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대 실패 없는 달러 투자’를 쓴 김정훈 작가. 이상윤
시중은행 딜링룸 출신이자 ‘절대 실패 없는 달러 투자’를 쓴 김정훈 작가가 2월 10일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선이 뉴노멀처럼 여겨진다. 원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요즘, 김 작가는 매일 주가를 예측해야 하는 불안한 주식시장보다 평균선으로 회귀하는 달러와 엔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달러 투자가 세금 부담이 없을 뿐 아니라, 경제위기 국면에서도 자산가치를 지켜주고 달러나 엔화로 우량 자산을 사 모을 수 있는 ‘2차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상향하지 않는 환율 유의
‘달러 투자’는 어떤 개념인가.“환차익을 목적으로 환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해외여행을 갈 때 원화를 달러 또는 그 나라 통화로 바꾸지 않나. 여행 후 남은 돈은 다시 원화로 재환전한다. 그땐 환전 목적이 여행이지만, 달러 투자는 목적이 투자로 바뀐 것이다. ‘달러 투자’라고 하면 거창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 누구나 이미 여러 번 경험해본 행위다.”
달러 투자를 주식과 비교하면 어떤가.
“달러 투자는 주식처럼 장기 우상향하는 자산이 아니다. 주식은 기업이라는 생산 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상승한다. 반면 통화(通貨) 기반 자산은 시간이 간다고 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도, 현금 흐름을 만들지도 않는다. 현금을 장기간 보유하면 인플레이션을 이기지 못해 실질 구매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달러 투자는 주식처럼 장기투자하거나 주가를 예측하지 말고, 과거 어떤 움직임을 보였는지에 초점을 맞춰 대응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장기 우상향하는 자산이 아니라면 달러 투자의 장점은 무엇인가.
“책 제목 그대로다.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구조적 완결성이 있다. 일반 투자는 가격 예측이 빗나가 내가 산 가격보다 떨어질 때 손실이 발생한다. 그러나 달러 투자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원화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통화로 바꾸는 행위다. 환차익을 기대하고 샀는데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코스피는 연간 20% 이상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환율은 1190원대에서 1400원대까지 20% 이상 상승했다(그래프 참조). 원화 가치가 하락할 때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포트폴리오 방어 효과가 있었다는 의미다.
만약 달러가 약해지면 그 달러로 미국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면 된다. 자산이 다시 한 번 투자 가능한 형태로 전환되는 것이다. 게다가 환차익에는 양도소득세나 증권거래세가 없다. 미국 주식투자를 하면 세금이 붙지만, 환전 자체엔 세금이 없다. 이렇게 달러 투자는 차익을 노릴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원화 자산 포트폴리오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5원 오르면 매매
달러 투자는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나.“정답에 가까운 공식이 있다(표 참조). 먼저 달러는 1180원, 엔화는 1020원 이하일 때 첫 매수를 시작한다. 총 투자금을 10회로 나눠 분할매수하고, 첫 매수 이후 환율이 5원 떨어질 때마다 한 번씩 추가로 산다. 이후 내가 산 가격보다 5원 오르면 해당 물량만 매도한다. 5원을 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최근 5년간 환율의 일평균 변동 폭을 고려한 값이기 때문이다.

외화 투자 관리 시트 QR코드.
1180원 아래로 내려갔을 때 처음 달러로 바꾸는 거면 당분간은 달러 투자를 하지 못할 것 같은데.
“지금 환율 수준에선 그렇게 느껴질 수 있다. 1180원은 분할매매에 적용되는 안정적인 기준선이다. 당장 달러 투자를 시작한다면 장기 평균 대비 오버슈팅된 구간이라는 인식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분할매수 10회를 2~3회로 줄이고, 환율이 크게 빠질 경우엔 관심 있던 ETF나 주식투자로 전환하는 것도 방법이다.
달러 대신 엔화 투자를 고려할 수도 있다. 엔화는 오랜 기간 약세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등락이 있었다. 원/엔 환율은 2022년 3월 1020원 아래로 내려간 뒤 1년 넘게 20~30원 등락하는 박스권에서 움직였다. 이후 2025년 4월 다시 1000원대로 상승했고, 현재는 940원대다. 지금은 일부 물량이 물려 있을 수 있지만, 이때가 환율 투자의 장점이 드러나는 구간이다. 보유한 엔화로 도쿄 증시에 상장된 일본 주식을 사면 된다. 일본 증시는 2022년 이후 역사적 강세장을 이어왔다. 현금 보유 장점을 살려 도쿄 증시에 투자했다면 더 높은 투자 수익률을 거뒀을 수 있다.”

급등락은 좋은 매매 기회
하루에도 30원씩 등락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공식이 있다고 하면 이를 무조건 지키려는 투자자가 많다. 하루 종일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면서 5원 빠지면 바로 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달러 투자의 본질은 마음이 편하다는 데 있다. 하루에 20원 빠져도 분할매매 투자자에겐 좋은 매수 기회다. 주식은 기업 펀더멘털이 훼손될 경우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고 상장폐지 위험도 있지만, 환율은 그렇지 않다. 기초 여건에서 크게 이탈하면 다시 돌아온다. 원칙을 지키며 거래를 반복하면 신뢰가 쌓인다.”
환전 플랫폼도 종류가 많은데 달러 투자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조합이 있다면.
“토스뱅크와 키움증권 조합을 추천한다. 토스뱅크는 24시간 거래할 수 있고, 달러를 포함해 17개국 통화에 대한 환전 수수료가 없다. 예약 환전이나 환율 알림 등 인터페이스도 간결하다. 예금 이자를 달러로 받거나 해외 송금도 실시간으로 할 수 있는 등 외화자산 관리 또한 편리하다. 다만 토스뱅크에서 산 외환은 타 은행으로 이체할 수 없고, 국내에선 외화 현찰 출금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증권사를 같이 쓰면 좋다. 증권사 중에선 키움증권을 추천한다. 지금은 해외 주식 마케팅을 제한해 우대 이벤트가 없지만, 키움증권은 상시 95% 수준까지 조건 없이 우대를 해왔다. 보유한 달러로 미국 주식 등에 2차 투자하기도 수월하다. 다만, 해외 주식을 하라고 환율 우대를 주는 것이라서 주식투자를 하지 않고 환전만 하면 우대를 박탈하니 유의해야 한다.”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윤채원 기자입니다. 눈 크게 뜨고 발로 뛰면서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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