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 톰 행크스가 3년간의 달리기를 멈췄던 곳.
그런 곳이 있다. 아무 데나 카메라를 들이대도 아름다운 영상이 나온다는 유럽 도시들과 스케일이 큰 영화나 로드 무비에 잘 어울리는 미국의 여느 도시들은 특히 영화감독이촬영지로 선호하는 곳이다. 올가을,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영화 속 아름다운 도시로 여행을 떠나자.
‘델마와 루이스’ ‘포레스트 검프’ 속
미국 모뉴먼트밸리
‘델마와 루이스’는 1990년대 로드 무비의 전형을 제시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리들리 스콧이 감독을, 수전 서랜던과 지나 데이비스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중반부터 사막과 협곡들이 배경으로 나오는데 그곳이 바로 모뉴먼트밸리와 그랜드캐니언이다.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평범한 두 여인의 여행은 처음엔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러나 도중에 예기치 않은 살인을 하고 강도짓까지 하게 된 두 사람은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도주하는 두 사람이 타고 있던 1966년산 초록색 선더버드(Thunderbird) 뒤로 보이던 모뉴먼트밸리의 모습은 쓸쓸하다.
점점 더 내몰리는 상황에서 황량한 느낌을 지을 수 없더니 경찰 추격으로 그랜드캐니언의 벼랑 끝까지 몰리게 된 두 여인은 울며, 또 웃으며 마지막 대화를 나눈다. 서로의 눈빛을 확인한 두 사람은 그랜드캐니언의 벼랑 끝으로 질주한다. 함께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은 바람에 날아가고, 서로의 손을 굳게 잡은 두 사람은 푸른색 자동차와 함께 새가 날 듯 자유롭게 날았다.
수많은 영화가 이곳에서 촬영됐지만, 이렇게 슬픈 영화는 없었다. 서부 지역에서 가장 경이로운 장소가 그 두 사람에겐 ‘끝’을 향해 지나치는 곳이었을 뿐이다.
영화를 본 지 한참 후 이곳을 찾았다. 남편에게서 단 하루만이라도 벗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