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밀레니얼의 밸런타인 선물, ‘플렉스’ 중심으로 양극화

꼰대들은 흉내 낼 수 없는 밸런타인데이 선물 전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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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0-02-07 13:4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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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친구에게 선물할 밸런타인데이 초콜릿은 편의점에서 ‘가성비’를 따져 구입할 예정이에요. 그 대신 서프라이즈 선물로 발렌시아가 트리플S를 준비했답니다.”-이경선(31) 

    “지난해 밸런타인데이에는 레트로 감성이 물씬 나는 투유 초콜릿을 동료들에게 선물해 호평을 들었어요. 올해도 그냥 넘기긴 서운하니 비슷한 가격대의 초콜릿을 준비할까 합니다.” -박재은(38) 

    “여자친구로부터 받은 벨기에 명품 초콜릿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렸더니 반응이 좋았어요. 올해도 기대해보려고요.”-조지훈(28)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트렌드로 자리 잡은 ‘자린고비 플렉스’ ‘탕진잼’ 문화가 밸런타인데이에도 고스란히 드러날 전망이다. 



    요즘 가장 핫한 신조어인 ‘플렉스(Flex)’는 ‘구부리다’라는 뜻으로, 1990년대 미국 힙합문화에서 래퍼들이 몸을 숙이며 자신의 부나 귀중품을 뽐내는 모습에서 유래했다. 국내에서는 래퍼 염따가 2018년 Mnet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서 고가품을 자랑하며 “플렉스해버렸다”고 말해 유행하기 시작했다. “벤틀리로 플렉스해버렸지 뭐야” “발렌시아가 페니백으로 플렉스해버렸어”처럼 돈이나 명품을 과감히 ‘질러버렸다’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반면 탕진잼은 ‘탕진하는 재미’에서 나온 신조어로, 지갑 경제가 가능한 한도에서 마음껏 낭비하며 느끼는 즐거움을 뜻한다. 특이점은 밀레니얼 세대는 플렉스, 탕진잼 소비 패턴과 상반되는, 최저가나 가성비 등을 따지는 ‘자린고비’ 소비를 함께한다는 것이다. 구찌 페니백을 SNS에 올리며 “플렉스해버렸다”고 자랑하지만, 점심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식이다. ‘나심비’(나에게 만족을 주는 소비) 높은 특별한 아이템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지만, 일상에서는 짠돌이인 것이다. 

    이런 소비 성향은 올해 밸런타인데이에도 이어져 명품 아이템으로 플렉스해버리거나, 명품 초콜릿으로 탕진잼을 즐기고 있다. 업계도 이런 소비트렌드에 맞춰 밸런타인데이 ‘초특가 초콜릿’ ‘밸런타인데이 할인 이벤트’를 펼치며 매출 특수를 노리고 있다.

    밸런타인데이 스토어 오픈

    e커머스 쿠팡은 초콜릿, 디지털기기, 패션아이템 등 다양한 제품을 최대 36% 할인하는 ‘밸런타인데이 스토어’를 오픈했으며, G마켓과 옥션은 초콜릿, 젤리는 물론 화장품, 소형가전 등 선물용 제품을 스페셜 딜로 선보이는 ‘러브 페스티벌’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러브 페스티벌’의 초콜릿은 가나, 투유, ABC 등 대부분 저가 브랜드로 구성돼 있다. 

    명품 초콜릿으로 탕진잼을 즐기고 싶다면 밸런타인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한 벨기에 초콜릿 고디바 또는 100년 이상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드보브 에 갈레, 벨기에 노이하우스, 미국 기라델리, 스위스 레더라 등 해외 명품 초콜릿을 선택할 수 있다. 

    성인 발렌티노의 축일을 기리고자 생긴 밸런타인데이가 ‘2월의 상술'로 변색됐다지만, 어찌 됐건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초콜릿에 대한 관심이 높다. 넉넉지 않은 지갑 사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으로 힘이 빠져버린 밸런타인데이, 이럴 때일수록 나심비를 충족할 수 있는 현명한 소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여진 기자

    한여진 기자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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