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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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집어 그냥 나가면 결제 끝! 62대 AI 카메라가 고객 움직임 감지

국내 첫 AI 편의점 GS25 DXLAB 가산스마트점 가보니… 들어갈 때 QR코드·신용카드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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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입력2023-10-2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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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나가시면 됩니다. 결제는 자동입니다.”

    10월 17일 오전 9시 기자가 찾은 서울 금천구 ‘GS25 DXLAB 가산스마트점’(가산스마트점)에서 한 직원이 고객들을 향해 연신 이렇게 말했다.

    GS리테일이 서울 금천구에 새롭게 오픈한 인공지능(AI) 편의점 ‘GS25 DXLAB 가산스마트점’. [이슬아 기자]

    GS리테일이 서울 금천구에 새롭게 오픈한 인공지능(AI) 편의점 ‘GS25 DXLAB 가산스마트점’. [이슬아 기자]

    일반 점포 형태로는 최초

    국내 첫 인공지능(AI) 편의점인 가산스마트점에서는 구매할 물건을 들고 출입 게이트를 통과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지만, 아직 이 같은 시스템이 낯선 고객들은 게이트 앞을 서성거리기를 반복했다. 한 고객은 “정말 이렇게 가도 되는 것이냐”고 재차 직원에게 묻다가 게이트를 통과한 직후 스마트폰에 신용카드 결제 알림이 뜨자 그제야 웃으며 “신기하다”고 말했다.

    GS리테일 가산스마트점은 국내에서 일반 점포 형태로 선보인 첫 AI 편의점이다. 다른 기업들이 제한 개방형 또는 테스트베드 형태의 AI 편의점을 운영한 적은 있으나 일반 판매를 목적으로 완전한 형태의 AI 편의점이 문을 연 것은 최초다. 이날 방문한 가산스마트점은 입장 과정부터 특이했다.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통상 계산대가 있어야 할 자리에 출입 게이트가 위치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GS25 애플리케이션(앱) QR코드 또는 신용카드를 결제 수단으로 등록해야 비로소 매대 쪽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때 인원수에 맞게 한 사람씩 결제 수단을 인증해야 했다. AI 시스템이 매장 내 고객 움직임을 따라갈 수 있도록 고객별로 개별 코드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출입 게이트로 들어가려면 GS25 애플리케이션(앱) QR코드 또는 신용카드 등 결제 수단을 등록해야 한다. [이슬아 기자]

    출입 게이트로 들어가려면 GS25 애플리케이션(앱) QR코드 또는 신용카드 등 결제 수단을 등록해야 한다. [이슬아 기자]

    이 같은 최첨단 AI 기술은 천장과 매대에 숨어 있었다. 60㎡(약 18평) 남짓한 매장에는 62대의 AI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이들 카메라가 고객의 손목, 팔 관절 각도 등 행동 정보를 수집해 어떤 상품을 얼마나 집는지 추적하는 것이다. 또 전체 매대에 190여 개 무게 측정 센서가 달려 있어 매대 위 상품의 무게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이러한 정보가 메인 서버로 전송되면 자동으로 결제가 승인되는 메커니즘인 것이다. 따라서 물건을 여러 차례 들었다 놨다 하고 주머니나 가방에 넣어서 나가도 결제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60㎡(약 18평) 남짓한 가산스마트점 천장에는 AI 카메라 62대가 설치돼 있다. [이슬아 기자]

    60㎡(약 18평) 남짓한 가산스마트점 천장에는 AI 카메라 62대가 설치돼 있다. [이슬아 기자]

    이러한 AI 시스템의 특성 때문에 기존 편의점에는 없는 신기한 규칙도 있었다. 바로 ‘다른 사람에게 물건을 건네주면 안 된다’는 것이다. AI 카메라는 처음 상품을 집은 사람을 구매자로 인식하기에 다른 이에게 물건을 전달하면 사지도 않은 물건 값을 지불할 수 있다.

    아직 10명 이상 출입 게이트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점, 체크카드 및 간편결제서비스(제로페이·카카오페이 등)는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 결제 수단이 신용카드라면 구매 내역이 포함된 영수증을 따로 받기 힘들다는 점, 성인 인증이 어려워 주류가 판매 품목에서 제외됐다는 점 등은 다소 불편하게 느껴졌다. 실제로 이날 가산스마트점을 찾았다가 그냥 발길을 돌린 인근 20대 직장인 윤 모 씨는 “체크카드 사용이 안 되는지 몰랐다”며 “결제 가능 수단이 더 다양해지면 좋겠다”고 이용 후기를 남겼다.

    그럼에도 가산스마트점은 AI 편의점 상용화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반 점포 형태로 개점한 것은 물론, AI 편의점 구축의 가장 높은 허들인 비용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했기 때문이다. 가산스마트점에 적용된 AI 기술은 AI 스타트업 파인더스에이아이가 제공했는데, 이날 가산스마트점에서 만난 임수민 파인더스에이아이 딥러닝 엔지니어는 “통상 폐쇄회로(CC)TV로 사용되는 비싼 3D(3차원) 카메라 대신 5만~10만 원대 2D 카메라로도 고객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게 해 구축비용을 과거의 3분의 1로 줄였다”며 “무게 측정 센서 또한 한 선반에 하나만 설치해도 재고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GS25 점포로 보급 가속”

    GS리테일은 가산스마트점을 시작으로 AI 편의점 보급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가산스마트점은 AI 기술에 비교적 익숙한 2030 직장인이 모여 있는 서울지하철 1·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에 문을 열었다. 현재 하루 평균 70~80건, 많게는 100건가량 결제가 이뤄지는데, 시스템 미비점이 보완되고 매장 운영이 안정화됨에 따라 관련 사업을 전체 매장으로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이날 “가산스마트점을 통해 선보인 차별화된 AI 기술을 기존 GS25 점포에 보급하는 일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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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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