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66

2012.12.10

사랑법

  • 입력2012-12-07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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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법
    사랑법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은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삼십 년 이전에 이 시를 읽고 쓰고 외웠었다. 내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같은 시. 옛 시집을 펼쳐 들고 잠시 어지러운 마음을 정리한다. 사람들은 왜 자기 틀 안에 타인을 가두려고 하는 것일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견고한 감옥을 만드는 너무 사랑하는 사람들이여, 떠나고 싶은 자 제발 떠나게 하라. 잠든 자의 가여운 영혼을 흔들지 마라. ─ 원재훈 시인



    詩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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