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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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에 담긴 ‘느림의 미학’

  • 입력2005-02-15 11: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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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캔버스에 담긴 ‘느림의 미학’
    지난 1980년대 한국 화단은 외형적으로 모더니즘과 민중미술의 대립 속에서 많은 논의와 형식실험이 있었던 시기다. ‘로고스와 파토스’‘서울-80’등으로 대표되는 모더니즘 계열의 그룹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자신만의 독특한 모더니즘 어법을 형성해온 중견작가 문범(46·한성대 회화과 교수)의 개인전이 현대미술의 중심무대인 뉴욕에서 열리고 있다.

    2월17일부터 한 달간의 일정으로 뉴욕시 20번가 킴 포스터 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99년 국제화랑 개인전을 통해 선보였던 ‘슬로 세임 슬로’(Slow Same Slow)연작 20여 점이다. 캔버스에 자동차 도료로 쓰이는 폴리 아크릴 우레탄이라는 공업용 페인트를 칠한 뒤 마르기 전에 에어컴프레서로 강한 바람을 일으켜 표면에 우연적인 형상이 드러나는 작품이 그것이다. 작가는 이와 같은 작품을 통해 현대 문명의 상징인 자동차의 속도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면서 ‘느림의 미학’을 역설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독특한 제작방식으로 완성된 작품의 표면은 동양의 관념산수화를 연상시키면서 21세기 새로운 개념의 추상 회화양식으로 평가되고 있다. 작가 문범은 올해 5월 시카고 아트페어와 6월 바젤 아트페어에 참가할 예정이며 주한 프랑스 문화원의 주선으로 프랑스 작가연합(AFAA) 스튜디오 프로그램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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