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자발적 고립’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주말이면 쇼핑하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던 대형마트와 쇼핑몰이 텅텅 비고 쿠팡이나 인터파크,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 e커머스에는 접속자가 몰리고 있다. 2월 1일 쿠팡은 사용량 폭주로 ‘로켓프레시’ 새벽배송이 최대 2시간 지연됐으며, 1월 28일 로켓배송 출고량은 330만 건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지난해 1월 하루 출고량이 170만 건 정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영화관이나 문화시설에 가는 대신 온라인 동영상서비스로 영화를 보고,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취미생활을 즐기는 이도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불안감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스마트폰에 푹 빠져 지내는 ‘스몸비족’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루 평균 1시간 39분 스마트폰 사용
1월 30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9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2018년 1시간 36분에서 2019년 1시간 39분으로 3분 늘었으며, 주 5일 이상 사용하는 매체의 비율 역시 스마트폰 87.3%, TV 75.0%로 나타났다.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 역시 높아지고 있다. 그중 최근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이 블루라이트다. 블루라이트는 380∼500nm(나노미터) 파장의 파란색 계열 가시광선으로, 스마트폰과 컴퓨터, TV 같은 디스플레이와 LED(발광다이오드) 조명기기에서 방출된다. 가시광선 중에서도 파장이 가장 짧고 강한 에너지를 지닌 광원으로, 피부과에서 여드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블루라이트가 차세대 유해물질인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면 안구 건조 및 피부 손상, 불면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견과 스마트폰 블루라이트의 세기는 자연광에 존재하는 블루라이트의 10만 분의 1 수준도 안 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안구건조증, 불면증 유발 가능성
김균형 안과전문의는 “자외선처럼 짧은 파장의 빛은 망막에 손상을 주는데, 가시광선 가운데 가장 짧은 블루라이트도 이에 해당한다. 현재 연구를 통해 명확히 드러난 부분은 과도한 블루라이트 노출은 망막을 손상시킨다는 점이다. 단, 사람 눈은 망막 앞에 각막, 수정체 등이 자리하는데, 블루라이트로 인한 안구 손상을 연구한 임상 결과는 아직 찾아보기 어렵다”며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하다 보면 눈 깜박임이 줄고, 블루라이트뿐 아니라 스마트기기에서 나오는 다양한 종류의 빛이 눈을 자극하는 등 여러 원인으로 눈이 쉽게 건조하고 피로해지며, 이것이 안구 손상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3040대의 노안 발병률과 40대의 백내장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도 과도한 스마트기기 사용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블루라이트가 숙면을 방해해 신진대사를 저해한다는 의견에는 전문가들이 대부분 동의한다. 조애경 We클리닉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뇌는 빛을 감지하면 잠을 자야 한다고 인지하지 못한다. 따라서 야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청색광이 각성 상태를 만들어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며 “블루라이트가 적은 야간모드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해도 빛에 노출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므로 스마트폰 사용 자체가 숙면을 방해한다. 지속적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불면증을 초래하고 면역력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세연 피부과 전문의는 “자연광에도 블루라이트가 존재하므로 그 유해성 범위를 한정 짓기가 모호하지만, 확실한 것은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가 숙면을 방해해 피부 건강을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수면 부족으로 피부 신진대사가 저하되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안색이 칙칙해지며 탄력도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수면 시간만큼 중요한 것이 수면의 질인데,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규칙적인 수면 리듬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조언했다.
자외선보다 미미한 수준
태양광선은 파장에 따라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으로 나뉜다. 일상에 노출되기 쉬운 자외선은 이미 피부 손상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가시광선 가운데 가장 파장이 짧고 강한 에너지를 지닌 블루라이트가 자외선보다 건강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칠까.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에서 작성한 논문에 의하면 블루라이트가 상피세포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손상시켜 활성산소를 생성해 세포 기능 장애는 물론, 세포 노화 및 종양을 야기할 수 있다고 한다. 2018년 국립전파연구원이 진행한 ‘제6차 전자파 안전포럼’의 발표 자료를 보면 LED나 형광등에서 나오는 가시광선 가운데 블루라이트를 직접적으로 많이 쬘 경우 피부 색소 침착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논문은 자외선보다 블루라이트로 인한 색소 침착이 더 오래 지속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블루라이트는 자외선보다 피부에 잘 침투해 피부 노화의 주범이 되는 활성산소를 400%까지 증가시키며 피부 생존력을 44%나 감소시킬 수 있다면서 장시간 노출을 피하라고 권고한다. 다만 자연광 속 블루라이트는 자외선에 비해 아주 약하고 스마트기기에서 방출되는 블루라이트는 자연광보다 더 미미한 수준이므로 짧은 시간 노출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블루라이트가 눈이나 피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은 의료계도 인정하나, 아직까지 어느 정도 차단하거나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량적 분석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지속적으로 오래 노출되면 해로울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어 가급적 블루라이트에 장시간 노출되는 것은 삼가는 것이 필요하다.
블루라이트 차단 필름 효과 있어
화장품업체들이 앞다퉈 출시하고 있는 안티블루라이트 화장품은 자외선차단제처럼 피부에 바르면 보호막을 형성하는 원리다. 피부 전문가들은 낮에 바르는 자외선차단제도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데, 거기에 안티블루라이트 제품까지 사용해 밤낮없이 차단제를 바르다 보면 오히려 피부트러블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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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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