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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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와 이강인 ‘소속팀 잔류’ 승부수, 북중미월드컵 청신호

[위클리 해축] 월드컵 앞두고 리그와 팀 옮기는 도박 피하고 안정 택해

  • 임형철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 EA SPORTS FC 한국어 해설

    입력2026-02-16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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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가 1월 14일(이하 현지 시간) 쾰른과의 경기에서 시즌 1호 골을 넣었다. 뉴시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가 1월 14일(이하 현지 시간) 쾰른과의 경기에서 시즌 1호 골을 넣었다. 뉴시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을 4개월여 앞두고 대한민국 축구의 두 기둥 김민재(30·바이에른 뮌헨)와 이강인(25·파리 생제르맹)을 둘러싼 겨울 이적시장 소용돌이가 잠잠해졌다. 올해 초 유럽 전역을 달궜던 두 선수의 첼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행 관측은 결국 ‘설’로 끝났다. 이들 모두 현 소속팀에 남아 월드컵 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팬들 사이에선 “주전 경쟁이 험난한데 팀을 옮기는 게 낫지 않느냐”는 우려와 “월드컵 직전의 이적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안도가 교차한다. 이들의 잔류 결정이 다가오는 6월 월드컵에 미칠 나비효과를 전망했다. 

    2025∼202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 라인은 견고했다. 하지만 그 중심에 선 ‘괴물’ 김민재의 존재감은 흐릿했다. 뱅상 콩파니 감독 체제에서 김민재는 다요 우파메카노, 요나탄 타에게 밀려 3옵션 센터백으로 내려앉았다. 독일 현지에선 1월 초 “수비 붕괴 위기에 처한 첼시가 김민재를 즉시 전력감으로 원한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젊은 선수 위주인 첼시 스쿼드에 김민재의 경험과 피지컬은 중요한 퍼즐이 될 터였다. 뮌헨에서 입지가 좁아진 김민재에게도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행은 매력적인 탈출구로 보였다.

    첼시 유혹 뿌리친 김민재 속내

    그러나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독일 매체들은 김민재의 첼시 이적설을 여러 차례 보도했지만, 영국 언론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평소 첼시는 나이 어린 유망주 영입에 집중하고 주급 체계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비교적 나이가 많고 주급도 높은 김민재의 프로필이 팀에 부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김민재도 뮌헨 잔류를 우선시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월드컵 리스크’다.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리그와 팀을 옮기는 것은 선수로선 큰 도박이다. 새로운 전술과 낯선 동료들에게 적응하는 과정에서 자칫 부상이라도 당하면 월드컵 출전이 불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민재는 익숙한 뮌헨에서 컨디션을 조절하는 게 월드컵 준비에 유리하다는 실리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뮌헨 구단 입장에서도 김민재는 계륵이 아닌 ‘필수 보험’이다. 뮌헨은 이번 겨울 우파메카노와 2030년까지 재계약 체결이 유력한 상태다. 그를 팀 수비 핵으로 공인했다는 뜻이다. 주전 경쟁에서 밀린 김민재가 이적을 요청할 명분은 충분하다. 하지만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와 분데스리가 우승 경쟁을 위해 준비된 백업이 반드시 필요했다. 독일 유력 스포츠잡지 키커(Kicker)는 전반기 결산에서 우파메카노에게 평점 2.0(최상위), 타에게 2.5를 부여한 반면, 김민재에게는 3.5를 주며 “무난하지만 임팩트가 부족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러나 1월 14일 쾰른전에서 터진 김민재의 시즌 1호 골은 그가 언제든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증거였다. 종합하자면 김민재는 ‘반등’을, 구단은 ‘안정’을 택한 결과 동행을 이어가게 된 셈이다. 



    프랑스 리그앙 파리 생제르맹의 이강인이 2월 8일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전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GETTYIMAGES

    프랑스 리그앙 파리 생제르맹의 이강인이 2월 8일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전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GETTYIMAGES

    ‘가성비의 역설’ 보여준 이강인  

    프랑스 리그앙 파리 생제르맹(PSG)의 이강인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그는 경기장 안팎에서 PSG의 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너무나 좋은 ‘가성비’가 이적을 막았다.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번 겨울 스포츠 디렉터를 파리로 급파할 만큼 이강인 영입에 진심이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이강인의 창의성과 라리가 경험을 높이 산 것이다. 하지만 PSG는 단호했다. “이강인은 판매 불가(not for sale)”라는 통보였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압박 속에서 공을 지켜내는 이강인의 능력은 우리 팀에 대체 불가능한 것”이라며 이적을 원천 봉쇄했다. 실제로 이강인은 선발과 교체를 오가면서 미드필더와 윙어를 모두 소화하는 전술적 키맨으로 활약 중이다. 리그앙 20R RC 스트라스부르전에선 골의 기점 역할을 했고, 21R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와의 ‘르 클라시크’ 더비에선 교체 투입 후 득점에 성공했다.

    최근 공개된 PSG의 급여 내역은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프랑스 일간지 ‘르 파리지앵’에 따르면 이강인의 월급은 약 31만 유로(약 5억3800만 원) 수준으로, 팀 내 최고 월급 우스만 뎀벨레(약 156만 유로·약 27억 원)의 5분의 1에 불과했다. 이강인의 팀 내 위상이나 유니폼 판매량 등 마케팅 효과를 고려할 때 터무니없이 낮은 대우다.

    그런데 이런 저평가가 역설적으로 잔류 배경이 됐다. PSG 입장에서 이강인은 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자원이라 헐값에 내줄 리 만무하다. 결국 PSG는 다가오는 여름 이강인의 연봉을 대폭 인상(약 150억 원 규모 추정)하는 재계약 카드를 내세웠다. 이강인으로선 PSG 주전 도약과 금전적 보상을 동시에 노리는 잔류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김민재와 이강인이 소속팀 잔류를 선택한 가운데 북중미월드컵을 준비하는 홍명보호의 전망은 어떨까. 두 선수의 선택 덕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안정’을 확보했다. 두 선수 모두 현 소속팀에 남게 돼 컨디션과 흐름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다만 우려되는 점도 있다. 김민재의 경우 최근 출전 빈도가 줄어 실전 감각이 무뎌진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다. 홍명보 감독은 3월 A매치 기간 오스트리아 원정 평가전을 통해 이를 점검할 계획이다. 이강인도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꾸준히 출전하고 있지만 원하는 만큼 시간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이다. 

    최근 월드컵 같은 조에 속한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남아공은 3월 파나마와 이례적으로 2연전을 치르는 등 북중미월드컵 적응에 올인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으로선 김민재가 뮌헨 훈련장에서 세계 최고 공격수들을 막아내며 감각을 유지하고, 이강인이 PSG에서 다양한 공격 옵션을 체화해 오는 것이 16강 진출의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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