나지만 초고속에선 답답
고속도로에 올라서서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자 거침없이 속도가 올라갔다. 이 차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6초에 도달할 정도로 빠르다. 같은 속도라면 SUV에서 느끼는 속도감이 세단보다 훨씬 크다. 엔진회전수가 높아지면서 들려오는 엔진음은 스포츠카처럼 역동적이다.
하지만 140km/h 이상의 초고속 영역에 들어서자 가속감이 급격히 떨어지고, 풍절음이 귀에 거슬릴 정도로 커졌다. A필러가 두껍고 사이드미러가 너무 커서 차선을 변경할 때마다 전방과 좌우 시야를 가려 불편했는데, 고속 풍절음도 큰 사이드미러의 영향인 듯했다.
뒷좌석에 탑승하려면 앞좌석 레버를 당겨 좌석을 접은 뒤 승차해야 하는데, 차체가 낮아 승하차 시 불편함은 없었다. 뒷좌석은 지붕이 낮아 조금 답답한 느낌이었으나 무릎 공간에는 여유가 있었다. 약간 좁아 보이는 트렁크는 6대 4 분할방식의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1445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 다양한 편의장치 최고, 가격은 부담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8인치 고화질 터치스크린을 통해 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블루투스 전화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계기판 중앙의 5인치 디스플레이는 온도와 연료량, 기어 상태,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 크루즈컨트롤, 경사로 정보 등 차량 상태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준다.
앞뒤 45cm 공간만 있으면 자동 평형주차가 가능한 주차보조 기능, 5대의 서라운드 카메라 시스템, 11개 스피커로 380W의 출력을 내는 메리디안 오디오 등의 편의장치를 갖췄다.
판매가격은 9090만 원으로 동급인 BMW X3나 아우디 Q5보다 평균 2000만 원가량 비싸다. 5도어 모델은 2.0ℓ가솔린엔진 프레스티지 8210만 원, 2.2ℓ디젤엔진 SD4 프레스티지 7710만 원, 2.2ℓSD4 다이내믹 8390만 원이다.
이보크의 실내는 8인치 고화질 터치스크린, 차량 상태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는 5인치 디스플레이 등 편의장치를 두루 갖췄다(왼쪽). 고급 세단 재규어와 같은 방식의 드라이브 셀렉트 다이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