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59

2010.10.25

인삼에 대한 오해와 진실

사포닌 효능 탁월한 고려인삼, 꾸준히 섭취하라!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10-10-25 17: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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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삼에 대한 오해와 진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약초이면서 고문헌들이 ‘불로장생’의 영약이라고 일컫는 인삼. 하지만 그토록 흔하게 접하고, 또 섭취하지만 정작 따지고 보면 인삼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외국삼 생산자들의 잘못된 홍보를 철석같이 믿기도 하고, 이미 과학적으로 밝혀진 잘못된 관습이나 관행을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거꾸로 조상의 지혜가 담긴 인삼 상식은 케케묵은 옛날이야기로만 치부하는 경향도 있다. 아무리 좋은 약도 알고 먹어야 제 효과를 내는 법.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인삼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파헤쳐봤다.

    ▶ 고려인삼은 외국삼보다 사포닌 효능이 탁월하다?

    인삼에 대한 오해와 진실
    그렇다. 인삼의 사포닌은 중추신경 억제, 단백질 합성 촉진, 부신피질호르몬 분비 촉진, 인슐린 유사 작용, 해독 작용, 항염증, 혈소판 응집 억제 등의 효능을 갖고 있다. 이 밖에도 많은 효능이 보고되고 있으며, 사포닌의 종류별로 약리 효능도 각기 다르다. 여하튼 고려인삼은 외국삼과 비교해 사포닌 성분이 탁월하게 많다. (아래 표 참조)

    특히 홍삼의 특유 성분인 진세노사이드 Rh2는 여러 종류의 암세포(MH1C1, B-16, He La)를 공격하는 것(세포 독성)으로 밝혀졌는데, 이것에서 항암물질을 분리해내기도 했다. 더욱이 고려인삼에 많이 든 다당류는 면역 기능을 증진시켜 종양 생성을 억제하고, 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지닌다. 중국에서는 임상적으로 인삼의 다당류 분획을 암 치료에 사용하고 있으며, 위암과 대장암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들어 고려홍삼에서 면역 활성이 강한 산성다당체가 분리됐으며, 이를 ‘RGAP(Red Ginseng Acidic Polysaccharide)’로 명명했다. 고려홍삼의 산성다당체 함량은 외국삼과 고려백삼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인삼 약효는 꾸준히 오래 먹을수록 좋아진다?



    건강한 사람은 평소 건강관리와 예방 차원에서 적정 양의 인삼을 꾸준히 장기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반면, 건강한 사람에 비해 생체 기능이 저하된 노년층과 병약자는 인삼 섭취 시 호전 효과를 빠르게 느낄 수 있다.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약학서적인 ‘신농본초경’은 약재를 상약, 중약, 하약 3가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그 중 인삼을 상약 중에 상약으로 꼽았다. 상약이란 아무리 많이 오랫동안 먹어도 독이 없고 해가 되지 않는 약을 가리킨다. 여러 학자들의 연구결과에서도 인삼은 장기간 섭취해야 효과가 좋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약물은 장기 복용하면 인체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삼, 특히 홍삼의 경우는 오랫동안 섭취하면 그 효능이 지속되는 특징을 가진다.

    다만, 사람에 따라 드물게 명현반응(瞑眩反應)과 이상 증상(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한의학상의 개념인 명현반응은 약을 복용한 후 치유돼가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나타나는 일시적인 증상(사나흘 정도 지속, 길면 일주일)으로, 시간이 지나면 점차 사라지고 환자는 완쾌된다. 아주 드물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는데, 이 경우 인삼 섭취를 중단하면 이상 반응도 없어진다. 한 번에 터무니없이 많은 양의 인삼을 먹어도 부작용은 거의 없지만, 낭비적 요소가 많다.

    인삼은 오래 자란 것일수록 효과가 좋다?

    인삼의 주요 유효 성분 가운데 하나인 사포닌의 함량은 저년근보다 고년근이 더 많으며, 각각의 사포닌 함유 조성에도 차이가 난다. 최근 약리 활성 작용으로 주목받고 있는 비사포닌계 활성 성분의 함유 비율도 저년근보다 고년근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겉모습을 보면 6년근은 4년근에 비해 뇌두가 크고 몸통과 다리 부분이 충실하며, 지근(각 부)의 발달도 양호한 편이다. 즉, 6년근이 4년근보다 완전한 사람 모양을 갖췄다. 한편, 암 발병을 억제하는 여러 실험에서 3년근 이하는 의미 있는 결과를 나타내지 못한 반면, 6년근의 효과가 가장 우수했다.

    ▶ 인삼의 뇌두는 반드시 제거하고 먹어야 한다?

    한방에서는 인삼을 강장제로 사용할 경우 효능이 떨어지고 구토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뇌두를 제거하는 것이 관습이었다. 이는 뇌두에 신경흥분성 독성과 지혈 작용이 있는 비단백태 아미노산이 주근(원뿌리)보다 많기 때문으로, 특히 수삼에 많이 함유돼 있다. 그 대신 뇌두에는 진세노사이드 Ro라는 성분의 유효 사포닌 성분이 가장 많이 들어 있어 사포닌 효과를 가장 크게 볼 수 있다. 홍삼 뇌두는 홍삼을 제조할 때 열처리 과정에서 성분 요소에 변화가 생기고 약성도 약화되어 오히려 보익제로 사용되며, 설사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최근에는 뇌두에서 추출한 사포닌이 구토 증상을 일으키지 않으며, 노화는 물론 각 기관의 생리적 대사 기능도 개선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인삼에 대한 오해와 진실

    사기그릇 대신 유리그릇에 인삼을 담아도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 인삼에는 쇠붙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예로부터 인삼을 자르거나 껍질을 제거할 때는 대나무 칼[竹刀]을 사용했다. 달이거나 먹을 때도 철기 용기나 도구 대신, 옹기 약탕관과 사기그릇을 사용하는 것이 관례였다. 심마니들도 인삼을 캘 때 나무막대를 썼다. 이는 인삼의 항산화(抗酸化) 활성 성분인 페놀성 성분(Phenolics Substances)이 철과 결합하면 그 효능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이와 관련해서는 아직 과학적으로 정확한 연구결과가 나와 있지 않다. 옹기 약탕관이나 사기그릇이 없다면, 철의 산화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스테인리스 용기를 사용하면 된다.

    도움말 : 최광태 (사)고려인삼학회 감사·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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