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처럼 날다 순식간에 추락](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3/11/07/200311070500021_1.jpg)
장면도
중국으로서는 8강에 한국 기사가 여섯 명이나 포진해 있기는 해도 홈그라운드에서 벌어지는 대국이고 8강에 오른 창하오(常昊) 9단, 왕레이(王磊) 8단 두 기사가 중국의 간판급 스타들인지라 적어도 한 명은 4강에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역시나’로 끝났다. 창하오 9단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원성진 5단에게 가로막혔으며 왕레이 8단은 목진석 7단에게 덜미를 잡혔다.
는 전 기 우승자인 이세돌 9단 대 조한승 6단의 대결. 공교롭게도 두 기사는 입단 동기생이자 전 기 대회 준결승에서도 마주친 바 있는데 그때 이세돌 9단은 조한승 6단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었다. 대국 전 열린 현지 기자회견에서 이세돌 9단은 마치 무하마드 알리처럼 “전 기 우승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바둑을 두고 싶다. 화려한 바둑으로 멋지게 상대방을 KO시키겠다”고 호언했는데, 나비처럼 날다 오히려 벌침을 맞고 고꾸라지고 말았다.
![나비처럼 날다 순식간에 추락](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3/11/07/200311070500021_2.jpg)
참고도
흑1로 뛰자 우상귀의 백이 궁지에 몰린 듯한데 이때 백2·4라는 기막힌 카운터펀치가 작렬한 것. 흑5로 잡을 수밖에 없을 때 백이 백6·8을 선수한 뒤 10으로 뛰자 흑 ▲ 다섯 점이 떨어진 데 이어 ■ 석 점조차 졸지에 부평초 신세가 되었다. 그렇다고 앞서 흑1로 응수하면 백10까지 패가 나는데 이것은 백의 꽃놀이패여서 흑이 견딜 수 없다. 조한승 6단도 국내기전에서 이창호 9단과 ‘맞장’ 뜨고 있는 정상급 기사인데 이러한 입단 동기를 너무 과소평가하며 자극한 것이 패인이었을까? 126수 끝 백 불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