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정보기술(IT)업체들이 ‘스마트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10년이 넘었다. 2014년 삼성전자가 가전제품 제어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사 ‘스마트싱스’를 인수해 주목받았다. 같은 해 아마존이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를 선보인 데 이어 구글도 비슷한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론칭했다. 글로벌 빅테크가 잇달아 스마트홈 시장에 뛰어들 때만 해도 AI 중심의 가전제품 제어는 ‘식은 죽 먹기’처럼 보였다. AI가 가전기기를 모두 통합해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현실에서 스마트홈 산업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스마트폰이나 개인용 컴퓨터(PC)와 달리 도어로크나 인터넷 프로토콜(IP) 카메라, 로봇청소기 같은 제품은 제조사가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홈 구축의 기초 단계인 인터넷 공조에 수많은 업체의 제품을 모두 포함시키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사용자가 일일이 제어 앱에 전자기기들을 연동해도 각 제조사 서버 문제로 사용 불능 상태에 빠지기 일쑤였다. 이처럼 상당수 소비자가 스마트홈 구축에 소극적이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모든 가전기기를 인터넷에 연결해주는 표준 프로토콜이 없었고, AI 시스템도 충분히 똑똑하지 못했던 것이다.
최근 매터 연동 기능을 갖춘 IT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매터를 기반으로 스마트홈을 구축하려면 그 중심이 되는 허브(hub) 장치가 필요하다. 기존 스마트홈은 각각의 IoT를 앱에 개별 등록해야 하는 반면, 매터와의 연동을 지원하는 IoT는 물리적 하드웨어인 허브를 중심으로 통합될 수 있다. 빅테크들은 자사 IT 기기를 ‘매터 허브’로 삼는 스마트홈 청사진을 고객에 제시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스마트 스피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스테이션’이라는 전용 장치, LG전자는 TV를 매터 허브 삼아 시장을 선점하고자 나섰다. 미국 셋톱박스업계 강자 ‘로쿠’가 매터 허브 시장에 참전한 것도 눈에 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내년에는 매터를 중심으로 IoT 프로토콜 시장이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LLM은 부족했던 스마트홈의 자동화 정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LLM은 방대한 데이터를 분류하고 그 속에서 일정 규칙을 찾아낸 후 새로운 정보를 추론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최근 들어 오픈소스 LLM이 늘어난 데다, ‘랭체인’ ‘플러그인’ ‘오토GPT’ 등 AI 기반의 추론 기술도 크게 발전했다. 기존 AI로는 어려웠던 정확한 명령 이해와 상황 진단 및 분석이 가능해진 것이다. 최근 아마존과 구글은 각각 AI 비서인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에 LLM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IT업계 안팎에선 스마트홈 시장을 놓고 “양치기 소년과 같은 산업”이라는 회의론이 적잖았다. 장밋빛 전망만 무성할 뿐, 빅테크도 이렇다 할 실적을 못 내는 사업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랬던 스마트홈 시장이 매터와 LLM이라는 새로운 변수의 등장으로 들뜨고 있다. 한마디로 ‘매터로 연결하고, LLM으로 자동화되는 스마트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향후 스마트홈 시장을 두고 어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파생되고, 그 과정에서 가전제품 제조사와 빅테크는 어떻게 이합집산할지 주목된다.
하지만 현실에서 스마트홈 산업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스마트폰이나 개인용 컴퓨터(PC)와 달리 도어로크나 인터넷 프로토콜(IP) 카메라, 로봇청소기 같은 제품은 제조사가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홈 구축의 기초 단계인 인터넷 공조에 수많은 업체의 제품을 모두 포함시키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사용자가 일일이 제어 앱에 전자기기들을 연동해도 각 제조사 서버 문제로 사용 불능 상태에 빠지기 일쑤였다. 이처럼 상당수 소비자가 스마트홈 구축에 소극적이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모든 가전기기를 인터넷에 연결해주는 표준 프로토콜이 없었고, AI 시스템도 충분히 똑똑하지 못했던 것이다.
기존에는 전자기기 연동해도 ‘사용 불능’
최근 스마트홈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조짐이 보인다. 표준 프로토콜로 힘을 얻고 있는 매터(Matter)와 챗GPT를 가능케 한 초거대 언어 모델(LLM) 기술의 등장이 그것이다. 매터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가전제품 제조사와 구글, 아마존, 애플 등 빅테크 기업이 참여한 사물인터넷(IoT) 연동 프로토콜이다. 세계 모든 컴퓨터를 인터넷에 연결해준 전송제어·인터넷 프로토콜(TCP/IP)처럼 다양한 가전제품을 아우르는 통합 제어 시스템이 매터의 지향점이다.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통합 제어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허브 ‘스마트싱스 스테이션’. [삼성전자 제공]
LG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 ‘씽큐’. [LG전자 제공]
LLM으로 스마트홈 자동화 수준 높여
지금까지 스마트홈이 널리 보급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낮은 자동화 기술 수준이었다.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 같은 AI 비서는 사용자 명령을 매끄럽게 이해하고 수행하는 능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스마트홈을 구축하려는 사용자마다 집의 면적과 구조, 가전기기 종류가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생활방식과 니즈가 다른 것은 물론이다. 따라서 스마트홈 서비스는 기술 차원에서는 통합과 자동화를 달성하는 동시에,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다변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일견 상반돼 보이는 임무를 수행하려면 스마트홈은 가전기기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그런 점에서 LLM은 부족했던 스마트홈의 자동화 정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LLM은 방대한 데이터를 분류하고 그 속에서 일정 규칙을 찾아낸 후 새로운 정보를 추론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최근 들어 오픈소스 LLM이 늘어난 데다, ‘랭체인’ ‘플러그인’ ‘오토GPT’ 등 AI 기반의 추론 기술도 크게 발전했다. 기존 AI로는 어려웠던 정확한 명령 이해와 상황 진단 및 분석이 가능해진 것이다. 최근 아마존과 구글은 각각 AI 비서인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에 LLM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IT업계 안팎에선 스마트홈 시장을 놓고 “양치기 소년과 같은 산업”이라는 회의론이 적잖았다. 장밋빛 전망만 무성할 뿐, 빅테크도 이렇다 할 실적을 못 내는 사업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랬던 스마트홈 시장이 매터와 LLM이라는 새로운 변수의 등장으로 들뜨고 있다. 한마디로 ‘매터로 연결하고, LLM으로 자동화되는 스마트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향후 스마트홈 시장을 두고 어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파생되고, 그 과정에서 가전제품 제조사와 빅테크는 어떻게 이합집산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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